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유산
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송태욱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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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유산/미즈무라 미나에/복복서가>

 

어머니로부터 해방되었다는 느낌은 어머니와 맺은 관계가 서로 달랐던 만큼 자매에게 질적으로 많이 달랐다. 그러나 어머니로부터 해방되었다는 흥분이 온몸을 관통하는 점은 같았다.(p.15)

 

어머니로부터의 해방이라니. 다소 자극적이라는 생각으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가쓰라가의 3대의 여성들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일본의 초고령화 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을 소설을 통해 보게 된다. 전후 세대인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이야기와 지금 현재 일본을 살아가는 미쓰키와 나쓰키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된다. 소설 속에 살았던 외할머니, 허영과 사치를 일삼고 외도를 한 어머니, 어머니의 설계대로 결혼까지 한 나쓰키, 언니의 그늘에서 다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란 미쓰키.

가쓰라가의 여성들의 생애에 녹여진 일본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작가는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어머니의 죽음을 바라는 딸들의 마음을 다소 이해하게 된다. 애증으로 얽힌 여성들의 이야기 속에 우리의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나라 또한 초고령화 사회로 발을 딛은 상태라 그런지 이야기가 더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자식이 없으나 부모를 돌봄 해야 하는 세대로 나를 돌봐주는 세대는 없는 그런 미쓰키의 모습에서 오늘날 우리 모습이 보였다.

 

나 또한 돌봄은 하되 돌봄 받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여성의 자립도 이 소설에서 생각해 볼 문제이다. 내연녀가 있는 배우자를 두고 미쓰키가 어머니의 유산을 받고서 자립하게 되는 부분에서는 다소 씁쓸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것이 50대 여성 자립의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자립한 미쓰키에게 박수를 보낸다.

 

500페이지가 넘는 긴 호흡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이유는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 같아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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