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 8세, 18세, 22세에 찾아온 암과의 동거
손혜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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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번 죽었습니다> 제목이 슬퍼서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을 했던 책이다. 소설인 줄 알았는데 논픽션이었다. 초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 중에 얼굴이 유난히 하얀 그녀가 있었다. 막연히 얼굴이 하얘서 부럽다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 친구는 백혈병으로 고생 중이었다. 어려서는 그 병이 그냥 감기 같이 걸렸다가 없어지는 아무것도 아닌 것인 줄 알았다. 사춘기 때가 되어서야 다른 친구를 통해 안부를 들었는데 이미 그녀는 먼 곳으로 떠났다고 했다.

시련이 없는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지만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건지. 

불운을 막을 힘이 내게는 없었다.

(p.162)

 
<나는 세번 죽었습니다>의 주인공은 8살부터 소아암을 시작해서 그 후에도 남들은 힘들다는 암을 두번이나 더 넘긴 승리자였다. 보통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많지 않다. 나도 최근 수술할 기회가 있었는데 수술장에 들어가기 전에 그토록 심정이 복잡했었다. 대한민국 의사들에 대한 무한 신뢰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은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수술장에 들어간 후 그대로 눈을 못 뜰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 아닌가. 나도 병원 생활을 했을 때,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싶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세번 죽었습니다> 의 저자는 세 번의 고비를 넘긴 인간 승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그녀의 힘든 생존에는 의미가 있을꺼라는 생각도 같이 했다.

 
<나는 세번 죽었습니다> 라는 책 제목에서 받았던 편견 때문에 읽을까 말까 망설였던 걸 후회하게 되었다. 인간은 존재 자체의 의미를 가진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었다. <나는 세번 죽었습니다> 의 저자는 '나는 세번 태어났습니다'의 장본인이다. 행운을 많이 가지고 태어난 그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세번 죽었습니다> 는 자칫 평범해서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 삶과 죽음의 그 길에 서 있지 않은 독자들에게 생명의 소중함,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책이 될 수 있기에 추천한다.

무엇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내 생명의 이야기에 설레고 

오늘 살아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p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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