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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뒤집혀버렸네
토도리스 파파이오아누 지음, 이리스 사마르지 그림, 강나은 옮김 / 별글 / 2025년 3월
평점 :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생각해보니 누워서 세상을 바라본 일이 대체 언제였나 싶어요. 어릴 땐 여기저기 뒹굴거리며 잘도 누워서 하늘도 바라보고 나무도 바라보고 했었는데 말이죠. 부모님 따라 캠핑을 가서도 그랬고, 어딘가로 당일 여행을 가서도 잔디밭, 숲, 바닷가, 계곡 등 여기저기서 하늘을 바라본 어릴 적 기억은 떠오르는데 성인이 되고부터는.. 기억에 거의 없네요. 근데, 제 아이들은 저와 같은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습니다. 아이들 어릴 땐 코로나 시기였어서 거의 집 콕을 했다보니 그런 경험이 없었고, 어느 정도 코로나가 잠잠해질 무렵에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학원 등으로 바쁜 생활이 이어졌거든요. 코로나 시기를 잘 버티고 넘긴 아빠가 바빠진 탓에 아이들과 당일 여행을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 된데다, 아이들 어릴 때부터 하도 위생을 강조 했더니 어딘가에 막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 일이 되었거든요. 이렇게 생각해보니 아이들에게 참 미안합니다. 올 여름은 돗자리 챙겨 이곳저곳 아이들 데리고 다녀봐야 할 것 같아요. 많이 안 더웠으면 좋겠어요.

같은 것을 바라봐도 다른 시각으로 볼 줄 아는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작은 차이가 또 하나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작은 딱정벌레 멜리오스는 평소처럼 흙으로 작은 공을 만들어 굴리며 돌아다니다가 작은 돌부리를 만나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하필이면 몸이 뒤집히고 말았죠. 처음에는 놀라 겁을 잔뜩 집어먹고 몸을 다시 뒤집어 보려 애를 쓰며 도와달라 소리를 쳐봤지만, 다들 쉬이 도움의 손을 내밀어 주지 않습니다. 절망에 빠지기도 잠시, 약간의 시간이 흘러가니 처음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지요. 하늘도 바라보고, 양귀비꽃도 바라봅니다. 바로 봤을 때와 이렇게 누워서 거꾸로 바라볼 때의 모습은 뭔가 색달랐어요. 새삼 감탄을 하지요. 높이 솟아 있는 나무도 바라보고 다시 한번 하늘을 살펴봅니다.
매일 생각없이 바라보고 스쳐갔던 하늘, 꽃, 나무를 거꾸로 바라보니 참 아름답고 신비롭습니다. 평소에는 생각지 못한 부분들을 생각해 보게 되고, 매일 보던 것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죠. 거꾸로 뒤집혀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 불행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관점을 선물받은 시간이기도 했거든요. 멜리오스의 이야기를 보면서 매일 시간에 쫓겨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나의 삶이 어쩐지 답답해 졌습니다. 나에게도 내 삶의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멜리오스처럼 거꾸로 보는 체험을 해보자고 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