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감정 중에 가장 강력한 감정입니다.' (p.29) 불안이라는 감정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 없을 지도 모른다. 난 불안한 감정을 너무 자주 느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한 때 시험을 과하게 자주 응시했으며,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 스스로를 놓았었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감정과 심리학에 관심이 높았던 것 같다.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에서 범죄자에게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뇌의 일부분을 절제하는 수술을 했다고 하길래, 어쩌면 나도? 하면서 흥미롭게 읽었다. 결과는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서 더이상 그런 시술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슬픔과 우울함의 차이는 비슷한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었다.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에서 우울한 사람은 병원에 가고, 슬픔을 느끼려고 영화관을 간다(p.32)는 문장을 보고 두 단어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가 있었다. 프로이트가 얘기하듯이 '우울이라는 것은 의미있는 대상의 상실'(p.36)이라는 말을 읽을 때 멋지다고 생각했다. 내 머릿속에서 다 느끼고 있는 것이 뒤죽박죽 되어 있는데 이렇게 클리어하게 문장으로 만들어 내시는 분들을 보면 진짜 존경하면서 뭔가 사이다를 먹은 시원한 느낌이 든다. '강박적인 스케줄이 지배하는 기차를 잠시 세우고 역 주변을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251)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의 저자는 박한선 박사님으로 의과대를 졸업하고, 인류학으로 서울대에서 박사를 공부한 분이다. 그 덕분에 인류학적인 측면과 정신과학적인 부분을 복합해서 우리의 마음이라는 감정이라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이분이 강렬한 제목이라 기억하고 있었던 <내가 우울한 건 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의 저자셨다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워'편에서 격하게 공감했다. 사람과의 만남에서 거절이 두려워 혼자 있기를 택하고, 발표에 실수를 할까봐 차라리 결석하는 나같은 사람을 묘사해놓았다.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을 어쩌다 만나면 포텐터지는 나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자체로 위로가 되었다.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에서는 우리가 쉽게 안좋은 감정, 부정적인 감정이라 생각하는 것들을 따스한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냥 무턱대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라는 책이 아니다. 상세하고 논리적인 설명으로 우리에게 그 마음들을 보듬어 줄 수 있게 해준다. 가독성이 좋은 건 뽀나스~라고 할까. 글 소화 잘되게 쓰신다. 심리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에게 꼬옥 한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