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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사이드 - The Blind Sid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블라인드 사이드. 이 영화를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현실'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블라인드 사이드 란 미식축구에서 '터치라인에 가장 가까운 좁은 지역으로 스크럼, 라인아웃, 럭, 몰 등의 상황에서 백스가 라인을 맞춰 서 있는 경기장의 반대편을 가리킨다.'라고 돼있다. 영화 내에선 쿼터백이 감지 못 하는 사각지대를 가리킨다. 그리고 내 생각엔 영화에서 보여준, 백인들이 미처 감지하지 못 하는 흑인들의 세계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은 그저 운동신경이 뛰어난 흑인이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작품 안에서는 미국 내에서의 인종 차별이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흑인들이 그렇듯) 약물 중독인 어머니와 헤어져 이 집, 저 집을 돌아다니던 마이클 오어는 그 체격과 운동신경으로 미식축구를 하게 되지만 성적 미달로 인해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좌절하던 오어는 리앤을 만나 그에 가정에 녹아든다. 리앤의 도움으로 학업을 계속 하게 된 오어는 경기에 출전하고 압도적인 기량으로 그의 가족들에게 보답한다.

영화를 보며 계속해서 들었던 생각은 정말 '비현실적이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현실'이었다. 이 영화는 1980년대의 미국 풋볼 스타 로렌스 테일러의 실화였다.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이 이야기가 사실은 현실이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며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장면이다. 오어를 받아들였던 것은 단순히 리앤의 생각만은 아니었다. 그녀의 가족들 또한 그를 도왔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특히나 그녀의 아들 S.J는 끊임없이 오어의 미식축구 훈련을 도왔고 그녀의 딸 릴리는 이 무서운(?) 흑인에게 먼저 마음으로 다가왔다. 극 중 흑인들은 의심이 많다. 백인들의 이런 친절은 대부분 그들을 이용하기 위함이었기 때문이었다. 오어가 이런 의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의심을 한 순간에 날릴 정도로, 그리고 관람객이 직접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리앤의 가족들의 행동에선 진정성이 느껴졌었다.
영화에서 흑인은 두 부류로 나뉜다. 흑인들만의 마을에서 살며 이 곳으로 들어갔던 리앤을 위협했던 흑인, 그리고 오어같은 순수한 흑인. 영화는 이 순수한 흑인들에게 주목해야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 하는 사각지대(Blind Side)에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사실 그렇다. 이는 단순 미국 뿐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차별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주기도 한다. 영화에서 보여준 흑인에 대한 차별을 우리 사회로 가져온다면 혼혈에 대한 차별, 장애에 대한 차별이란 이름으로 바뀔 뿐 그것이 차별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런 차별들에 대해 편견없이 다가설 때 차별 속에 숨겨져있던 긍정적인 요소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실제 주인공 로렌스 테일러와 가족들이 나왔을 땐 참 감동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던 그게 현실이었다니.... 영화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단순 메시지만이 아니라 감동까지....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