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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라는 중독
저드슨 브루어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21년 8월
평점 :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다. 깔끔했던 책상이 각종 책과 잡동사니로 어지럽혀지는 것을 볼 때,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말다툼에서 상처주는 말을 했을 때, 늦잠을 잤을 때…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내가 싫을 때는 반복되는 실수이다. 더 이상 실수라고 이름붙이기도 민망한 미루기, 폭식과 같은 나쁜 습관들은 나 자신을 가장 초라하게 만든다. ‘일이 많으면 미룬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다.’ 와 같은 행동 양식을 가진 사람은 비단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불안이라는 중독>은 그 모든 해로운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불안’ 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습관을 가지고 산다. 굳이 고민하고 따지지 않고 하는 일들 덕분에 우리는 하루 일과를 수월하게 마무리해낼 수 있다. 습관은 그만큼 본능적이다. 그래서 고치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나쁜 습관은 나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고쳐지지 않는다. 나쁜 습관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의지를 가져라’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나쁜 습관을 가진 사람도 자신의 나쁜 습관을 끊어내기 위해 노력해 보았다는 것을. 하지만 그게 잘 안되어 더 고통스럽다는 것을. <불안이라는 중독> 에서는 나쁜 습관, 즉 중독의 원인을 불안이라고 꼽는다. 우리가 습관을 반복하는 이유는 일정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폭식하는 습관이 나쁘다는걸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자신의 폭식 습관을 고치자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또 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자괴감에 빠진다. 자괴감에 빠지며 자신은 나아질 수 없을 것이란 불안에 시달린 이 사람은 다시 폭식을 한다. 폭식은 일시적으로 괴로운 상황으로부터 회피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불안은 모든 나쁜 습관의 발목을 잡는다. 그리고 이것은 의지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폭식이라는 습관이 괴로운 순간에서 잠시나마 해방시켜주는 보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이라는 습관>은 습관을 고치기 위해 자신의 감각을 제대로 인지하라고 권유한다. 폭식은 회피라는 보상을 주지만 정말 보상만을 안기는가? 그렇지 않다. 잠깐의 위안을 얻고 난 뒤 폭식을 한 개인은 또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자책과 마음먹은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하락한다. 또한 폭식을 하는 과정 중의 느낌에 집중해보자. 배고파서가 아닌 스트레스 때문에 음식을 섭취할 때 그 음식이 정말 맛있게 느껴지는가. 음식을 먹고 넷플릭스를 켜놓는 경험이 한 덩어리가 되어 잠시 머리를 비워줄 뿐 진정으로 그 경험이 즐겁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습관적 행동을 부수고 조각들을 하나 하나 제대로 감각해야만 우리는 나쁜 습관이 자신에게 실제로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불안이라는 습관>은 진심으로 해로운 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습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개인을 무능력하다고 쉽게 낙인 찍는 현실에서 <불안이라는 습관>은 무엇보다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과학적인 해결책을 건넨다. 습관을 고치지 못해 미워했던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것에서 시작해 실질적으로 자신의 여러 행동 양식들을 개선해나가기에 좋은 파트너가 되어줄 책 <불안이라는 습관> 모두 읽어보시길 바란다.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