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
석민진 지음 / W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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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을 받는 순간부터 이미 따뜻했다.
책과 함께 작가님이 직접 만드신 쿠키와 마들렌, 휘낭시에,버터떡이 함께 도착했다. 예쁜 상자 안에 담긴 마음이 먼저 전해졌고, 한입 먹는 순간 이 책의 제목이 왜 이렇게 정해졌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정말 행복을 굽는 사람의 손맛이었다.
달콤한 간식이 먼저 마음을 열어주었고,
책을 펼치기 전부터 이 이야기는 분명 따뜻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
이 책은 단순한 베이킹 에세이가 아니었다. 미국 메릴랜드에서 삼 남매를 키우며 파티시에로 살아가는 작가의 기록이지만, 그 안에는 엄마의 마음, 가족의 시간, 꿈을 놓지 않는 사람의 태도, 그리고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시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빵과 케이크를 굽는 이야기 속에 삶을 대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엄마였다.
책 속에 엄마가 해주던 말이 나왔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라.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나도 엄마가 살아생전에 하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 엄마도 늘 그런 말을 해주었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라.
그때는 그 말이 그저 엄마가 딸에게 해주는 응원 정도로만 느껴졌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말은 삶 전체를 버티게 하는 큰 사랑이었다.
​
엄마들은 이상하다.
자신은 많은 것을 참고 살아왔으면서도 자식에게는 더 넓은 세상을 바라게 한다. 자신이 하지 못한 일까지 자식은 해보길 바라고, 더 자유롭고 당당하게 살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마음이 더 깊게 느껴졌다.
엄마의 사랑은 때로 무겁지만, 결국 그 안에는 자식이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하는 진심이 들어 있었다.
​
작가가 아이 셋을 키우면서 베이킹을 하고, 글을 쓰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정말 멋져 보였다.
아이 둘 엄마인 나도 공감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기쁨이 크지만, 동시에 나를 자꾸 뒤로 미루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가족의 식사, 아이들의 하루, 집안일과 일정 사이에서 엄마의 꿈은 자주 나중으로 밀린다. 그런데 작가는 그 안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았다.
​
그 점이 가장 좋았다.
엄마니까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엄마여도 내 삶을 계속 구워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작가의 삶은 화려한 성공담처럼 느껴지기보다, 매일의 성실함이 천천히 쌓여 만들어진 따뜻한 결과처럼 보였다.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붙잡고, 가족과 함께 살아가며,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
책 속에는 가족 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어서 반가웠다.
아이의 웃음, 남편과의 시간, 이웃과 나누는 마음, 작은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시선이 곳곳에 있었다.
큰 사건보다 작은 순간을 오래 바라보는 글이라 마음이 편해졌다.
행복은 대단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침의 웃음, 손으로 만든 음식, 함께 나누는 간식, 고마움을 알아차리는 마음 안에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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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좋았던 건 책이 읽는 재미만 주는 것이 아니라 해보고 싶은 마음까지 준다는 점이었다. 치즈 만드는 법까지 적혀 있어서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책을 읽고 나면 베이킹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주방에 서보고 싶어진다.
무언가를 직접 만들고, 가족에게 건네고, 함께 맛보는 시간이 얼마나 따뜻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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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를 아주 거창하게 잘해야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가 해준 평범한 밥 한 끼도 오래 기억에 남고, 누군가 정성껏 구워준 쿠키 하나도 마음을 움직인다.
작가님의 쿠키와 마들렌이 그랬다.
달콤한 맛보다 더 오래 남은 건 그 안에 담긴 정성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그 맛과 온기가 함께 떠올라 더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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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바쁜 일상 속에서 나의 행복을 자꾸 미루는 사람에게 잘 맞을 것 같다.
엄마로 사는 사람, 좋아하는 일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람, 가족과 함께하는 소박한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싶은 사람에게 다정하게 닿을 책이다.
읽다 보면 나도 오늘의 작은 행복을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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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니 행복은 멀리 있는 큰 성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남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하는 것, 가족과 나누는 것, 오늘의 감사함을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것. 어쩌면 행복은 그렇게 매일 조금씩 구워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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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책과 직접 만든 간식 덕분에 정말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
엄마로서도, 독자로서도, 나 자신으로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오늘도 행복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도 행복을 굽는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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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외출
김민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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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처음에는 표지만 보고 밝고 산뜻한 로맨스일 거라고 생각했다.
민트빛 표지와 거울, 꽃, 화장품이 주는 분위기는 예쁘고 가벼웠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 이야기는 단순히 설레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었다.
오래 숨어 있던 사람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이야기였고, 상처를 가진 사람이 다시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
주인공 정희는 10년 전 큰 화상을 입고 은둔 생활을 하며 살아온 인물이다.
밖에 나가는 일은 정희에게 평범한 외출이 아니라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나가야 했고, 사람들의 시선은 늘 정희를 아프게 했다.
얼굴의 상처보다 더 깊게 남은 것은 타인의 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무심한 눈빛, 불편한 표정, 함부로 던지는 말은 사람을 집 안으로 더 깊이 숨어들게 만든다.
​
정희에게 벼룩시장은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자주 나갈 수 없는 사람에게 아주 작은 외출도 큰 행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우리는 쉽게 밖에 나가고, 거리를 걷고, 누군가를 만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모든 일이 용기일 수 있다.
그래서 정희가 거울을 만나게 되는 장면은 단순한 판타지적 사건이 아니라, 정희의 삶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
거울을 통해 정희의 상처가 사라지는 설정은 현실적으로는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 기적을 통해 외모가 바뀌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몸의 상처가 사라져도 마음에 남은 흉터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정희가 다시 예전처럼 세상에 나가게 되더라도, 그녀 안에는 여전히 오래 숨어 살아온 시간과 두려움이 남아 있다.
이 점이 좋았다.
상처를 단순히 지우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처 이후의 삶을 다시 배워가는 이야기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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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 외출은 단순히 예쁘게 꾸미고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아니었다.
정희에게 외출은 다시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었고,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었고, 누군가와 눈을 맞추는 일이었다.
그동안 포기했던 평범한 순간들을 다시 되찾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완벽하다는 말도 외모의 완벽함이라기보다, 두려움 속에서도 한 걸음 나아가려는 마음의 완벽함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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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와의 만남은 로맨스의 설렘을 더해준다. 아이돌이라는 설정, 사고와 기억상실, 동거와 보호라는 장치들이 드라마처럼 이어져 책장이 잘 넘어갔다.
현실에서는 쉽게 일어나기 어려운 일들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정희가 다시 누군가를 돌보고 또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정희는 상처를 잃은 사람이고, 민우는 기억을 잃은 사람이다.
둘 다 무언가를 잃은 상태에서 만나 서로의 빈자리를 바라보게 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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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로맨스답게 설레는 장면도 있고, 판타지처럼 믿고 싶은 기적도 있다.
그래서 무겁기만 한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술술 읽히는 편이고, 드라마를 보듯 장면이 그려진다.
하지만 가볍게만 남지는 않았다.
정희가 왜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는지, 사람의 시선이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작게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하게 했다.
아름다워지는 이야기보다 다시 살아보려는 이야기에 더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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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 정희의 변화였다.
상처가 사라졌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상처가 사라진 뒤에도 자기 삶을 다시 선택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좋았다.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밖으로 나가고, 조금씩 마음을 열고, 조금씩 누군가를 믿어보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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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마음에 남은 것은 거울의 의미였다. 거울은 보통 겉모습을 비추는 물건이지만, 이 책에서는 정희가 잃어버린 삶을 다시 마주하게 만드는 장치처럼 보였다.
정희는 거울을 통해 달라진 얼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숨어 있느라 잊고 살았던 자신의 가능성을 보게 된다.
그래서 거울은 예뻐지는 물건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용기를 비춰주는 물건처럼 느껴졌다.
​
이 책은 현실적인 고통 위에 기적 같은 상상을 얹은 이야기다.
너무 무겁지 않게 읽히면서도 상처 입은 사람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로맨스로,
누군가에게는 판타지로,
또 누군가에게는 회복의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상처 때문에 오래 숨어 있던 사람도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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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니 완벽한 외출이라는 말이 처음보다 훨씬 다르게 느껴졌다.
완벽한 외출은 완벽한 얼굴로 나가는 일이 아니었다.
불완전한 마음을 안고도 다시 문을 열고 나가는 일이었다.
정희의 외출은 그래서 예뻤고, 아팠고, 응원하고 싶었다.
상처를 가진 사람에게도 다시 사랑이 오고, 다시 행복을 꿈꿀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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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에 거품 물지 않기
이시은 지음 / 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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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처음엔 제목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물거품이라는 말과 거품 물지 않기라는 말이 같이 있으니 가볍고 유쾌한 직장인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웃음 뒤에 꽤 오래 일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허무함과 담담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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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광고 일을 오래 해온 작가의 이야기이지만, 광고업계 사람만 공감할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열심히 준비한 일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애써 만든 결과물이 내가 바란 모양으로 남지 않고, 그래도 다음 날 다시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책이었다.
​
직장생활은 늘 결과로만 평가받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이 너무 많다. 밤늦게까지 고민한 시간, 몇 번이고 다시 고친 문장, 마음에 들지 않아도 결국 해내야 했던 일, 별일 아닌 척 넘겼지만 속으로는 오래 남은 말들.
이 책은 그런 작은 피로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하나씩 꺼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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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나도 오래 일했던 시간이 떠올랐다. 병원 책임자로 일하던 때, 많은 일을 감당하면서도 늘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퇴근을 해도 머릿속은 계속 일터에 남아 있었고, 마음은 쉽게 쉬지 못했다.
그때는 열심히 사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고, 내가 나를 너무 몰아붙이고 있다는 사실도 잘 몰랐다.
​
지금은 남편과 정비소 일을 하며 또 다른 방식으로 매일 출근하고 있다.
몸은 분명히 더 고될 때가 있다.
덥고 춥고, 손님을 만나고,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예전보다 조금 가볍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얼마나 일에 거품을 물며 살았는지, 또 얼마나 나를 증명하려 애썼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
작가는 일을 너무 진심으로 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안다.
대충하면 덜 아플 텐데 대충하지 못하는 사람.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결국 또 하는 사람. 공들인 일이 물거품이 되어도 그 안에 쏟은 마음만큼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크게 다독이지 않고, 대신 조용히 옆에 앉아주는 느낌이었다.
​
특히 좋았던 건 작가의 태도였다.
실패하거나 지워진 시간을 무조건 아깝다고만 말하지 않는다.
물거품이 되는 일이 자주 와도 다 잊고 담담하게 다시 해보는 사람의 태도가 있었다. 그게 포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 일하기 위해 필요한 마음의 근육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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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직장생활의 피로뿐 아니라 일상에 대한 작은 관찰도 많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함께 일하기 어려운 사람들,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마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기억하는 법 같은 이야기들이 현실적이었다.
회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삶을 버티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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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으며 모든 일을 다 기억하고 붙잡고 살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마음의 용량에도 한계가 있고, 평수도 넓지 않다는 말이 특히 와닿았다.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휴지통으로 보내도 된다는 마음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모든 일을 내 안에 쌓아두면 결국 내가 먼저 지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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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게 조금 늦게 오라고 말하는 장면도 공감됐다.
쉬는 날이 끝나갈 때 찾아오는 아쉬움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아이가 있어도, 나이가 들어도, 해야 할 일이 많아도 휴식은 늘 짧고 출근은 늘 빠르다.
그 현실을 투정처럼 말하는 문장이 오히려 솔직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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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을 미워하라고도 하지 않는다.
다만 일하다가 나 자신까지 물거품으로 만들지는 말자고 말하는 것 같다.
열심히 했던 일이 사라져도 그 시간을 버틴 나는 남아 있고, 닥치면 어떻게든 움직이는 삶 속에서도 내 마음은 지켜야 한다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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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니 출근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도 결국 나를 조금씩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대단한 성취가 아니어도, 오늘 하루를 해낸 것만으로도 충분한 날들이 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알려주는 직장인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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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너무 진심이라 자주 지치는 사람,
공들인 일이 사라질 때마다 마음까지 무너지는 사람,
오늘도 결국 출근하는 자신을 조금은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물거품이 되는 일은 계속 생기겠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까지 거품 물 필요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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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러도 괜찮은, 나를 돌보는 한 줄 고백
이민서 지음 / 좋은피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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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표지에 적힌 문장부터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서툴러도 괜찮다는 말은 흔한 위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말이 쉽게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무너져본 사람이 다시 자신을 일으키며 건네는 말이라서 더 깊게 다가왔다.
​
이 책은 단순히 괜찮다고 말해주는 에세이가 아니었다.
상처를 덮어두라고 하지도 않고, 아픔을 빨리 이겨내라고 재촉하지도 않는다.
대신 지금 내 안에 어떤 감정이 있는지, 그 감정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나는 왜 이렇게 흔들리고 있는지 조용히 바라보게 한다.
그래서 읽는 내내 위로를 받으면서도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
작가의 이야기 중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동생의 죽음이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남겨진 사람에게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남긴다.
죄책감, 후회, 원망, 미안함, 수치심 같은 감정들이 뒤엉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책 속 문장을 읽으며 나도 젊은 엄마를 갑자기 잃고 방황하던 시간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마음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
엄마의 죽음은 시간이 지난다고 완전히 사라지는 일이 아니었다.
어느 날은 괜찮다가도 문득 한 문장에 무너지고, 아무렇지 않은 일상 속에서도 갑자기 그리움이 올라왔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작가가 자신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꺼내는 장면마다 나 역시 묻어두었던 감정을 다시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
이 책의 좋은 점은 아픔을 이야기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담긴 마음돋보기는 읽는 사람에게 직접 질문을 건넨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나는지, 내 안에 숨어 있는 진짜 감정은 무엇인지, 지금의 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다.
질문들이 어렵지 않아서 좋았다.
거창한 답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떠오르는 마음을 한 줄씩 적어보면 되는 방식이라 부담이 적었다.
​
특히 감정을 다루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화가 나면 그저 화가 났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는 서운함, 두려움, 무력감, 억울함이 숨어 있을 때가 많다.
나도 살면서 화라는 감정 뒤에 진짜 마음을 숨겨둔 적이 많았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을 억지로 고치려 하지 않고 먼저 알아차리게 해준다.
알아차림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읽으며 느꼈다.
​
자기 이해 글쓰기 부분도 좋았다.
나를 안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내 장점도 잘 모르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에 상처받는지, 어떤 말에 자주 흔들리는지도 그냥 지나치며 살 때가 많다. 그런데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나를 얼마나 모른 채 살아왔는지 알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책이면서 동시에 써보는 책이었다.
​
나에게 이 책은 상처를 없애주는 책이라기보다 상처 앞에 혼자 서 있지 않게 해주는 책이었다. 아픔을 대단하게 포장하지 않고, 무너진 마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해준다. 충분히 잘해왔고, 이제는 조금 더 나답게 살아도 된다는 말이 오래 남았다.
그 문장은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면서, 사실은 내가 나에게 해주어야 했던 말이기도 했다.
​
책을 읽으며 마음돋보기의 질문과 극복 방법들을 그냥 넘기지 말고 하나씩 실천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읽고 끝나는 위로보다, 내 마음에 직접 적용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한 줄이 큰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내가 나를 외면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작은 시작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
이 책은 상실을 겪은 사람, 마음이 무너진 적 있는 사람, 엄마라는 이름이나 책임감 속에서 자신을 잃어본 사람에게 조용히 닿을 책이다.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모두가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그 상처를 서툴러도 괜찮으니 한 줄씩 꺼내보자고 말한다.
​
읽고 나니 마음이 조금 단단해졌다.
아픔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아픔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
상처 위에서도 다시 꽃 피우는 시간이 올 수 있다는 말이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았다. 나를 돌보는 일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오늘 내 마음을 한 줄 적어보는 일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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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오래된 노트 - 움직이는 시인, 살아 있는 언어
김신정 지음 / 사계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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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윤동주는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만났고 시험 문제 속에서 읽었고 가끔은 마음이 힘든 날 그의 시 한 구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윤동주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알고 있던 윤동주는 아주 일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책은 완성된 시만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었다.
시가 되기 전의 흔들림과 망설임,
지워진 말과 다시 고친 문장들을 따라가는 책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윤동주의 시는 맑고 단정한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그 맑은 문장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난 것은 아니었다.
오래 생각하고 쓰고 지우고 다시 붙잡은 시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문장이었다.
​
제목처럼 이 책은 오래된 노트를 조심스럽게 펼쳐보는 느낌이 들었다.
낡은 종이와 빛바랜 글씨 속에 남아 있는 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었다.
한 시인이 무엇을 바라보았고 무엇을 고민했고 어떤 마음으로 문장을 붙들었는지가 담겨 있었다.
그래서 읽는 동안 책장을 빠르게 넘기기보다 자꾸 멈추게 되었다.
​
처음에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다. 윤동주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도 있었고 원고와 노트, 퇴고의 흔적을 따라가는 책이라 가볍게 읽히는 에세이는 아니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 책은 술술 읽고 덮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천천히 읽을수록 깊어지는 책이었다.
한 문장을 읽고 생각하고 다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
나에게 가장 크게 남은 것은 완성보다 과정이었다.
우리는 보통 완성된 결과만 바라본다.
좋은 시, 좋은 글, 좋은 문장만 기억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뒤에 있는 시간을 보여준다. 시인이 어떤 단어를 골랐고 어떤 표현을 버렸고 무엇을 끝까지 붙잡으려 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좋은 문장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 부분이 특히 마음에 닿았다.
나도 글을 쓰다 보면 처음부터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오지 않는다.
쓰고 나서 지우고 다시 고치고 결국 처음 마음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괜히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좋은 글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래 붙잡고 다듬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위로를 받았다.
​
윤동주의 시가 더 새롭게 보인 것도 좋았다. 그동안 나는 윤동주를 맑고 순수한 시인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 속 윤동주는 더 입체적이었다. 시대의 아픔 속에 있었고 낯선 곳에서 흔들렸고 자신의 언어를 끝까지 찾으려 했던 사람이었다. 교과서 속 시인이 아니라 살아서 고민하고 움직이고 쓰던 한 사람으로 다가왔다.
​
이 책은 윤동주를 다시 읽게 만든다.
이미 알고 있는 시도 다르게 보이게 하고 익숙한 이름 뒤에 숨은 시간을 보게 한다.
시 한 편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이 지나갔는지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윤동주의 시를 다시 펼쳐보고 싶어진다.
그냥 외우던 시가 아니라 한 사람이 끝까지 지켜내고 싶었던 언어처럼 느껴진다.
​
표지도 책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오래된 서랍과 노트들이 쌓여 있는 모습은 마치 닫혀 있던 기억을 하나씩 꺼내보는 듯했다. 화려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았다.
윤동주의 문장처럼 조용하고 단단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오래된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감성 에세이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묵직할 수 있다. 하지만 윤동주를 좋아하는 사람,
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고 싶은 사람,
글을 쓰는 사람,
문장 앞에 오래 머물고 싶은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책이다.
읽는 속도보다 머무는 시간이 더 중요한 책이었다.
​
책을 덮고 나니 윤동주가 남긴 시보다 그 시를 쓰기 위해 지나왔을 시간들이 더 오래 생각났다.
지워진 말과 고쳐진 문장까지도 한 사람의 삶이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완성된 시인의 얼굴만 보여주지 않는다.
쓰고 지우고 흔들리며 끝내 자기 언어를 찾아가던 윤동주를 만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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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통해 윤동주를 다시 읽었다. 그리고 글을 쓴다는 일이 얼마나 외롭고도 귀한 일인지 다시 생각했다.
오래된 노트 속에 남아 있던 것은 낡은 문장이 아니라 끝까지 사라지지 않은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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