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사냥꾼을 조심하세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
콜린 맥노튼 글 그림, 전효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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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안지는 오래되었지만 생각보다 글의 양이 많아 아이에게 매일 책을 읽어주는 엄마로서는 부담되는 책이라 미루고 있다 이제 애가 여섯 살이기도 하고 워낙 내용이 좋아 얼마전에 구입하게 되었다. 책을 사는 그날 바로 두 번이나 읽어달라고 해서 애를 먹었다. 아이는 책 표지만 보고도 관심을 나타냈다.

표지의 녹색 나무 거인은 보기에는 덩치가 커서 사납고 무서울 것 같지만 실제는 하나도 그렇지 않다. 책 속에 등장하는 꼬마와 마주칠 때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무척 순수하고 순진하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나무 거인은 사람들이 자꾸만 자연을 훼손하고 숲을 없애는 바람에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그러자 사람들은 사냥꾼을 풀어 거인들을 모두 없애게 한다. 그래서 쫓기고 쫓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림동화로 유아들이 볼 수 있다고 분류되어 있지만 초등전학년이 봐도 무방한 것 같다. 이 나무 거인이 쫓겨다닐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은 결국은 인간이다. 우리의 이기심과 자연에 대한 무관심, 무조건적인 발전에만 눈이 어두워져 있는 동안 숲과 나무는 이렇게 떠돌이가 되어야 하는 신세를 만들었을 것이다. 굉장히 어려운 주제를 단순한 그림과 이야기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해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린 아이라도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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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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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서 작가에 대해서 소개 되어있는 글을 항상 읽는데 파트리크 쥐스킨트라는 작가가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책을 쓰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작가는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고 한다. 그 모습이 바로 이 책의 좀머씨와 닮아있는 듯 하다.

책을 읽는 내내 과연 이 좀머라는 사람은 왜 그렇게 끊임없이 걸어야만 하는가,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사람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아직은 부족한 탓인지 진심으로 이 사람의 심리가 이해되지는 않았다. 단지 주인공 아이가 피아노 선생님에게 심하게 모욕을 당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원망하며 나무꼭대기에 올라가 자살을 시도하려고 할 때 들은 좀머씨의 한숨소리 아니 신음소리와 폭우 속에서 길을 걷고 있는 좀머씨에게 차에 타라고 아버지가 이야기했을 때 그러니 그냥 놔 두라고 한 말을 보면 삶에 지치고 모든 것에서 소외당하며 고통 속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이 보였을 뿐이다. 그가 택한 것은 결국은 죽음이었다.

도대체 어떤 고통이 그 사람을 죽음으로 몰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해 보게 한다. 주인공 꼬마 아이가 피아노 선생님에게 모욕을 당하고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하여 분노를 터뜨리고 나니 속이 좀 후련했듯이 힘들지만 금방이라도 죽을 듯이 고통스럽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또 아물며 삶의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꼬마 아이는 좀머씨가 죽는 장면을 목격한 유일한 사람인데 끝내는 그의 죽음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다 자라 성인이 되어 아주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 이야기를 들은 나는 가슴이 짠해지면서도 마음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이게 바로 이 책의 매력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순수하면서도 마음이 아픈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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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증보판 리라이팅 클래식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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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박지원은 학교 다닐 때 국사 시간에 배운 18세기 후반의 실사구시를 주장한 실학자, 북학파의 한 사람 정도였다. 그리고 그가 쓴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양반전, 허생전, 호질 정도를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박지원의 외모부터에서 고정관념을 깼다. 위에서 말한 것 같은 일을 한 사람이라면 뭔가 날카롭고 샤프할 것이라고 생각한 나의 생각이 완전히 엉터리였다. 박지원은 뚱뚱하다 할 정도로 풍채가 크고 성격 또한 호탕한 사람이었다. 그런 외모만큼이나 글도 유머가 있고, 재치가 넘쳤다.

사촌형을 따라 중국 기행을 따라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듯이 자유롭고 호방하게 행동하는 그의 기개를 보며 나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감성이 어쩜 그렇게 살아있는지.......박지원은 여러 사람의 비문을 많이 써 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누나의 비문은 내 가슴을 아프게도 했다. 어린 시절 누나의 모습을 생각하며 누나의 죽음을 절절하게 슬퍼하지도 않으면서 적어내려간 비문이 마음에 남았다. 조금은 어려운 책일지 모르지만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읽어내려가면 박지원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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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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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하는 가장 원론적인 삶의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읽지 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읽어 보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저녁 단숨에 책을 다 읽었지만 두고두고 다시 보고 싶은 책이었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걸린 병으로 더 유명한 루 게릭 병을 앓고 있으면서 하루하루 죽음이 눈앞에 다가오는데 어쩜 이렇게 답답하게 삶의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는지 그 모습에 가슴이 찡하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왠지 모리 선생님의 이 모습이 천상병 시인이 나 하늘로 돌아가리,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이라고 싯구로 시작하는 귀천을 생각했다. 삶을 그렇게 한 차원 높은 가치관으로 바라볼 수 있는 모습에서 감동을 느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나의 모습은 바로 미치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돈을 좇아가고, 물질적으로 경제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가질려고 하루하루 소중한 것을 잃고 바쁘게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바로 미치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미치는 그래도 아주 행복한 것 같다. 자신을 끝까지 믿고 이해해주고, 인정해 주는 멋있는 스승이 있었기 때문에....

참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쓰여있어 쉽게 읽히면서도 가슴이 자꾸만 그 잔잔함이 남는 좋은 책이다. 그러면서도 내 삶을 되돌아보고, 좀더 올바르게 살 수 있도록 경계하는 책인 것 같다. 마지막 수업이었던 화요일 모리 선생님이 미치의 손을 잡고 자신의 심장에 갖다 댈 때는 살아있는 것이 이런 것인가, 죽음이 바로 코 앞에 와있는데 얼마나 두려울까 하는 생각이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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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지겨워 난 책읽기가 좋아
수지 모건스턴 지음, 장 클라베리 그림, 조현실 옮김 / 비룡소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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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의 엄마와 아빠는 지나칠 정도로 문화중독증에 빠져있다. 그래서 자기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루브르 박물관에서 하루의 많은 시간을 보내고,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젖을 먹는 등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 아빠의 문화중독증 때문에 그 환경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꼬마아이가 한 명 있다. 이 꼬마는 엄마, 아빠와는 달리 박물관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박물관에서 일부러 쫓겨나기 위해 바닥에서 스키를 타고, 달리기를 하고 야외 조각 전시장에서 재주넘기를 하는 등 박물관용 올림픽 경기를 만들어 자신만의 재미를 찾아 간다.

그런데 어느날, 이 박물관에 있는 미술 작품들이나 전시품들이 모두 죽은 사람들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 살아있는 화가를 보기 위해 화랑에 가기도 한다. 그리고는 이 꼬마는 엄마, 아빠가 그토록 박물관에 열심히 다니면서도 자신의 집 벽에는 누렇게 바랜 복제품 외에는 걸려 있는 게 없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생일날 대단한 것을 계획한다. 바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전시하여 자신의 방을 박물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엄마, 아빠에게 초대장을 주고 입장하게 하여, 자신이 쓰던 이불, 인형 등의 물건을 의미있는 물건으로 만들어 놓는다. 문화를 알고 박물관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면서 형성하고 있는 이 모든 것도 하나의 문화가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것을 어린 꼬마가 벌써 깨달은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혹 무엇에 중독되어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나 되돌아 보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도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옛날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교육적으로도 좋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박물관에 데리고 가는 일이 많을 것이다. 그때 혹 우리 아이는 이 꼬마같지 않을까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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