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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왜곡과 콤플렉스의 역사 1
한일관계사학회 / 자작나무 / 1998년 3월
평점 :
품절
우선 나는 일본어를 조금은 공부했고 그래서인지 일본에 대한 관심도가 다른 사람들보다는 높은 편이다. 그래서 일본에 관한 이 책을 보고 매우 흥미를 느꼈다. 특히 창씨 개명, 군위안부, 역사 왜곡, 독도 문제 등등 내가 그 동안 수업시간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자주 접해오던 문제들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책을 펴서 읽으며 그리 책장이 잘 넘어가지는 않음을 느끼고, 그리 만만하고 재미있기만 한 책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원래 역사란 과목이 취약하고 거기다 일본과 일본어에 대한 관심에 비해 일본사에 대해서는 너무나 무지한 까닭이었을까. 생각보다 난해하고, 전문적이며, 생소한 단어들이 다수였다. 게다가 약간은 무거운 내용도 많아 좀 부담스러웠다.
이 책은 한사람이 쓴 것이 아니고 한일 관계사 학회의 학자 36명이 공동으로 집필한 책인데, 일본이라는 어찌 보면 특수한 케이스의 역사에 대한 왜곡이나 편견을 버리고, 그래서 바람직한 한일관계의 정립으로 나아가려 한 의도가 참신하게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꽤나 객관적이고 정직한 것 같다. 한가지 한가지 쟁점들에는 그것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신빙성이 있는 자료들이 항상 뒤따랐다. 또 역사는 해석이 고정되지 않았다는 말을 보여 주듯이, 딱 한가지로 단정지어 '이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하고 못박지 않고, 여러 가지 각도에서 본 가설과 통설들을 하나하나 소개하고 모든 것을 어디까지나 '가능성으로 남아 있는 역사'라고 평가할 뿐이다. 그렇다고 그런 모든 것을 그저 나열했다기 보다 자신들의 연구에 부합되는, 좀더 가능성 높은 부분들에 비중을 두고, 그렇지 못한 것은 근거를 내세워 반박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일본이 식민지 시대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용서받지 못할 수많은 만행들.... 여기에 대해 우선은 일본에 대해 매우 큰 분노를 느꼈지만, 우리 국민의 일본에 대한 막연한 감정적 접근은 반성해야 할 것 같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미디어 리뷰에서 언급되었듯 국제사회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설득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들도 많았다. 일본의 토대라는 야요이 문화가 생겨난 게 우리 나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 일본 국보 1호가 우리 나라 금동 미륵 반가 사유상과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것, 일본 최초 벽화 고분에 묻힌 사람이 고구려계일 수도 있다는 사실... 일본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약간의 자부심도 느껴졌다.
보통 '일본'하면 우선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올바른 역사 의식을 가지고 일본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무조건적으로 적대시하거나 수용하지 말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비판할 것은 비판할 줄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참으로 힘겹게 책을 다 읽었다. 물론 중간중간 거의 기계적으로 글자만 훑고 지나간 곳도 꽤 되겠지만 말이다. 앞으로 일본어 공부를 더 많이 하고 그와 함께 일본 문화와 역사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쓰신 분들처럼 직접 그것들을 접하고 연구해 보고 싶다는 막연한 욕심도 생긴다.
사실 나는 시험 기간에 급하게 읽느라 너무 정신이 없었고, '서평'이란게 뭔지 몰라 내 멋대로 몇 글자 써보았는데....(아무래도 너무 유치한 것 같다~T.T) 하지만 책을 읽고 일본에 한발 다가선 느낌이다. 시험이 끝난 후 나머지 한 권도 마저 읽어 보아야 겠다. 일본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한번쯤 추천해줄만한 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