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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 즐거운 장례식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4월
평점 :
내가 가끔 북극에 가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한건 그저 ‘오로라’때문이였다
언제고 버킷리스트에 ‘오로라를 직접 보고싶어-‘라고 적어두긴 했지만 그런 기회가 닿을지 어떨지 아직은 모르니까 그냥 늘 맘에만 담아둔다
내게는 그저 오로라에 대한 호기심이 먼저였지만,정작그곳이 생활터전이고 그곳이 삶인 북극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까?…
이번에 ‘북극 허풍담1-즐거운 장례식’을 읽으면서 ’진짜 북극의 삶은 어떨까?북극에서 사람이 제대로 살아갈수나 있을까?그런데 북극에 사람이 살긴사나?…’
이런 끝없는 궁금함과 호기심이 조금은 해결된듯 하다
덴마크 태생인 요른릴 작가도 1950년,덴마크의 탐험가 라우게 로크 박사와 그린란드 북동부로 원정을 갔다그리고 북극에 매력에 빠져 그린란드에서 16년이나 지내며 당시의 경험을 책으로 쓰게된걸 보면 사람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그도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그린란드의 매력에 빠져 살게 될지 몰랐을것이고 자신의 글이 북극의 삶에 대한 문명인들의 호기심을 채워줬다는걸 알까?^ㅠ^
이 책은 시리즈물로 총 10권까지 발간 되었고 북극에 살고 있는 사냥꾼들의 삶을 바라보며 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수 있다
책 첫머리에 나온 그린란드지도를 책을 읽는 내내 몇번이고 넘겨 다시 보았다
지역마다 둘,셋 짝을 지어서 서로가 서로을 의지하며 살아사냥꾼들-
멀리사는 다른 사냥꾼을 만나러 가려면 오랜시간 개썰매를 끌고 가는 수고로움을 겪어야 하지만 그정도는 기꺼이 감수하며 달려간다
그러면 멀리서 오는 손님을 위해 술과 음식을 극진히 준비하고 댓가 없이 모두 내어주며 반가움에 그동안 참아왔던 서로의 이야기를 며칠내내 밤새워 나눈다
그렇게 백야와 극야를 보내고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북극의 삶을 살아가고 버티는 사냥꾼들의 삶-
그들의 삶속에서 고독하고 외로움이 뭍어난다
하지만 그 고독와 외로움마저도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이겨내며 살아간다
1년의 한번 들어오는 수송선을 제외하고는 문명의 세계와 단절된 그들이
“저 아랫사람들은 늘 진창 속을 해매.제 할일도 못하면서 남에 일에 참견하느라 바쁘지”
문명과 단절되어 살아가는 그들이 문명 세계에 사는 사람들을 아랫것들이라고 말하며 우리의 삶을 되려 걱정한다
그린란드에서 그들은 모두 사냥꾼이지만 사실은 철학자이고 낭만주의자이며 전직군인도 있고 북극 영웅을 꿈꾸는 젊은이도 있다
우리는 매일을 전투적으로 달려가며 살아가지만 그들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나름의 여유를 즐기고 혹독한 자연에 굴하지 않으며 삶의 본질을 쫒아 단순하게 살아간다
짤막하지만 10편으로 엮어진 사냥꾼들의 에피소드를 읽을때마다 저마다의 사정과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무료한 북극의 삶만 생각했다면 그들이 어떻게 그 삶에 적응하고 살아가는지 잠시나마 옅볼수 있다
잠으로 북극의 삶을 버티는 밸프레드,
젊음의 혈기를 누를수없어 남동풍을 맞고 달리는 안톤,예술가의 영혼을 가지고 수탉 알레산드레와의 우정을잊지 못하는 낭만주의자 헤르베르트 그리고 로이비크와의 끝없는 수다-
허풍스럽지만 지혜로운 비요르켄과 최고의 단짝 낯짝-낯짝의 월귤잼 덕에 죽이 잘 맞게 곰사냥을 하는 두사람의 모습에는 두려움이란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들에게 뭐든 배워가려는 순수한 리스릴-
미스터 요엔손 덕분에 문신의 세계에 빠져든 검은머리 빌리암과 그린란드의 사냥꾼들..모처럼 겨울내내 행복한 순간을 남겼다
사냥꾼을 거부하는 한스 중위를 사냥꾼으로 길들이는 그들 나름의 방법을 보고 있으면 괴짜스럽고 개구쟁이 같은 모습에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엠마를 만들어낸 매스매슨,그리고 엠마를 뺏으려는 검은머리빌리암,엠마를 다시 또 뺏으려는 비요르켄…순진한건지 무지한건지 한편의 코메디같은 그들-
얄이 죽고 죽은이를 위해 즐거운 장례식을 치르는 사냥꾼들의 모습에선 죽은이를 기억하고 추억하고,마치 장례식을 축제처럼 웃고 떠들면서 보낸다 그것이 죽은이를 위한 그들만의 예의이다슬픔을 슬픔으로가 아닌 슬픔을 웃음으로…
물론 살아있는 백작이 잠시 위험했지만 그것조차 위트있게~
시워츠와 레우즈의 화장실싸움을 보고 있자니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을때,아무것도 없었을때가 가장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었고,
마지막 오스카의 왕과 닐스노인,할보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외로움과 고독,삶과 죽음,애증까지 여러감정이 온통 겹쳤보였다
결국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생각,그곳이 문명이든 문명이 아니든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혹독한 추위속,백야와 극야를 반복하는 삶을 상상했다
그리고 동시에 이국적인 자연과 미지에 세계에 대한 경이로움도 떠올려 보았다
이런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적응하며 살아가는 인간이란 존재는 정말 대단하구나 싶은게…
북극여행 참 잘 했다~
p.s)) 솔직히 고백하건데 이 책을 계기로 그린란드에 댜해 자세히 찾아보았다 그동안 그린란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 그저 극지방에 가장 가깝고 빙하로 가득하며 춥고 어둡기에 사람이 살지 않을꺼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국토에 85%가 빙상으로 덮혀 있어도 약 5만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영상 5~10℃까지는 따스한 기온,영하 10℃는 그저 쾌적한 온도로 통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여름철에는 3개월정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지속되며 이누이트라고 불리는 에스키모 인들이 원주민이고 그후 몽골인,알래스카,캐나다,덴마크인들이 이주해서 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