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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네일샵
김수정 지음 / 행복한나무 / 2024년 6월
평점 :

내겐 평범한, 여느날과 다름없던 어제. 그리고 변함없이 평범한 오늘과 똑같을 내일. 때로는 쳇바퀴 같은 일상에 지쳐 '나'를 잊은 듯한, 잃어버린 듯 할 때가 있다. 누군가에겐 평범하고 싶을 어제, 그리고 희망을 갖고 싶은 오늘과 내일일 수 있음을 안다. 그래서 평범한 일상을 소중하게 여겨야 함도 안다. 하지만, 막상 하루하루 일상을 보내다보면 눈앞에 닥친 일상에 치여 어느새 감사함을 잊는다. 언젠가 지금의 일상으로 되돌아오고 싶을 때가 있을테고, 그때가면 감사함을 잊고 산 지금의 시간들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앨리스의 사연에 덕에 지금 내 일상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임을, 그렇기에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광장동 주택가의 어느 골목길, 평범하기 그지없는 어제, 월요일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만 해도 네일을 무료로 해주는 곳이 있다. 우연히 방문해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특별한 네일(내일)을 선물 받은 이들은 앨리스가 어떤 마법을 부린건지 신기해 한다. 하지만 앨리스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이야기를 들었을 뿐. 달라진건 모두 이야기를 풀러낸 고객들이었다. 마음가짐에 따라 지루하고 평범하게 생각했던 하루도 달라질 수 있음을, 고객들은 깨닫게 된다.

앨리스를 찾아온 고객들 모두 그저 평범한 하루를 보냈을 뿐이다. 머피의 법칙과 같았던 하루를 보냈거나 짝사랑하던 이를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거나. 그들 생각에는 이야기거리라 생각할 수 없는 진짜 평범했던 그 하루가 앨리스에겐 오늘과 내일이라는 미래를 선물해주는 특별한 하루다. 그들의 이야기는 앨리스에게 결코 있을 수 없을 평범한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해주었을 것이다. 그렇게 앨리스 나름대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던게 아닐까?
월요일의 이야기를 고집하는 앨리스의 사연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어제라는 이야기가 왜 필요했던건지 나름 이해 할 수 있었다. 평범한 삶이 가장 축복받은 삶이라고 했던가..? 스스로 특별하다 생각하지 않아서일뿐, 사실 매일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던게 아닐까?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이야기였다. 삶을 특별하게 여기게 해주는 고마운 소설, 평범한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면 앨리스 그녀의 이야기를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