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랜드 - 가짜가 진짜를 압도하는 세상, 그 도발적인 500년의 이야기
커트 앤더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지구상에 존재했던 모든 문명과
아마도 물고기를 제외한 생물 모두가
전부 홍수에 쓸려 멸종됐다고
믿는단 말입니까?"
이 질문은 브라이언에게 던지는 대로의 질문이다. 이에 '그렇다'고 답하는 브라이언.

"중국의 고대문명이
최소한 6000년, 7000년 전에 존재했다는 사실은 정말 모르는 겁니까?"
이에 브라이언은 '모른다'고 답했다.(p.203)
이걸 읽는 내가 화들짝 놀라게 되었다. 나는 신생 기독교인이다. 원래는 불교를 믿었지만 어떠한 계기로 몇십년이 지나서야 기독교를 믿는 중이다. 처음에는 굉장히 비판적인 시각으로 아담과 이브나 대홍수나 내용들이 다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성경의 내용들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중이다. 그런 중에 이 책을 읽으니 또 내가 언제부터 비판적 생각없이 믿고 있었던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장장 700페이지에 '이걸 언제 다 읽는단 말인가?' 가 첫인상이었다. 그러나!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가는 것이다. 특히 지금의 미국이 왜 트럼프를 그리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 이유에 대해 나와있다. 나도 이해가 안되는 한 사람 중에 속하기 때문에 꼭 읽고 싶었다. 그걸 더 읽고 싶었는데 종교에 대한 광신적인 미국의 모습에 대해 재밌게 적혀있어서 '맞아. 맞아(나 미국인임?) 이러며 신나게 읽었다. 근데 종교이야기가 많이 적혀 있어서, 이거 반 기독교 책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근데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부정할 수가 없네. 방언에 대해 적어 놓은 부분은 정말 재밌다. 더불어 책의 저자인 커트 앤더슨이 '광신자'가 되지 말라고 나에게 자꾸만 이야기해주어서 좋았다.
커트 앤더슨은 미국인들에게 환상 중독자라고 했는데 한국에도 그런사람들은 있다고 생각한다. 헤어지고도 아직도 사랑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연락하는 사람들은 다른의미의 환상에 빠진 건 아닐까? 사족이지만, 헤어지고 연락은 안하는게 서로에 대한 예의다. 세상엔 생각보다 '한번 아닌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시 판타지랜드로 돌아가서, 판타지하면 떠오르는 '디즈니랜드'. 미국이 디즈니랜드를 만든건 진짜 기가막힌 신의 한수다. 나도 아직 미국에 있는 건 방문하기 전이지만, 일본에 있는 디즈니랜드를 방문했을때 10대시절까지 아니 어쩌면 방문하면서까지도 가졌던 나의 소녀 감성을 자극하기엔 충분한 곳이었다. 일본이 이정도인데 미국은 더 기대된다. 근데 이 책의 저자, 미국적 유물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디즈니랜드에 대해 엄청 공감하고 있는데 라스베가스로 넘어간다. 화술이 대단하신 분이다.
또 종교이야기로 넘어간다. 미국은 기독교 빼면 할말이 별로 없는 나라인가보다. 50년대에 노먼 목사가 '긍정적인 사고의 힘'이라는 책을 내서 베스트셀러에 올렸다고 한다. 내가 초반에 한창 조엘 오스틴 목사의 그와 비슷한 책에 매료되었었던 생각이 났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역사는 되풀이 된다랄까.


60년대 나온 게슈탈트 기도문
"나는 내 길을 가고
당신은 당신 길을 간다.
나는 당신 기대에 맞추기 위해
이 세상에 있는게 아니고,
당신은 내 기대에 맞추기 위해
이 세상에 있는게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고 나는 나다.
어쩌다 우리가 서로를 알아본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리라.
하지만 그렇지 않다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p.278) 이 문장을 읽고 나는 인생의 문장을 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게슈탈트 치료방식이 미국 사회와 문화가 만들어지는데 거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인들이 그토록 개인주의였다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현대 미국인을 철학적으로 역사적으로 분석하는  <판타지랜드>는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충분 하다고 말할 수 있다. <판타지랜드>는 정치적, 사회적인 현상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기독교에 관한 지식은 덤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괜히 된 것은 아니다. 다 읽고 난 지금도 뇌가 춤추는 것 같은 기분, 느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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