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작가 줄리언 반스님이 새로운 소설을 썼는데, 바로 <연애의 기억> 이다. 솔직히 표지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엠마왓슨 같아보이는 여자의 포즈가 보라색 바탕위에 있어 내눈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나를 사로잡는 문장이 있었는데,

"사랑을 더 하고 괴로워하겠는가,
아니면 사랑을 덜 하고
덜 괴로워하겠는가?"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는 걸. 모든 사람에게. "
(p.75)
"무슨 문제든. 너하고 있으면
늘 안전하다는 느낌이야."
(p.81)

성숙한 나이의 여성이 사랑에 빠진 상대방 남성에게 하는 말.역시 유명한 소설은 문장들이 주옥같다.

"우리 모두 그저 안전한 장소를 찾고 있을 뿐이야."
(p.88)
"사랑은 탄성이 있어. 희석되는 게 아니야. 늘어나. 줄지 않아. 따라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
(p.102)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 사랑을 나누는 여성이 주인공에게 하는 말.

"사람들이 너에 관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마."
(p.133)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나중에 오는 것이고,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현실성에 접근한 것이고,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심장이 식었을 때 오는 것이다."
(p.141)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심장이 식었을 때 오는 게 맞는 것 같다. 사랑하고 있을 때는 콩깍지가 씌여서 그런지 분별력 있는 생각이 들지가 않는다.

 

 

 "첫사랑은 삶을 영원히 정해버린다."
(p.136)

           

정말 사람들이 첫 단추를 잘 끼워야한다고 말하는데 딱 맞는 말이다. 첫사랑의 기억에 따라 나중에 만나게 되는 사랑도 어떤가가 결정 되는 것 같다. 나도 어떤 이에게 좋은 기억에만 남는 첫사랑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소설은 진도가 확확 나간다. 다른 소설 책은 등장인물의 이름 기억하는데 몇일이 걸렸는데 나오는 주인공이 단촐하다.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 여성에 포커스를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읽으면서 내가 사랑에 빠졌을 때의 기억도 생각이 났다.
저번에 소설가 김영하님의 강연을 들었는데 소설을 통해 배울 점은, 비극적인 주인공들의 삶을 보며 만약 내가 저런 입장이라면 하고 배울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소설에서 현실에선 비윤리적인 사건을 그려 놓음으로써 사람을 더 관대하게 해준다고 했다. 강의를 듣기 전의 나라면 '아니 소설 내용이 뭐 이렇지? 윤리적이지 않자나'하며 몇장 읽다가 책을 덮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이 주인공의 삶을 보며, '저렇게 인생을 산 사람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며 마지막으로 가면 갈 수록 안타까웠다. 그리고 사랑이 뭐길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때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주인공의 인생도 내 인생도 바뀌지 않았을까? 사랑의 추억을 저렇게 아름답게 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책이다.
<연애의 기억>은 사랑을 해본 추억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감각적으로 묘사해놓은 감정표현을 읽으며 자신이 겪은 사랑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감성이 요동치는 가을에 꽤 어울리는 <연애의 기억>이었다.

 

 

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에서 도서를 소개받아 주관적으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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