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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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이었다. 그 날은 KTX를 타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젊은 시절, 같은 병으로 고생하셨다는 지금은 건강하신 가수 양희은 선생님을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날이었다.  기차에서 내려 걸어오는데 양희은 선생님과 무척 닮은 분이 보였다. 엄마와 걸어가던 나는 엄마에게 "엄마, 저분 양희은 선생님이랑 비슷하시다." 라고 이야기하는 순간이었다. " 저 양희은 맞아요" 밝게 웃으시며, 나에게 말씀해 주셨다. 엄마의 절실한 궁금증을 그 짧은 시간 풀어주신 양희은 선생님.  콘서트가 있으셔서 급히 택시타고 가셨지만, 짧은 시간에도 진실한 상냥함을 잃지 않으셨던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 마법 같은 날을 선물해 주신 나의 스타 양희은 선생님이 에세이를 쓰셨다길래 팬심 가득한 나는 그 책을 읽었다. <그러라 그래> 그것도 영광스럽게 친필 사인본으로 말이다. 

 
<그러라 그래> 는 나의 스타 양희은 선생님의 일기장 같았다. 제목도 어찌 이리 쿨한 지, 양희은 선생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만 같았다. 나이에 대해 쿨한 모습도 좋고, 인스타에서 보았던 친해지고 싶은 강아지를 좋아하시는 모습도 좋았다. '오래 묵은 사이' 라는 부분을 읽을 때는 내 이야기 같아서 살짝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다시 가수 양희은 선생님의 노래를 콘서트에서 들을 수 있는 그 날이 어서 오길 바래본다. 

사십 대가 되니 두렵고 떨리게 했던 것들에 대한 

겁이 조금 없어졌다.

어느덧 칠십. 대체 무얼 하며 이 좋은 날들을 보냈나? 

(p.18)

 
<그러라 그래> 는 평소 가수 양희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독자님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침마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구슬 굴러가는 목소리의 그분이 옆에서 조곤 조곤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나이가 들면 이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평화로운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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