나의 조현병 삼촌 - 어느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의 오랜 거짓말과 부끄러움에 관하여
이하늬 지음 / 아몬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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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없었으면 하고 바랐지만

나에게는 조현병에 걸린 삼촌이 있다.”

 

조현병에 걸린 삼촌을 감추고 살았다.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할머니, 엄마, 조카인 저자가 삼촌을 돌봤다.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기를 반복하고, 약을 잘 먹는지, 집을 나가면 찾으러 다니고... 그들의 삶에서 삼촌은 돌봐야 할 사람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저자는 힘겹게 그러나 솔직하게 담아낸다. 저자는 조현병 당사자인 삼촌의 하루와 삼촌이 가진 생각, 가족의 어려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는 무척 개인적이지만 동시에 보편적이며 정치적(pp.9~10)이라고 표현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은 당사자인 삼촌과 또 다른 조현병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에게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사회적으로 낙인 찍힌 채 일을 하지 못하고 없는 사람처럼 비밀에 싸여 있는 그들의 이야기들을 읽을수록 부끄러워 졌다. “조현병의 사전적인 의미는 현악기의 음률을 고른다는 뜻이다. 조현병의 증상이 마치 현악기가 제대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됐다. (pp.221~222)”고 한다. 정확한 병명도 어떤 병인지도 모른 채 뉴스에 나오는 것만 듣고 판단했던 자신에게 말이다. 그들을 비밀에 싸이게 한 건 나고 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병의 사전적 의미부터 조현병을 이해하고 대처 하는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보도 소개한다.

 

정신장애 당사자와 가족들이 차별 없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고 모두 함께 어우러져 일상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첫 번째는 이 이야기를 지금 함께 나누는 것이다.

아파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지원은커녕 낙인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족은 지치지 않을 도리가 없고, 노동하지 못하는 몸을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않다. (p.9)

 

삼촌의 발병 후 엄마에게 동생을 돌보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성인이 돼 각자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도 엄마는 삼촌의 실질적인 보호자였다. (p.81)

 

삼촌과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다른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모이면 언젠가는 각종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이 낙인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돈은 숨기고 병은 소문내야 하니까. (p.98)

 

희수 : 가난했으니까 선택지가 적었고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물리적.정서적인 고통이 더 컸죠. (p175)

가족이 힘든게 이런 부분이었다. 원망만 남은 줄 알았는데 사랑의 기억이 여전히 또렷하다는 걸 알게 될 때. (p.177)

 

이처럼 자의든 강제든 입원이 너무 어려우니 가족들은 입원 제도에 불만이 많다. 때문에 강제입원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문제의 본질은 입원요건이 아니다. 가족이 이 모든 과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p.201)

아픈 사람은 원할 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정신질환. 장애인에게는 이 당연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p.203)

 

내가 나일수 있으려면 동시에 모든 사람이 그 자신일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회학자 조한진희의 말처럼 우리는 이제 그 너머를 질문해야 한다. 어떤 조건이 특정 존재를 약자로 만드는가? 약자를 약자로 만들지 않는 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내가 나로 삼촌이 삼촌으로 있어도 되는 세상을 바란다. (pp.225~226)

 

 

@almondbook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는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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