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언어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언어는 어떻게 창조되고 진화했는가
모텐 H. 크리스티안센.닉 채터 지음, 이혜경 옮김 / 웨일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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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부분은 깨어있는 동안 엄청난 양의 시간을 언어에 빠져들어 보낸다.

(p.63)

문득 나 자신이 활자중독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루중에 멍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에도 자꾸만 글자를 찾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일까. 언어를 전공하는 동안 만들어진 습관이 이렇게 영향을 끼친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대학생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요즘이었다. <진화하는 언어> 라는 책을 읽으면서 오랫만에 전공을 다시 만난 기분이 든다. 언어를 전공하기 전에도 나는 언어를 좋아했다. 국어는 모국어라 당연하지만 영어나 일본어, 프랑스어라는 존재도 내 삶에서는 산소같이 상큼한 존재였다.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했던 편이라서, 사람들이 대체 어떻게 언어를 습득하는지 궁금해서 언어학을 전공해보고 싶었다.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슨 학자도 적극 추천하셨다는 <진화하는 언어>. 강렬한 빨강 표지의 도톰한 이 책은 코넬대 심리학과 교수 모텐과 인지심리학자 닉의 작품이다. 언어에 대한 이야기만 나올 줄 알았던 책에서 이런표현이 나오면 한동안 넋을 잃고 쳐다보게 된다.

삶이란 작가도, 마지막 공연도 없이 오직 단 한 번의 리허설만으로 끝나는 한 편의 연극과 같아서 설령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어렴풋하게 느껴질 뿐이다.

(p.99)

어렸을 때는 재미로 그리고 멋져보여서 책을 읽었다. 지금은 벌써부터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가끔 생각나지 않아서 책을 읽는다.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의미는 의사소통을 하는 순간 발생했다 순식간에 사라진다.(p.120)' 는 부분에서 이렇게 사라지는 의사소통을 위하여 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10대, 20대 때에는 생각도 못했는데 지나고보니 언어를 젊은이들이 언어를 변화시키고 있음이 보였다. 살아있는 언어이기에 계속 변화한다고 한다. 언어의 쇠퇴에 대해 걱정하는 학자들도 많았다는 부분을 읽으며 언어학개론 시간에 배운 부분 같았다.


<진화하는 언어> 는 언어에 관심이 높은 독자님에게 추천하고 싶다. 당연히 언어학 전공자의 작품일 줄 알았으나 심리학 교수님과 심리학자의 작품이라 처음부터 살포시 충격이었던 책. 그럼에도 어찌 이렇게 깊이 잘 쓰셨는지 언어학 전공자가 나는 뭘 하고 있었는가가 부끄러워지는 책이었다. 종류를 막론하고 언어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진리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였다. 뇌가 언어를 모양짓는다는 신기한 사실도 배운 고마운 책을 만나 기쁜 요 며칠이었다. 이 책을 촘스키를 정말로 존경하던 교수님께 한권 선물해드려야겠다는 결심을 하며 이 글을 마친다.

언어의 질서는 혼돈에서 나온다.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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