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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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등 떠밀려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다는 듯이 살아가는 게 아닌 자기 의지에 따라 살기로 결정하고 당장 지금 이 순간부터 자신의 시간을 살아내라는 것.

(p.274)

'나는 앞으로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살아갈 생각이다' 는 문장을 읽으며 마음이 뭉클해진 책 허지웅 작가의 <살고 싶다는 농담>. 베프가 좋아하는 작가님이지만 나는 그의 책은 처음이다. 그런데 이번 책은 왠지 읽어보고 싶었는데 운 좋게 가제본 서평단에 뽑혔다. 책의 시작부터 그는 그가 항암을 하며 겪은 생생한 경험을 적어내었다. 덕분에 잊고 있던 지나간 내 투병 경험이 생각 날 정도로 묘사가 탁월했다.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벌어질 일이 벌어진 거다. 

그러니까 괜찮다.

(p.57)

나도 한창 아플 때 이런 사람들이 나를 아프게 한 것이 아닌가 하고 그들을 원망할 때가 있었다. 결국은 용서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서른 살 이후로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걸 시도해 본 기억이 없다... 그동안 쌓아왔던 경험치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다시 시작할 때다.'(p.47) 을 읽고 나도 그동안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일을 올해는 하나 해보기로 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렇게 나이스한 아이디어를 작가들로부터 얻을 수 있어서 좋다. 그의 아이디어가 또 좋다고 생각한 것이 <굿와이프> 라는 드라마를 보고 인생의 일곱 장면을 골라내는 생각을 했다는 점이다. 나도 내 생의 마지막에 일곱 장면을 선택한다면 무엇을 올려야 할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당신 옆에 있는 그 사람은 조금도 당연하지 않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무언가를 깨닫는 데는 늘 큰 비용이 든다. 무려 암에 걸리고서야 그걸 알았냐고, 그러게 말이다.

(p.109)

  
뜨거움은 삶을 소란스럽게 만들 뿐 정작 단 한번도 채워주지 못했다. 그렇게 한번 살아봤으니, 더 살 수 있게 된다면 전혀 다르게 살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운이 좋았다.

(p.124)

허지웅 작가의 <살고 싶다는 농담> 은 그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 같다. 여지껏 그의 글을 읽었던 독자들이라면 요즘 하는 그의 생각의 변화를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가독성이 좋은 책이라 받자마자 엉덩이를 떼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다시 일상으로 꿋꿋히 돌아온 허지웅 작가님에게 박수를 보낸다. 힘든 항암 견딘다고 수고하셨어요. 앞으로는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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