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지만 로망 찾아 떠납니다 - 좋아하는 일들로 나를 채운 나트랑 한 달 살기
김세현(클로드)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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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 표지부터 마음이 갔다.
내가 좋아하는 바다가 가득했고 제목에는 엄마라는 말이 들어 있었다.
바다와 엄마라는 두 단어만으로도 이 책을 펼쳐보고 싶었다.
누군가에게는 나트랑 한 달 살기라는 여행 이야기로 보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엄마라는 이름 안에서 잠시 미뤄두었던 나를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
나는 워킹맘이라는 말에 오래 머물렀다.
나 역시 오랜 시간 병원 책임자로 일했고 많은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감당하며 살았다.
그때는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도 마음이 쉬지 못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도 퇴근 후 책 한 장 읽을 힘조차 없었다.
몸보다 마음이 더 지쳐 있었고 나를 돌볼 여유는 늘 뒤로 밀렸다.
​
지금은 남편과 함께 정비소 일을 하고 있다. 덥고 추운 공간에서 일하는 날도 많고 몸은 분명히 고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그때보다 훨씬 가볍다.
잠깐 짬이 나면 책을 펼치고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읽는다.
책을 읽는 시간이 내 안에 다시 생겼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예전보다 몸은 힘든데 마음은 조금 더 나다운 쪽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마흔이 넘어서야 나를 찾는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젊은 날에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아이들을 시댁에 맡기고 일했던 시간들이 있었고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되돌릴 수 없는 장면들이 남았다.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겼지만 아이들은 이미 많이 커버렸고 친구들이 더 좋은 나이가 되어버렸다.
서운한 마음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대신 지금부터라도 나 자신을 더 생각하고 나를 다시 찾아가고 싶어졌다.
​
작가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깊게 와닿았다. 엄마이지만 로망을 품고 엄마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반가웠다.
나트랑 한 달 살기는 나에게도 꿈같은 이야기였다.
현실에서는 쉽게 떠날 수 없는 일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작가와 함께 설레고 함께 행복했다.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바다를 보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장면들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트랑의 풍경과 생활 팁 사진들이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고 중간중간 시가 더해져 감성이 살아났다.
여행 정보와 에세이의 마음이 함께 들어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한 달 살기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작은 길잡이가 되고 엄마로 살아온 사람에게는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 되어줄 책이었다.
​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아름답기만 하지 않다. 책 속에서 아이가 손목 골절로 깁스를 한 채 여행하는 장면은 몹시 안타까웠다.
여행지에서 아이가 다치면 엄마 마음은 얼마나 무너질까 싶었다.
즐거움 속에서도 걱정이 따라오고 설렘 속에서도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었다.
엄마의 로망은 혼자만의 자유가 아니라 아이와 가족과 현실을 모두 안고 가는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읽는 내내 작가의 글 하나하나에 같이 설레고 같이 행복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너무 자주 나를 뒤로 미룬다.
가족을 먼저 챙기고 아이의 시간을 먼저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은 나중으로 미룬다. 하지만 나중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오지 않는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조용히 알려준다.
하고 싶은 일을 나에게 허락하는 삶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아주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
나는 이 책을 읽고 여행이란 꼭 멀리 떠나는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나를 잊고 살던 자리에서 한 걸음 벗어나는 것. 엄마라는 역할만 남은 줄 알았던 삶에서 다시 내 이름을 불러보는 것.
그것도 충분히 여행이 될 수 있다.
작가의 나트랑 한 달 살기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여행이었지만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
엄마로 살아온 사람이라면 이 책을 더 깊게 읽게 될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며 놓쳐버린 시간들 때문에 서운했던 사람.
일과 가정 사이에서 나를 잃어버린 적 있는 사람.
이제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허락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따뜻한 용기를 건넨다.
​
나에게 이 책은 나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책이었다.
이미 아이들은 자랐고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렇다고 내 시간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지금부터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나를 채워가면 된다.
엄마지만 로망을 가져도 되고 엄마지만 떠나는 꿈을 꾸어도 된다.
이 책은 그 당연한 말을 바다처럼 시원하게 건네주는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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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좋은 문장 필사 - 어른의 어휘력과 문해력을 위한고전 소설의 첫 문장과 명문장 쓰기
김정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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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많은 책을 읽어왔지만 필사책은 처음이었다. 책을 읽는 일은 익숙했지만,
문장을 직접 손으로 옮겨 적는 일은 어쩐지 나와는 조금 먼 일처럼 느껴졌다.
좋은 문장을 만나면 마음에 담아두거나 사진으로 남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내 마음을 다르게 움직였다.
​
서문을 읽고 깜짝 놀랐다.
작가는 지난해 엄마를 떠나보낸 것 같았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3년 전 갑자기 엄마를 떠나보낸 시간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책을 읽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하루를 사는 것도 버거웠고,
마음이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는 법을 몰랐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도
그때는 어떤 문장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
그래서 더 오래 멈췄다.
누군가의 상실이 내 상실을 건드리는 순간이었다.
더구나 작가의 어머니도 이 여사님이라고 불린 듯했다.
우리 엄마도 이 여사님이었다.
너무 작은 우연인데 이상하게 크게 다가왔다. 책과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이 생긴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책만큼은 끝까지 필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
이 책은 고전 소설 속 첫 문장과 명문장을 따라 쓰는 필사책이다.
하지만 단순히 예쁜 문장을 모아둔 책은 아니었다.
문장을 읽고, 낯선 어휘를 살피고,
문해력 질문을 통해 그 문장이 가진 뜻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그냥 베껴 쓰는 시간이 아니라 문장 앞에 머무는 시간이었다.
​
나는 이 점이 참 좋았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모든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줄거리만 따라가느라 중요한 문장을 놓치기도 하고, 다 읽었다는 사실에만 마음이 급해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필사는 속도를 늦추게 했다.
손으로 한 글자씩 옮겨 적다 보니 문장이
조금 더 오래 남았다.
눈으로 읽을 때는 지나쳤던 단어가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
첫 문장부터 마음에 깊게 들어왔다.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말라는 아버지의 조언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삶의 태도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남을 판단하고,
또 남에게 판단받으며 산다.
하지만 누군가의 삶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함부로 단정할 수 없다는 말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좋은 문장은 결국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는 걸 다시 느꼈다.
​
필사하면서 고전이 조금 가까워졌다.
고전 소설은 어렵고 무겁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 책은 한 권을 통째로 읽어야 한다는 부담 대신 한 문장씩 천천히 다가가게 해준다. 데미안, 노인과 바다, 어린 왕자, 무진기행, 설국 같은 작품들이 멀리 있는 책이 아니라 내 손끝에 잠시 머무는 문장이 되었다.
​
특히 좋았던 건 문장 아래에 이어지는 질문들이었다.
이 문장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인물의 감정은 어떤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묻는 질문들이 있어서 그냥 감성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읽고 쓰고 생각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래서 이 책은 필사책이면서 동시에 어휘력과 문해력을 키워주는 책처럼 느껴졌다.
​
나에게 이 책은 필사를 시작하게 해준 첫 책이다.
누군가에게는 고전을 쉽게 만나는 책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하루 한 장 마음을 다독이는 책일 수 있다.
나에게는 엄마를 떠올리게 하고, 무너졌던 시간을 다시 조용히 바라보게 해준 책이었다.
​
책을 읽는 것과 문장을 쓰는 것은 달랐다.
읽을 때는 문장이 지나갔지만, 쓸 때는 문장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필사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마음을 다시 세우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
이 책 한 권을 끝까지 필사해보고 싶다.
빠르게 완성하고 싶은 마음보다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좋으니 천천히 써보고 싶다.
엄마를 잃고 한동안 아무것도 읽지 못했던 나에게, 다시 문장을 붙잡게 해준 책이라 더 고맙다.
​
고전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
필사를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
좋은 문장 앞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한 권을 다 읽는 것보다 한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 더 깊을 때가 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조용히 알려주는 필사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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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사는 대만 여자, 썸머의 게스트하우스 일기
썸머 지음, 허유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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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게스트하우스는 단순히 여행자가 머무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게스트하우스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며 서로의 삶을 잠시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첫 손님 이야기였다.

원해서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군인이 된 청년은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작가는 그런 손님을 그저 숙박객으로 대하지 않았다. 함께 김밥을 나눠 먹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청년의 결혼식에 초대받게 된다.
그 장면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몇 번의 만남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인연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모습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히 소박한 김밥 한 줄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거창한 선물이나 특별한 도움이 아니어도 누군가에게 진심을 건네는 일은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결혼식 초대 장면에서는 마치 내가 초대받은 것처럼 먹먹하고 감동스러웠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해녀 할머니들 이야기였다.

택배를 주고받으며 정을 나누던 두 분의 할머니.
어느 날부터 연락과 택배가 뜸해져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찾아갔더니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는 이야기는 너무 슬펐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인연을 만나지만 그 인연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지금의 안부와 관심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감동만 있는 책이 아니다.

숙박비를 주지 않고 떠나버린 손님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황당한 상황도 작가의 유쾌한 시선으로 풀어내니 자연스럽게 웃게 된다.

웃음과 감동이 번갈아 찾아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세실리아가 떠나기 전 남겨준 유니콘 스티커 이야기도 참 슬펐다.

어른들에게는 평범한 스티커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가장 아끼는 보물일 수 있다.
그런 소중한 것을 작가에게 선물로 주고 떠난 마음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그 장면을 읽으며 사람의 진심은 크기가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 여행 에세이를 읽는다는 느낌보다 사람 이야기를 듣는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국적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지만 결국 모두 외롭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은 인연이었다.

작가는 스쳐 지나간 사람들을 잊지 않는다. 짧게 만난 사람도 소중하게 기억하고 마음속에 간직한다. 그래서 게스트하우스를 떠난 사람들도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연락하고 안부를 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은
결국 다시 돌아온다.

이 책은 여행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사람 이야기이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웃다가 울고, 울다가 다시 웃게 만드는 따뜻한 에세이였다.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그리운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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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바람
예예 지음 / 오잇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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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반려동물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이 책은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낸 모든 사람을 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 바람은 반려견 뭉게와의 시간을 담은 그림에세이지만 단순히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기록한 책은 아니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슬픔과 그리움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화려한 문장보다 여백에 있다. 많은 것을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그림과 짧은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깊은 감정을 전달한다. 바람처럼 흩어지는 글자와 따뜻한 색감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천천히 감상하는 기분이 든다.

책 속에서 뭉게는 더 이상 곁에 없는 존재이지만 작가는 뭉게와의 이별을 끝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바람이 되고 별이 되어 여전히 곁에 머물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은 슬픔을 이야기하면서도 이상하게 따뜻하다.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책이라기보다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 주는 책에 가깝다.

읽는 내내 몇 년 전 갑작스럽게 엄마를 떠나보냈던 시간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하루를 살아내는 것조차 버거웠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일상에 집중할 힘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집안을 정리하고 밥을 챙겨 먹고 하루를 버텨내는 아주 사소한 행동들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하얀 바람을 읽으며 그 시절의 내가 생각났다. 거창한 위로나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결국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사랑이 남긴 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먹었던 밥 한 끼의 기억. 손길. 목소리. 추억. 그런 것들이 무너진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

작가는 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갔다. 억지로 괜찮아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잊으라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사랑했던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사랑하는 존재와 이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를 사랑했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다. 모습은 보이지 않아도 기억은 남고 마음은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뿐 아니라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도 깊은 위로를 건넨다. 삶에는 피할 수 없는 이별이 있지만 사랑은 그보다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조용히 알려준다.

짧은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큰 울림을 전하는 책이었다. 마음이 지친 날. 누군가가 그리운 날.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날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책을 덮고 나니 하늘을 스치는 바람도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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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 가도 섬이네! - 백령도에서 독도까지, K-아일랜드 인문지리 탐방기
강이석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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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섬이라고 하면 늘 바다를 먼저 떠올렸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땅.
여행을 가서 풍경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곳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섬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
대한민국 곳곳에 있는 섬들을 통해 지리와 역사,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함께 들여다보게 만드는 인문 교양서다.
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던 나에게는 정말 좋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
책에는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처럼 익숙한 섬부터 백령도, 진도, 강화도, 신안군 등 다양한 섬들이 등장한다.
이름을 알고 있는 곳이 나오면 괜히 반가웠고 언젠가 직접 가봤던 장소가 등장하면 더욱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섬에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역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섬에 얽힌 역사적 사건들과 추모 공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름다운 풍경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남겨진 아픔과 기억도 함께 들려준다.
사고 현장과 추모 공간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는 마음이 먹먹해졌다.
지금 우리가 평화롭게 바라보는 풍경 뒤에도 누군가의 슬픔과 기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중간중간 등장하는 세계의 섬 이야기였다.
대한민국의 섬을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의 섬과 비교해 주니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졌다.
또한 섬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가 담겨 있어 여행 에세이를 읽는 것 같은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
무엇보다 놀라웠던 사실은 섬이 단순히 바다의 일부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나는 섬을 바다로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섬은 오히려 산이라는 설명이 무척 인상 깊었다.
바다 위로 드러난 부분만 보았을 뿐 실제로는 거대한 산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섬이 전혀 다른 존재처럼 느껴졌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이 책에는 있었다.
​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지리와 역사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지만 교과서처럼 딱딱하지 않다. 사진과 지도, 실제 답사 경험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자연스럽게 읽힌다.
여행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지식을 배우고 있고 지식을 읽다 보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
읽는 내내 우리나라에 이렇게 다양한 섬들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리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장을 덮고 나니 지도 한 장을 펼쳐놓고 섬들을 하나씩 찾아보고 싶어졌다.
언젠가는 이 책에서 만난 섬들을 직접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
이 책은 국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좋고 우리나라 지리와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자연스럽게 교양을 쌓기에도 훌륭하다.
​
한 권의 책을 통해 대한민국을 새롭게 여행한 기분이었다.
섬을 알면 우리나라가 더 넓게 보인다는 말을 이 책을 통해 실감했다.
풍경을 넘어 역사와 문화,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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