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콘서트 KTV 한국정책방송 인문학 열전 1
고미숙 외 지음 / 이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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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콘서트라는 책이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기존의 인문학에 선입관 때문인지 선뜻 읽게 되지 않았지만 좋은 기회에 접하게 되었다. 요즘 인문학에 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데 이 인문학 콘서트 책이 상당 부분 이바지를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국의 지식인 계보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에 서 있는 전문가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절대 놓칠 수 없는 보석과도 같이 느껴진다.

 

일부 지식인의 소유물로서가 아닌 대중이 즐기고 그 중요성을 아는 인문학이 절실하다. 우리는 왜 이제야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떠들고 있는 것일까. 솔직히 내가 대학교에 다니던 18년 전에도 이런 좋은 내용이 여러 사람에게 회자 되었다면 많은 사람의 인생이 바뀌었을 것이다. 90년대 초부터 실용적인 학문이 인기를 얻으면서 인문학의 침체기가 시작되었다고 생각된다. 그 시기에는 눈앞에 보이는 기술과 정보의 습득이 가장 중요한 일처럼 여겨졌다.

 

왜 우리나라 대학은 그리 졸업하기가 쉬운지. 지금 생각하면 대학 시절에 좋은 인문학적 소양을 못 기른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회의 탓으로 돌리고 싶지만, 개인의 소양이 부족한 탓이다. 이제라도 많은 사람이 인문학의 중요성을 알았으니 제대로 된 교육을 아이들에게, 대학생들에게 시켜야 할 것이다.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해보지 않은 젊은 사람들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인문학의 중요성이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해보면 결코 기술적인 지식만 가지고는 제대로 직장 생활을 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감정과 느낌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이다. 사회에 나가기 전에 인문학적인 소양을 기른다면 틀림없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적어도 대학생들은 인문학에 관심을 두고 자신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다가 나만 시류에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많은 사람은 두려워한다. 하지만 변치 않는 진리는 존재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인문학에 들어있다. 남들이 빨리 간다고 나도 그럴 필요는 없다. 기본적인 큰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 조급해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군인지 알고 제대로 인생을 사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문용린 교육학과 교수님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나도 소중하게 다가왔다. 이런 정보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알아야 한다. 일본은 이미 10년 전에 우리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고 이제는 여러 교육학자, 전문가들이 기존 일본 교육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파악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공교육까지 완전히 개선되지는 않았다. 현재의 우리도 새 변화의 출발선에 서 있다는 느낌이다. "부모는 어떻게 하면 자식이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 것인지에 제일 먼저 주목해야 합니다." 이 말이 자식 교육의 진리다.

 

책을 읽지 않고 인문학이 죽어 있는 사회는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미래를 꿈꿀수 없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태어나기 위한 바탕에 인문학이 있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23 자기 삶의 의미를 알고, 삶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p.27 일반 시민 가운데 여가에 책을 읽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근본적으로 문화와 교양에 관한 관심을 별로 중시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p.34 인문학은 그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생존의 필요조건인 공통의 가치관이자 문화이고,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p.35 그래서 가정에서 책을 많이 읽자는 겁니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동화책도 읽고, 만화책도 읽고, 동시도 읽으면서 어린 아이들이 일찍부터 교양을 쌓는 훈련을 집에서부터 한다면 인문학적 소양도 자연히 길러지리라 봅니다.

p.49 간단한 문제들에 대한 프로토콜은 이미 우리가 다 가지고 있어요. 답이 있다는 겁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씨름해야 할 것들은 모두 복잡계 수준의 문제예요.

p.58 미국 대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복잡한 수학 문제를 내주면, 그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고, 자기에게 부족한 부분이 뭐고, 그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서 따라가야 하는지를 알아요, 왜? 고등학교 대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기본기를 갖추고 대학에 들어왔기 때문이죠.

p.71 행정학자는 행정 문제를 풀지 못하고, 교육학자는 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여러 학문이 서로 교류하면 문제의 정곡에 다다갈 수 있는데 담을 너무 높이 쌓아서 그게 안 된다는 거지요.

p.78 에디슨도 인간이 유일하게 갖고 있는 자산이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얘기지요.

p.92 그래서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대학 건물을 지을 때 여러 분야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p.97 우선, 자신을 안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중략) 남에게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할수 있는지를 알아야 남을 이해햐고 설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이 내가 누군가를 모릅니다.

p.104 사람들은 기악이나 성악, 작곡 같은 걸 잘하는 사람만이 음악가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런 것 전혀 못해도 음악에 아주 뛰어난 감섬을 지닌 사람이 있거든요. 그것도 음악을 잘하는 것 중 하나죠.

p.114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잘살 수 있게 뒷받침하는 게 진짜 공부이면 그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p.120 공부에 의욕이 없고, 동기가 없어서 그러거든요. 의욕과 동기는 무슨 능력이냐. 사고능력, 창의력이 아니라 바로 정서능력이라는 겁니다.

p.121 부모는 어떻게 하면 자식이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지에 제일 먼저 주목해야 합니다. (중략) 자녀에게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오라고 하기보다는, 책을 많이 읽어서 교양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p.164 감정의 조율과 관련해서 예능 교과가 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조금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한다든지, 미술 교육을 해서 아이들의 감정을 조율하고 순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지, 정, 의를 포함한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들이 덕 함양을 이룰 수 잇다고 생각하빈다.

p.199 저는 앎이 주는 기븜이 에로스적인 것보다 더 강렬하다고 믿고, 또 배움은 원초적으로 즐겁고, 인간의 본능은 기본적으로 즐거움이고, 즐거움이 없으면 배움이 아니라고 믿어요. 그렇게 설파한 양명학자도 있어요

p.256 공부가 힘겹고 괴로운 것이 아니라 즐거움이 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앎을 아주 쉽게 얻을 수 있거든요. ... 삶이 즐겁고 공부가 즐거워야 앎을 얻을 수 있어요. 그렇게 얻은 내용을 개인만이 아니라 인류 문명에 도움이 되도록 펼쳐 나가야 합니다.

p.302 디지털 문명, 정보화는 사회를 윤택하고 풍요롭게 하겠지만, 그 사회를 휩쓸어 어딘가로 떠내려 보내는 거대한 홍수가 될수도 있다고.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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