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먼드힐의 이층 버스
이경진 지음 / 북플레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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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맘의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 협찬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표지의 따뜻한 분위기에 마음이 먼저 갔다.
숲속에 서 있는 빨간 이층 버스와 햇살, 단풍잎이 주는 느낌은 동화처럼 포근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그 버스는 단순히 예쁜 풍경 속에 있는 낭만적인 장치가 아니었다. 무너진 마음을 태우고 과거로 향하는, 간절한 후회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
이야기는 캐나다 리치먼드힐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엄마 민정, 아빠 철수, 아들 타미.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하게 이어지던 날들 속에서 민정은 늦은 등교 시간에 아이를 차에 태우고 학교로 향한다.
그런데 그 평범한 아침이 트럭과의 교통사고로 완전히 무너진다.
민정은 눈을 뜨지만 타미는 혼수상태에 빠지고, 그 순간부터 가족의 시간은 사고 전과 사고 후로 나뉜다.
​
이 소설이 마음 아팠던 건 큰 비극을 자극적으로 몰아가지 않아서였다.
오히려 아주 잔잔하게, 부모가 감당해야 하는 죄책감과 미련을 천천히 보여준다.
민정은 계속 생각했을 것이다.
조금만 일찍 나섰다면, 그 길로 가지 않았다면, 운전을 조금 다르게 했다면, 아이가 지금처럼 누워 있지는 않았을까.
부모가 아이 앞에서 느끼는 죄책감은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무너뜨린다.
그래서 민정의 슬픔은 조용했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
​
철수 역시 다르지 않다.
아이가 혼수상태에 빠진 뒤 아빠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사실은 얼마나 무력했을까.
가족을 지키고 싶었지만 이미 일어난 사고 앞에서 부모는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다.
이 소설은 그 무력함을 크게 울부짖게 만들지 않는다.
대신 일상이 사라진 자리, 병실의 시간, 서로에게 차마 다 말하지 못하는 미련을 통해 보여준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아팠다.
​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특별한 성공이나 남다른 삶보다, 그저 사소하게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것.
평범하게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웃고, 자라는 것.
그런데 사고 이후 그 평범함은 가장 멀고 어려운 일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리가 당연하게 넘기는 등교길, 아침 인사, 가족의 대화가 누군가에게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가장 간절한 순간일 수 있다는 게 먹먹했다.
​
이층 버스는 그런 민정 앞에 나타나는 기적 같은 존재다.
단풍잎이 흔날리는 순간 나타난 빨간 버스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만약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민정은 무엇을 바꾸고 싶을까.
사고가 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타미가 아직 곁에 있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부모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 질문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시간을 되돌리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말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결국 현재를 견디기 힘든 사람의 절박함에서 나온다. 민정에게 이층 버스는 타미를 살릴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죄책감과 마주하게 만드는 공간이기도 하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정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까.
아니면 사람은 결국 같은 사랑과 같은 두려움 속에서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될까.
그런 생각이 계속 따라왔다.
​
나는 이 소설이 엄마의 마음을 아주 조용히 건드린다고 느꼈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는 자신을 먼저 탓한다. 내가 더 잘했어야 했다고, 내가 지켰어야 했다고, 내가 그 순간 다른 선택을 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사고는 누구의 의지로 일어난 일이 아니어도, 부모의 마음은 그렇게 쉽게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민정의 슬픔이 계속 잔잔하게 흐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
책 속의 슬픔은 거칠게 폭발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스며든다.
그래서 읽는 동안 마음이 계속 가라앉았다. 표지는 따뜻하고 아름다운데, 이야기 안에는 무너진 일상과 부모의 후회가 오래 남아 있다. 이 대비가 오히려 더 강하게 느껴졌다.
예쁜 버스가 등장할수록 민정의 마음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더 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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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엄마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가족의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 평범한 행복을 다시 꿈꾸는 마음이 함께 담겨 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때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날 그 길로 가지 않았다면, 조금만 더 조심했다면 하고 되묻게 되는 순간들.
이 소설은 그런 마음을 빨간 이층 버스에 태워 조용히 과거로 데려간다.
​
읽고 나니 제목이 오래 남았다.
리치먼드힐의 이층 버스는 단순한 버스가 아니라, 후회하는 사람에게 다시 한번 삶을 바라보게 하는 장치였다.
무너진 줄 알았던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이야기. 그리고 그 흔들림 속에서 다시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
가볍게 읽히는 힐링소설이라기보다, 가족을 사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이 먹먹해질 소설이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민정과 철수의 마음을 쉽게 지나치기 어려울 것 같다.
잔잔한 슬픔이 오래 남지만, 그 안에는 다시 시작하고 싶은 간절함도 함께 있다.
절망의 끝에서 과거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탄 한 엄마와 아빠의 마음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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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해독으로 내 몸 리셋 - 오늘부터 다시 회복하는 해독 혁명
박찬우 지음 / 문예춘추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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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아침이면 몸이 무겁고, 조금만 무리해도 쉽게 피곤해진다. 예전에는 그냥 나이 탓이라고 넘겼던 것들이 어느 순간 내 생활습관의 결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내 몸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는 기분이 들었다.
​
이 책은 흔히 떠올리는 자극적인 해독법을 말하지 않는다. 굶거나, 무언가를 극단적으로 끊거나, 단기간에 몸을 바꾸겠다고 몰아붙이는 방식이 아니었다.
오히려 해독은 몸이 원래 하던 일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 문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
몸은 이미 회복하려는 힘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힘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생활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
책을 읽으며 내 하루를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되었다.
충분히 잔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깊이 쉬고 있었는지, 물을 잘 마신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원하는 만큼 수분이 돌고 있었는지, 배가 고파서 먹는 것과 스트레스로 먹는 것을 구분하고 있었는지 생각하게 됐다.
특히 군것질과 야식이 반복될 때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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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은 건강 이야기를 어렵게만 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 뇌, 면역, 염증, 수면, 호흡, 체온, 순환 같은 단어가 나오지만, 전문 지식만 나열하는 책은 아니었다.
왜 몸이 피곤하고 붓는지, 왜 염증이 반복되는지, 왜 생활습관이 몸 전체에 영향을 주는지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그래서 읽으면서 막연했던 피로가 조금은 이해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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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리스트가 들어 있는 점도 좋았다.
건강책을 읽다 보면 좋은 말은 많은데 막상 내 몸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체온, 수분순환, 산소공급, 순환, 신경계처럼 나눠 지금 내 몸의 상태를 확인하게 해준다.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직접 표시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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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을 줄이는 일상 실천법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오메가3를 챙기고,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항염 식재료를 활용하고, 충분히 자고, 몸을 자주 움직이는 일들.
사실 전혀 모르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달랐다. 이 책은 특별한 비법보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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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부분이 더 믿음직하게 느껴졌다. 건강은 한 번의 큰 결심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습관이 쌓여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 몸이 조금 덜 무겁고, 손발이 덜 차고, 물을 마신 뒤 몸이 편안하고, 잠에서 조금 더 개운하게 깨는 변화는 거창하지 않아도 충분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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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내 몸을 너무 오래 방치해왔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음이 힘들 때는 먹는 것으로 풀고, 피곤하면 움직이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을 미루곤 했다.
그러면서도 몸이 왜 무겁고 붓는지 불평만 했던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몸을 탓하기 전에 생활의 흐름을 먼저 살펴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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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건강책을 읽는다고 모든 문제가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몸 상태가 다르고, 질환이나 약 복용 여부에 따라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치료법이라기보다 내 몸을 이해하고 생활을 다시 정리하게 해주는 건강 안내서로 읽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리하지 않고, 내 몸에 맞게 하나씩 적용해보는 태도가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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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남은 건 해독이라는 말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해독은 몸을 비우는 일이 아니라 몸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었다. 나를 몰아붙이는 다이어트나 단기간 관리가 아니라, 내 몸을 존중하는 방향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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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고 나니 오늘 당장 바꿀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해보고 싶어졌다.
물을 조금 더 마시고, 밤늦은 군것질을 줄이고, 잠을 미루지 않고, 몸을 자주 움직이는 것.
너무 평범해서 미뤄왔던 기본들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건강 관리였다는 걸 다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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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무겁고 자주 붓는 사람,
피곤함을 나이 탓으로만 넘기던 사람,
건강 정보를 많이 알아도 실천이 어려웠던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내 몸을 억지로 바꾸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고, 생활을 다시 정리하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지친 몸의 해독 스위치를 다시 켜고 싶은 사람에게 현실적인 시작점이 되어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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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2026-06-22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저자입니다. 알라딘에서 보고 감사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어떤 내용이 좋았고 읽고 어떤 마음의 변화가 생기고 어떤 분에게 좋을지를 찬찬히 써내려가 주셔서 저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타인이 내 글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줄때 약간의 걱정과 셀레임을 느낍니다.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박찬우-
 
오늘도 행복을 굽습니다
석민진 지음 / W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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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을 받는 순간부터 이미 따뜻했다.
책과 함께 작가님이 직접 만드신 쿠키와 마들렌, 휘낭시에,버터떡이 함께 도착했다. 예쁜 상자 안에 담긴 마음이 먼저 전해졌고, 한입 먹는 순간 이 책의 제목이 왜 이렇게 정해졌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정말 행복을 굽는 사람의 손맛이었다.
달콤한 간식이 먼저 마음을 열어주었고,
책을 펼치기 전부터 이 이야기는 분명 따뜻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
이 책은 단순한 베이킹 에세이가 아니었다. 미국 메릴랜드에서 삼 남매를 키우며 파티시에로 살아가는 작가의 기록이지만, 그 안에는 엄마의 마음, 가족의 시간, 꿈을 놓지 않는 사람의 태도, 그리고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시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빵과 케이크를 굽는 이야기 속에 삶을 대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엄마였다.
책 속에 엄마가 해주던 말이 나왔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라.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나도 엄마가 살아생전에 하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 엄마도 늘 그런 말을 해주었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라.
그때는 그 말이 그저 엄마가 딸에게 해주는 응원 정도로만 느껴졌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말은 삶 전체를 버티게 하는 큰 사랑이었다.
​
엄마들은 이상하다.
자신은 많은 것을 참고 살아왔으면서도 자식에게는 더 넓은 세상을 바라게 한다. 자신이 하지 못한 일까지 자식은 해보길 바라고, 더 자유롭고 당당하게 살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마음이 더 깊게 느껴졌다.
엄마의 사랑은 때로 무겁지만, 결국 그 안에는 자식이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하는 진심이 들어 있었다.
​
작가가 아이 셋을 키우면서 베이킹을 하고, 글을 쓰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정말 멋져 보였다.
아이 둘 엄마인 나도 공감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기쁨이 크지만, 동시에 나를 자꾸 뒤로 미루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가족의 식사, 아이들의 하루, 집안일과 일정 사이에서 엄마의 꿈은 자주 나중으로 밀린다. 그런데 작가는 그 안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았다.
​
그 점이 가장 좋았다.
엄마니까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엄마여도 내 삶을 계속 구워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작가의 삶은 화려한 성공담처럼 느껴지기보다, 매일의 성실함이 천천히 쌓여 만들어진 따뜻한 결과처럼 보였다.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붙잡고, 가족과 함께 살아가며,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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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가족 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어서 반가웠다.
아이의 웃음, 남편과의 시간, 이웃과 나누는 마음, 작은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시선이 곳곳에 있었다.
큰 사건보다 작은 순간을 오래 바라보는 글이라 마음이 편해졌다.
행복은 대단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침의 웃음, 손으로 만든 음식, 함께 나누는 간식, 고마움을 알아차리는 마음 안에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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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좋았던 건 책이 읽는 재미만 주는 것이 아니라 해보고 싶은 마음까지 준다는 점이었다. 치즈 만드는 법까지 적혀 있어서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책을 읽고 나면 베이킹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주방에 서보고 싶어진다.
무언가를 직접 만들고, 가족에게 건네고, 함께 맛보는 시간이 얼마나 따뜻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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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를 아주 거창하게 잘해야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가 해준 평범한 밥 한 끼도 오래 기억에 남고, 누군가 정성껏 구워준 쿠키 하나도 마음을 움직인다.
작가님의 쿠키와 마들렌이 그랬다.
달콤한 맛보다 더 오래 남은 건 그 안에 담긴 정성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그 맛과 온기가 함께 떠올라 더 특별했다.
​
이 책은 바쁜 일상 속에서 나의 행복을 자꾸 미루는 사람에게 잘 맞을 것 같다.
엄마로 사는 사람, 좋아하는 일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람, 가족과 함께하는 소박한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싶은 사람에게 다정하게 닿을 책이다.
읽다 보면 나도 오늘의 작은 행복을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책을 덮고 나니 행복은 멀리 있는 큰 성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남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하는 것, 가족과 나누는 것, 오늘의 감사함을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것. 어쩌면 행복은 그렇게 매일 조금씩 구워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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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책과 직접 만든 간식 덕분에 정말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
엄마로서도, 독자로서도, 나 자신으로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오늘도 행복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도 행복을 굽는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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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외출
김민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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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처음에는 표지만 보고 밝고 산뜻한 로맨스일 거라고 생각했다.
민트빛 표지와 거울, 꽃, 화장품이 주는 분위기는 예쁘고 가벼웠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 이야기는 단순히 설레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었다.
오래 숨어 있던 사람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이야기였고, 상처를 가진 사람이 다시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
주인공 정희는 10년 전 큰 화상을 입고 은둔 생활을 하며 살아온 인물이다.
밖에 나가는 일은 정희에게 평범한 외출이 아니라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나가야 했고, 사람들의 시선은 늘 정희를 아프게 했다.
얼굴의 상처보다 더 깊게 남은 것은 타인의 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무심한 눈빛, 불편한 표정, 함부로 던지는 말은 사람을 집 안으로 더 깊이 숨어들게 만든다.
​
정희에게 벼룩시장은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자주 나갈 수 없는 사람에게 아주 작은 외출도 큰 행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우리는 쉽게 밖에 나가고, 거리를 걷고, 누군가를 만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모든 일이 용기일 수 있다.
그래서 정희가 거울을 만나게 되는 장면은 단순한 판타지적 사건이 아니라, 정희의 삶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
거울을 통해 정희의 상처가 사라지는 설정은 현실적으로는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 기적을 통해 외모가 바뀌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몸의 상처가 사라져도 마음에 남은 흉터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정희가 다시 예전처럼 세상에 나가게 되더라도, 그녀 안에는 여전히 오래 숨어 살아온 시간과 두려움이 남아 있다.
이 점이 좋았다.
상처를 단순히 지우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처 이후의 삶을 다시 배워가는 이야기로 읽혔다.
​
제목 속 외출은 단순히 예쁘게 꾸미고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아니었다.
정희에게 외출은 다시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었고,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었고, 누군가와 눈을 맞추는 일이었다.
그동안 포기했던 평범한 순간들을 다시 되찾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완벽하다는 말도 외모의 완벽함이라기보다, 두려움 속에서도 한 걸음 나아가려는 마음의 완벽함처럼 느껴졌다.
​
민우와의 만남은 로맨스의 설렘을 더해준다. 아이돌이라는 설정, 사고와 기억상실, 동거와 보호라는 장치들이 드라마처럼 이어져 책장이 잘 넘어갔다.
현실에서는 쉽게 일어나기 어려운 일들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정희가 다시 누군가를 돌보고 또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정희는 상처를 잃은 사람이고, 민우는 기억을 잃은 사람이다.
둘 다 무언가를 잃은 상태에서 만나 서로의 빈자리를 바라보게 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
이야기는 로맨스답게 설레는 장면도 있고, 판타지처럼 믿고 싶은 기적도 있다.
그래서 무겁기만 한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술술 읽히는 편이고, 드라마를 보듯 장면이 그려진다.
하지만 가볍게만 남지는 않았다.
정희가 왜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는지, 사람의 시선이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작게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하게 했다.
아름다워지는 이야기보다 다시 살아보려는 이야기에 더 가까웠다.
​
나는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 정희의 변화였다.
상처가 사라졌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상처가 사라진 뒤에도 자기 삶을 다시 선택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좋았다.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밖으로 나가고, 조금씩 마음을 열고, 조금씩 누군가를 믿어보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또 하나 마음에 남은 것은 거울의 의미였다. 거울은 보통 겉모습을 비추는 물건이지만, 이 책에서는 정희가 잃어버린 삶을 다시 마주하게 만드는 장치처럼 보였다.
정희는 거울을 통해 달라진 얼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숨어 있느라 잊고 살았던 자신의 가능성을 보게 된다.
그래서 거울은 예뻐지는 물건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용기를 비춰주는 물건처럼 느껴졌다.
​
이 책은 현실적인 고통 위에 기적 같은 상상을 얹은 이야기다.
너무 무겁지 않게 읽히면서도 상처 입은 사람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로맨스로,
누군가에게는 판타지로,
또 누군가에게는 회복의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상처 때문에 오래 숨어 있던 사람도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남는다.
​
책을 덮고 나니 완벽한 외출이라는 말이 처음보다 훨씬 다르게 느껴졌다.
완벽한 외출은 완벽한 얼굴로 나가는 일이 아니었다.
불완전한 마음을 안고도 다시 문을 열고 나가는 일이었다.
정희의 외출은 그래서 예뻤고, 아팠고, 응원하고 싶었다.
상처를 가진 사람에게도 다시 사랑이 오고, 다시 행복을 꿈꿀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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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에 거품 물지 않기
이시은 지음 / 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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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처음엔 제목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물거품이라는 말과 거품 물지 않기라는 말이 같이 있으니 가볍고 유쾌한 직장인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웃음 뒤에 꽤 오래 일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허무함과 담담함이 있었다.
​
이 책은 광고 일을 오래 해온 작가의 이야기이지만, 광고업계 사람만 공감할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열심히 준비한 일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애써 만든 결과물이 내가 바란 모양으로 남지 않고, 그래도 다음 날 다시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책이었다.
​
직장생활은 늘 결과로만 평가받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이 너무 많다. 밤늦게까지 고민한 시간, 몇 번이고 다시 고친 문장, 마음에 들지 않아도 결국 해내야 했던 일, 별일 아닌 척 넘겼지만 속으로는 오래 남은 말들.
이 책은 그런 작은 피로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하나씩 꺼내 보여준다.
​
읽으면서 나도 오래 일했던 시간이 떠올랐다. 병원 책임자로 일하던 때, 많은 일을 감당하면서도 늘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퇴근을 해도 머릿속은 계속 일터에 남아 있었고, 마음은 쉽게 쉬지 못했다.
그때는 열심히 사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고, 내가 나를 너무 몰아붙이고 있다는 사실도 잘 몰랐다.
​
지금은 남편과 정비소 일을 하며 또 다른 방식으로 매일 출근하고 있다.
몸은 분명히 더 고될 때가 있다.
덥고 춥고, 손님을 만나고,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예전보다 조금 가볍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얼마나 일에 거품을 물며 살았는지, 또 얼마나 나를 증명하려 애썼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
작가는 일을 너무 진심으로 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안다.
대충하면 덜 아플 텐데 대충하지 못하는 사람.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결국 또 하는 사람. 공들인 일이 물거품이 되어도 그 안에 쏟은 마음만큼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크게 다독이지 않고, 대신 조용히 옆에 앉아주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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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좋았던 건 작가의 태도였다.
실패하거나 지워진 시간을 무조건 아깝다고만 말하지 않는다.
물거품이 되는 일이 자주 와도 다 잊고 담담하게 다시 해보는 사람의 태도가 있었다. 그게 포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 일하기 위해 필요한 마음의 근육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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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직장생활의 피로뿐 아니라 일상에 대한 작은 관찰도 많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함께 일하기 어려운 사람들,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마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기억하는 법 같은 이야기들이 현실적이었다.
회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삶을 버티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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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으며 모든 일을 다 기억하고 붙잡고 살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마음의 용량에도 한계가 있고, 평수도 넓지 않다는 말이 특히 와닿았다.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휴지통으로 보내도 된다는 마음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모든 일을 내 안에 쌓아두면 결국 내가 먼저 지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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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게 조금 늦게 오라고 말하는 장면도 공감됐다.
쉬는 날이 끝나갈 때 찾아오는 아쉬움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아이가 있어도, 나이가 들어도, 해야 할 일이 많아도 휴식은 늘 짧고 출근은 늘 빠르다.
그 현실을 투정처럼 말하는 문장이 오히려 솔직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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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을 미워하라고도 하지 않는다.
다만 일하다가 나 자신까지 물거품으로 만들지는 말자고 말하는 것 같다.
열심히 했던 일이 사라져도 그 시간을 버틴 나는 남아 있고, 닥치면 어떻게든 움직이는 삶 속에서도 내 마음은 지켜야 한다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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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니 출근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도 결국 나를 조금씩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대단한 성취가 아니어도, 오늘 하루를 해낸 것만으로도 충분한 날들이 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알려주는 직장인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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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너무 진심이라 자주 지치는 사람,
공들인 일이 사라질 때마다 마음까지 무너지는 사람,
오늘도 결국 출근하는 자신을 조금은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물거품이 되는 일은 계속 생기겠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까지 거품 물 필요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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