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는 출판 마케팅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엮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인터넷 서점에 독자의 구매 패턴을 파악해서 추천 도서를 선정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책을 살 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기존 구매 책에 기반한 정보여서 썩 마음에 드는 수준은 아니다. 책을 살 때 실패하지 않는 방법 중에는 역시 많이 팔린 책을 사보는 것이 최고다. 물론 판매부수는 높지 않아도 내 마음에 들고 좋은 책들도 많다. 이 책은 출판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내게는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하는 책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 책들을 출판할 당시의 생생한 경험담이 나와 있어 책에 대한 흥미를 한층 더 일으킨다.

 

인터넷 서점이나 오프라인 서점에 가면 출판사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책들이 쉽게 눈에 뜨인다. 책을 크게 나누면 출판사에서 기대를 걸고 전력투구 하는 '마케팅 하는 책'과 잘 되면 좋고하는 생각으로 그냥 출판하는 '마케팅 별로 안 하는 책'으로 분류되는 듯 하다. 가끔 유명인을 앞세운 책들이 나오는데 이런 책들이 스테디셀러가 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 보인다. 잠시 반짝해서 매출은 올리겠지만 심하게 말하면 단지 돈벌이로만 보인다. 열악한 출판계의 현실을 생각하면 어찌되었든 잘 팔리는 것이 좋다 할 수도 있지만 책은 본연의 '의무'가 있다. 적어도 사보고 책값 아깝다는 생각은 안들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인지도만으로 수준이하의 책을 내는 유명인들을 가끔 본다. 큰 출판업계의 부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콘텐츠도 좋아야 하고 타이밍도 맞아야하며 대상 독자를 간파하고 기가막히고 꽂히는 제목을 만들어 붙인 책. 이런 책이 나오면 성공한다. 일견 간단해 보이지만 이 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하기는 막상 실천하려 하면 쉽지 않다. 우리는 어떤 책을 기꺼이 만원 이상 투자해 구매하는 걸까. '내게 도움이 되는 책'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읽는 동안 재미있는 소설이나 만화도 좋지만 경쟁적이고 복잡한 요즘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자신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 독서만큼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자기 계발 방법도 없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비고객'이라는 용어는 흥미롭다. 독자를 타게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비고객'을 잡는 것도 성공 변수다. 통계를 보면 책 구매에 상당히 편중현상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소에 책 한권 안 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년에 수백권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다. 비고객은 바로 평소에 책을 구매하지 않는 사라들이다. 비고객을 잡은 것으로 분석되는 <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는 이 책을 보고 구매하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비고객을 사로 잡았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도 구매했다. 이 책은 출판마케팅에 대한 책 답게 책을 사게 만드는 탁월한 재주가 있다. 그리고 저자들은 모두 출판기획자이나 마케팅에서 한가닥씩 하는 분들이다. 내용이 지루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흥미진진한 출판마케팅의 세계를 보여준다. 덤으로 좋은 책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사실 이 책의 디자인은 마음에 안들지만 내용이 좋으니 퍽 용서가 된다.

 

좋은 문구나 내용도 많아서 읽으면서 줄을 많이 긋게되는 책이다. 읽을 책이 없다고 느낄 때 펼쳐보면서 책을 골라 잡을 수 있는 가이드북 역할을 해줄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제목을 잘못 지었다. 마케팅에 대한 책이긴 하지만 나 같은 마케팅 비전문가에게는 "좋은 책 골라주는 가이드 북" 으로 더 유용하다. 이 책은 절대 내가 스스로 고르는 종류의 책은 아니다. 아는 분이 권해줘서 읽었는데 굉장히 유용하다. 출판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봐야 한다. 그리고 평소에 독서를 즐기지 않는데 이제 책을 읽어보고 싶다, 그런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감이 안온다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가고 의외의 수확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책 한권으로 인생이 바뀐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이 책에 등장하는 책들을 읽어보자. 추운 겨울 집에서 웅크리고 있지만 말고 마음의 양식도 쌓아보자. 마음부터 따뜻해져 올것이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 16 임팩트가 강한 제목은 성공의 지름길이다.

P. 23 '부자'가 6~7년 전만 해도 '금기'에 가까운 단어였다. 부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시각이 강해 책 제목에 넣기 부적절하다는 이유였다.

P. 25 제목은 '미션'이고 카피는 '비전'이다.

P. 33 번역서의 경우에는 원서 제목이 최후의 카드로 남아 있는데 이 경우가 그랬다.

P. 38 천재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고력을 훈현하여 내재된 창조성을 일깨웠는가에 방점을 찍은 책이다.

P. 41 ' 평생을 바쳐 부자가 되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부자가 되라' 는 메시지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확신했다.

P. 45 제목은 내용을 보고 짓지 말고 시장을 보고 지어야 한다

P. 57 니체는 시대를 바꾸는 사상은 비둘기 걸음으로 온다고 했다.

P. 59 생을 마감할 무렵에, 내 삶에 허락된 길이만큼 살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내게 허용되었던 넓이만큼 살았기를 바란다.

P. 63 좋은 제목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과장의 유혹을 견디고 최대의 소구점을 탐지하려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통해 만들어진다.

P.77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는 무엇보다도 영어 일변도였던 기간의 말 공부 흐름에 반기를 드는 충격 효과가 있으리라 판단했다.

P.80 책 제목은 일회성 카피와 달라서 '최소한의 품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사방에서 쏟아지는 그런 독한 말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과연 품위라는 게 적절한 기준인가. 제목에 독자의 욕망을 어느 선까지 드러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던진 책이다.

P.96 우선 기획자는 누구를 독자로 삼을지, 둘째는 독자의 진정한 욕구를 어떻게 파악할지, 셋째는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킬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P.107 20대를 대상으로 하는 책을 만들 경우 마케팅 과정에서 반드시 '비고객'을 껴안아야 한다.

P. 110 30대는 자신의 삶을 진진하게 계획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시기이며,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는 전략서가 필요한 때다.

P. 112 뛰어난 마케터들이 경제학 원론을 늘 책상머리에 두고 있는 이유와, 유명 CEO들이 경제학 교수의 아카데믹한 강의를 들으면서 경영의 힌트를 얻는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P. 124 청소년 자기계발서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를 함께 공략해야 한다는 점이다.

P. 125 청소년들은 입시라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정신적인 여유도, 시간적인 여유도 거의 없다. 따라서 정말로 자신의 피부에 와닿는 콘텐츠가 아니면 거들떠보려 하지 않는다.

P. 133 교양 있는 독자일수록 좋은 책이 나왔다면 절판되기 전에 사두는 센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P. 135 시점Timing, 독자Target, 제목Title을 일컫는 3T 조건은 공식적인 베스트셀러의 룰이다. 이 세 가지 요소를 활용해 책을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가 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정도로 중요하다는 말이다.

p. 138 당대 독자들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독자가 갈망하는 것과, 알고 싶은 것 혹은 되고 싶은 것을 책에서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의 표면에 흐르는 현재 팔리는 것을 쫓다 보면 이미 흐름은 사라지고 없다. 편집자는 더욱 상류에 목표를 정하고 보이지 않은 강 바닥의 흐름을 포착해나가야 한다.

p. 196 제목도 있고, 부제도 있고, 표지도 있는데 띠지가 존재하는 건 수많은 다른 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p.200 한 줄의 카피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편집자라면 모두 알고 있다. 수많은 편집자가 적당한 타협과 가능한 차선책을 앞에 두고 끝까지 한번 더 고민하는 것은 그 중요성이 심대하기 때문이다.

p. 201 지금은 타깃 독자에게 정확히 말을 걸고 정확한 피드백을 받는, 낭비 없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롱테일 법칙"의 시대다.

p. 202 시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많이 팔려는 욕심만으로 막연한 대중을 호명한다면 독자들에게 '방관자 효과'만 불러올 뿐이다. 개인적인 이익이나 책임과 결부되었을 때에야 독자들은 메시지에 반응한다.

p. 208 '결혼'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면 '젊음' '청춘' '열정'이라는 단어가 점점 낯설어지는 나이, 이것이 출판사가 정리한 여자 28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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