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휴먼스 랜드 (양장) 소설Y
김정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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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휴먼스 랜드

김정

창비

 

우리가 더 나이 들었을 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 라는 질문으로 끝맺음을 하는 저자의 편지에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바로 기후위기가 가져온 미래 사회의 모습이고, 사람이 살지 않는 대한민국 서울이 노 휴먼스 랜드이다. 그곳으로 파견 나간 5명의 일행에게 일어나는 사건을 따라가 본다.

 

실제 있을 법한 유엔기후재난기구(UNCDE)가 등장해서 미래에 우리의 기후 재난을 해결하려 애를 쓴다. 기후위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기후재난을 설정하여 노 휴먼스 랜드를 보여주고, 세계 곳곳의 폭동, 식량 부족 사태 등을 그리는데 실로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다. 1차 세계재난, 2차 세계재난 ... 인류 문명의 실패로 기후 재난이 왔다고 믿고, 새로운 문명을 시작하려는 국제 단체인 플래그리스도 등장한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지는 정교한 세계가 마치 현실처럼 다가왔다.

 

우리는 대한민국 서울, 노 휴먼스 랜드에 도착했다.(p.17)

 

이십여 년 전, 무자비하게 이어지던 기후 재난에 1차 세계재난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전, 온 세상에 흩뿌려지는 불행을 피해 살고 죽는 건 순전히 개인의 운에 달려 있었다. 운이 좋아 일단 목숨을 건졌다면 이후엔 다른 게 필요했다. 급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할 각자의 능력에 따라 겪어야 하는 고통의 크기가 달라졌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살 길을 찾아 나섰다. (p.29)

 

이 모든 상황을 쭉 지켜보며 자란 한나의 마음속은 이전 세대의 어른들을 향한 적대감과 분노로 가득했다. 산업화 시기에는 잘 몰랐다 치더라도 그 이후에는 정신을 차렸어야지 하지 않냐고, 사람들 머리에 똥만 들었던 거냐고, 한나는 어른들에게 화를 쏟아 냈다. (p.35)

 

플론은 특정 성분의 화학 물질을 방출하도록 만들어진 식물이야. 공 모양을 이루는 수백 개의 꽃 하나하나가 향을 내뿜지. 사람이 플론의 냄새를 맡으면 콧속의 신경세포가 화학 물질을 감지해서 전기 신호로 바꾸어 뇌로 전달해. 그러면 뇌가 그 신호를 받아들여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거야. 그렇게 플론에 중독되는 거지.”(p.191)

 

세계적으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곳인 노 휴먼스 랜드에서 이뤄지는 거대한 음모 ... 선택 된 인간이 살기 위해 다른 인간을 희생하는 이 구조 ... 책장을 넘길수록 실감 나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언론에서 기후위기라며 전년보다 비가 많이 오고 이상기온이 계속되고 동식물의 생태계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진짜 기후 재난이 와서 우리는 노 휴먼스 랜드가 된 서울을 보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 책은 다시 한번 인류에게 질문한다. 이런대도 이렇게 살거냐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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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한민국 서울, 노 휴먼스 랜드에 도착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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