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 - 뇌공학의 현재와 미래, 개정판
임창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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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라면 컴퓨터가 전혀 따라 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알파고가 이세돌 기사를 이기면서 컴퓨터가 인간을 능가할 수 있는 분야가 훨씬 넓어졌다. 뇌 또한 심장, 간 등 생명을 살리기 위한 수술, 건강한 삶을 연장하기 위한 치료의 경계를 넘어서 정신의 활동이라 여겼던 뇌의 인지 능력까지 지평이 넓어지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뇌를 알기 위한 그 동안의 노력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깊은 잠에 빠져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지마비 환자와 P300 뇌파를 이용한 의사소통을 시도한 실험은 영혼이 육체를 빠져나가 산송장으로 여겨온 나로서는 놀라운 실험이 아닐 수 없다.

50대라면 주변에 치매로 고생하는 부모이든 이웃이든 남의 이야기같지 않다. 저자도 말했듯이 치매는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잔인한 병이라는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자식이라도 치매 전조 증상을 보고 치매로 단정하기 쉽지 않다. 현재 의료 영상 수단으로 치매로 위축되는 전두엽을 발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수펴컴퓨터를 이용하여 전두엽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여 치매를 미리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내가 내 입으로 정확히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면 내 몸이 가렵거나 근육에 쥐가 나서 아픈 고통을 어떻게 주변 사람에게 전달 할 수 없다면 얼마나 힘들까라는 상상을 해 본적이 있다. 내 머리 속에 전극을 꽂든 아니면 뇌파를 이용하든 내 아픔, 내 감정을 영상으로 또는 스피커로 보낼 수 있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 본다.

책에서 언급한 트랜센더스는 죽어가는 사람의 정신 세계를 수퍼컴퓨터로 옮겨 놓아 마치 무한한 삶이 가능해진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다. 몸은 죽지만 컴퓨터 속에서 살 수 있다면 나는 그 삶을 선택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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