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청년 연암’에게 배우는 잉여 시대를 사는 법
고미숙 지음 / 프런티어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꿈이나 목표 따위는 필요없다.
반드시
이루어야 할
소명 따위는 없다.
삶에는 본디 어떤 의미도 없다.
삶은
오직 사는 것
그 자체만이 목표다. (p.250)"

 

언젠가부터 나는 목표지향적인 사람이었다. 반에서 1등을 하면 전교 몇등을 해야하고, 전교1등을 하면, 전국구에서 놀고 싶고... 그렇게 숫자에 중독되어 살아오던 어느날,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부터 '왜 사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난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이었다. 잘하는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꿈이 없는 자의 기분이란 비참했다. 아직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꿈이 있는 사람이 무지 부럽다.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를 읽으며, 고미숙 박사님이 그런 나에게 '꿈 없이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것 같아서 좋았다.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 책이 아닌데도 치유받는 느낌. 몇년 전 <동의보감> 책을 읽으면서부터 고미숙 박사님의 문체에 매료되어서, <열하일기>를 비롯해 박사님 책을 몇권이나 책장에 쟁여놨었다. 그리 애정하는 박사님이 내가 지금 처해있는 신분인 '백수'에 대한 책을 내셨다 하길래 꼭 읽고 싶었는데, 소원 성취했다.


나는 지난 세월, 한때 200만원 벌면 300만원을 스트레스를 푼다는 명분으로 쓰기도 하는 과한 소비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난 덕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지금은 백수로 휴식기를 가지는 중이다. 소중한 이 시절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분의 의견을 듣게 되다니, 밤새도록 한장 한장 넘어가는게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었다.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책을 받고 하루종일 심장이 그리도 두근 거릴 수가 없었다. 고 작가님의 백수에 대한 의견이 긍정적이라서 더 좋았다. 백수가 미래라니!


연암 박지원이 그렇게 멋진 인물인 줄 고등학교때는 미처 몰랐다. 그저 <열하일기>를 쓴 유명한 사람인 줄만 알았다. 연암이 백수인 줄도 그땐 몰랐다. 연암의 친구에 대한 의견도 완전 멋져서 형광펜 쫙쫙. 자발적 백수를 선택한 연암, 동시대에 살았더라면 그 분에게 반했을 것 같다.
백수의,
백수를 위한,
백수에 의한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책은 백수 입문서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이왕 백수가 된다면, 백수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아니 대한민국 모든사람에게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를 꼭 추천하고 싶다. 이 책과 함께라면 언젠가 다가올 당신의 백수시절도 우울하지만은 않으리라. 앞으로 누가 나에게 '당신의 인생 책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라고 답할 것이다. 언제 탈출할 지 모르는 백수기를 이 책과 함께 멋지게 보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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