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사는 대만 여자, 썸머의 게스트하우스 일기
썸머 지음, 허유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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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게스트하우스는 단순히 여행자가 머무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게스트하우스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며 서로의 삶을 잠시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첫 손님 이야기였다.

원해서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군인이 된 청년은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작가는 그런 손님을 그저 숙박객으로 대하지 않았다. 함께 김밥을 나눠 먹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청년의 결혼식에 초대받게 된다.
그 장면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몇 번의 만남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인연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모습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히 소박한 김밥 한 줄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거창한 선물이나 특별한 도움이 아니어도 누군가에게 진심을 건네는 일은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결혼식 초대 장면에서는 마치 내가 초대받은 것처럼 먹먹하고 감동스러웠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해녀 할머니들 이야기였다.

택배를 주고받으며 정을 나누던 두 분의 할머니.
어느 날부터 연락과 택배가 뜸해져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찾아갔더니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는 이야기는 너무 슬펐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인연을 만나지만 그 인연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지금의 안부와 관심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감동만 있는 책이 아니다.

숙박비를 주지 않고 떠나버린 손님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황당한 상황도 작가의 유쾌한 시선으로 풀어내니 자연스럽게 웃게 된다.

웃음과 감동이 번갈아 찾아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세실리아가 떠나기 전 남겨준 유니콘 스티커 이야기도 참 슬펐다.

어른들에게는 평범한 스티커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가장 아끼는 보물일 수 있다.
그런 소중한 것을 작가에게 선물로 주고 떠난 마음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그 장면을 읽으며 사람의 진심은 크기가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 여행 에세이를 읽는다는 느낌보다 사람 이야기를 듣는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국적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지만 결국 모두 외롭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은 인연이었다.

작가는 스쳐 지나간 사람들을 잊지 않는다. 짧게 만난 사람도 소중하게 기억하고 마음속에 간직한다. 그래서 게스트하우스를 떠난 사람들도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연락하고 안부를 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은
결국 다시 돌아온다.

이 책은 여행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사람 이야기이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웃다가 울고, 울다가 다시 웃게 만드는 따뜻한 에세이였다.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그리운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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