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부르는 이름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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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도중 짝사랑하던 여자에게 두번이나 퇴짜맞은 무용담을 실컷 늘어놓던 썸남. 나는 대체 여기에 왜? 무엇을 위해 왔는가? 를 한참 생각하게 만든 씁쓸한 만남이었다. 그러고 집에 와서 인터넷을 하던 중 '과연 30대의 사랑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엄청 꽂혀 있던 나를 읽게 만든 책 <가만히 부르는 이름>

서른 중반이 되면서 이제는 정말 소중히 할 수 있는 것들만 조금 가지고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p.10)

  

원래 좋아하는 작가님이어서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했는데 주문했더니 덜컥 저자 싸인본을 받아버려 심쿵했다. 단풍같은 색 바탕에 느낌있는 글씨체의 주인공 임경선 작가님이 저기에 사각 거리면서 글을 썼다는 말인가. 가성비를 따지는 나이지만 두꺼운 전공서적에 질려서 그런지 어떤 날은 작고 얇은 책이 이토록 좋을 수가 없다.

세월의 흐름에 말문이 막혔다.

수진은 다다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어른의 나이를 자신이 갖게 된 게 신기했다.

(p.26)

  
<가만히 부르는 이름> 은 처음엔 참 어여쁜 고수진과 혁범의 사랑 이야기로 시작했다. 두 사람의 사랑하는 모습을 묘사 해놓은 부분을 읽으며 나도 저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한탄이 나올 정도로 몇 줄 안되는 문장에 야릇함이 느껴졌다. 대체 침대에서 저런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남자가 존재하긴 하단 말인가. 그러다가 누구나 그렇듯이 이 아름다운 커플은 이별이라는 계절을 맞이했다.

달릴 때는 누구나가 혼자였다.

혼자가 혼자들을 스쳐 지났다.

그 누구도 서로를 안스러워하지 않았고 그것이 수진에겐 작은 위로가 되었다.

(p.49)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게 무슨 가치가 있었을까. 결국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자신이 스스로를 몰아세워 본래의 나를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은 것이 아닌가.

타인에게나 '좋은' 사람이었지, 

스스로에겐 조금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p.124)

주말이 언제 지나가는지 잊어버리게 만든 소설 <가만히 부르는 이름>. 30대 사랑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짜릿하다가도 씁쓸해지는 미소가 지어졌다. 마치 친구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 같아서 후딱 읽어버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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