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 신드롬 - 시장사회에서 여자가 깨야 하는
유나경 지음 / 북포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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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여자들이 사회문제나 정치 등에 관심이 적기는 하다. 나도 그 중의 한 명이다. 그동안 그 원인은 무엇일까에 대해 우리는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최근에 나온 베스트셀러 지대넓얕의 구매자도 남성이 더 많다고 한다. 남자들은 넓지만 얕은 지식이라도 계속 알고 축적하려는 경향이 뚜렷해보인다. 하지만 여성도 이제는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와 정치 개념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다.  

이 책에서는 여자가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과 몰라서 더 약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는 현실, 그리고 모든 것의 원인이 되는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시대를 사는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되며 인상적인 대목을 정리했다. 어제와 조금이라도 다른 내가 되기를 원한다면 한 번 읽어보자. 솔직히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고 나서 아이 엄마들을 많이 만나고 접하면서 우리나라 여성들, 엄마들이 변해야 한국이 변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듯 엄마들이 다 문제라는 건 아니다.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 초등학교 자체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엄마들, 아이들을 각종 학원에 보내고 뭔가를 시키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쓰는 엄마들. 학원을 찾아서 아이를 안 보내면 안되는 듯한 분위기까지 있다. 어제 아이 학원에서 만난 초등학교 1학년 엄마도 그저제 엄마들 모임에 갔다가 완전 멘붕이 왔다고 한다. 아이들이 너무 많은 사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고 자기 아이는 조금 늦되어서 한글도 다 못쓰는데 어떡하나 생각에 밤에 잠이 안 왔다고 한다. 아이가 조금만 늦되어도, 조금만 뭔가 뒤떨어져도 엄마들은 안달한다. 이 모든 것은 사회가 만들어낸 잘못된 인식에 다름 아니다. 도대체 천천히라는 말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 작가는 말한다. "진짜 엄마라면 학원 뺑뺑이를 돌릴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알려주고 또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세상이 되는지를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엄마가 깨어나야 아이가 행복하다." 이런 엄마들이 많아지면 세상이 더 좋아지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다. 

하루 아침에 변화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이 책은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런 책이 앞으로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P. 020 우리는 점점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아름다움은 내다 버리고 시장이 요구하는 가짜 아름다움만을 받아들이고 있다.

P. 024 눈앞에 닥친 현실의 문제들 때문에 '사회의식'이나 '사회 참여'와는 멀어지는 것이 우리의 현재 모습이지 않을까

P. 033 우리나라 비교문화의 바탕에는 '고상한 가치의 부재'가 있다.

P. 041 사회구조 탓으로 생긴 문제들마저 모두 개인의 탓으로 돌려버려 내가 못나서라고 자책하는 건 개인을 지배하는 큰 시스템인 사회구조를 못 보는 탓이다.

P. 085 알랭 드 보통은 <불안>에서 평등의 개념이 전파되면서 부와 능력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함을 자책해야 하는 덤을 얻었다고 말했다.

P. 115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의 저자 오찬호는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자기계발의 논리를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젊은 층의 태도를 걱정한다. 자기계발서만을 집중적으로 읽어서 생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십대의 냉정하고 때로는 냉혹한 태도들을 우려한다.

P. 201 여전히 대부분의 여자는 위험하지 않다. 여자가 사회문제에 관심도 없고, 제대로 된 생각이나 의식이 없다면 앞으로도 여전히 위험하지 않은 존재로 남자들의 옆에 있을 가능성이 .

P. 215 책은 가슴으로 받아들여 나의 그릇을 만드는 재료로 써야 한다. 책을 읽고 인생이 변한 경험을 한 나로서는 책이 주는 그 무한한 힘을 믿고 있다.

P. 242 따지고 보면 우리는 유명한 사람보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런 이유로 한 사람의 제대로 의식화된 여자가 동네에서 활동하면 그 동네 여자들이 모두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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