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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신화력 - 나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신화 수업
유선경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평점 :
브이로그를 좋아한다. 희망도 없이 무기력해질 때마다 정갈하게 일상을 가꾸는 브이로그를 보며 반복되는 일상도 좋은 구석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알려준다. 내가 드라마, 영화,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도 같다. 다른 세계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내가 발붙인 현실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싶을 때 책이나 영화를 찾는다. 내가 사는 삶을 낯설게 보는 것이다. 이렇듯 삶의 희망은 낯설게 보기로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나를 위한 신화력>은 신화를 경유하여 우리의 삶에 새로운 조명을 비춘다. 희망이 없다고 느껴질 때에도 신화를 통해 나의 삶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면 숨어있던 희망이 반짝거리고 있다. 제목의 ‘신화력’은 아마 신화로부터 얻는 삶의 동력일 것이다. 한 번도 ‘신화’와 ‘힘’ 이라는 단어를 붙여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신화는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 한 번 빠져들면 며칠을 꼬박 그 생각만 하게 만드는 매혹적인 이야기라고만 생각해 왔다. <나를 위한 신화력>은 신화를 조금 더 우리 삶의 가깝게, 설득력있게 해석하여 신화가 단지 이야기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나를 위한 신화력>에서는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허무를 주제로 고대 신화 속의 영웅 길가메시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나란히 놓인다. 이런 경험은 멀리서 동경하던 존재와 비슷하게 약한 부분을 공유하는 친구가 되는 느낌을 갖게 한다. 또한 신화 속에서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가졌던 인물들은 원래 그런거라고, 해결하지 못하는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고 우리를 토닥여준다.
더불어 <나를 위한 신화력>은 다양한 국가의 신화를 다루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중점적으로 알던 나의 지평을 넓혀 주었다. 나는 이토록 많은 신화가 있었다니, 감탄했고 그 신화들이 조금씩 다 닮아 있어 한 번 더 놀랐다. 성경 속 노아의 홍수처럼 길가메시 서사시에서도 세상을 휩쓸어버린 홍수가 등장한다. 홍수가 올 것을 미리 전달받고 배를 만든 인물도 존재한다. 그토록 다양한 국적의 신화들이 비슷한 내용과 비슷한 교훈을 담고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고 나의 고민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나를 위한 신화력>은 모두가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고민들을 다양한 신화를 통해 재미있게 다루는 책이다. 정신없이 고민상담을 하다보면 우리보다 먼저 살아본 사람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나의 고민에 대한 하나의 답을 내려볼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나를 위한 신화력> 을 통해 조금 침울해져 있던 일상에 활기를 얻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나의 부족함만 보였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고민을 하며 애쓴 자신과 그럼에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내가 보인다. <나를 위한 신화력>은 내가 다르게 보기, 다시 보기를 실천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생각이 한 자리에서 맴돌고 있다면, 어떻게 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 지 모르겠다면 지금이 <나를 위한 신화력>을 펼칠 타이밍이다.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