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 서른 살 빈털터리 대학원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공부법 25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효진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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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 사이토 다카시

 

  메이지대학교 교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TV 생방송을 맡은 진행자, 기업 또는 학교의 초청 강연을 하는 강사. 이것들만 해내도 정말 대단한 사람이죠. 저자는 여기에 더해서 절대 빠뜨리지 않고 매일 책을 읽습니다. 상당히 다작을 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벌써 베스트셀러로 소개된 책도 많죠. 자기계발서를 위주로 쓰지만 경제·경영서, 인문학, 가정 살림, 육아, 문화·예술, 역사 등 다방면에 걸쳐 왕성한 지식을 자랑합니다. 작은 피터 드러커 같은 느낌이랄까요? 피터 드러커가 너무 거대해서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라면 저자는 친근해요. 아주 책을 쉽게 쓰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는 이유를 저는 여기서 세 가지 찾았습니다.

  첫째, 스트레스 해소에 좋습니다. 우리가 하와이나 세부 등으로 휴가를 간다면 거기서 무얼 할까요? 휴양지니까 스트레스를 풀려고 각종 스포츠를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겠죠. 거기에서 느긋하게 독서를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우리나라 사람은 휴가를 가서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좀 보이죠. 느긋한 걸 꺼려합니다. 반면 외국 사람들은 휴가지에서 독서를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봅니다. 독서가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거든요.

  둘째, 보다 넓은 세상을 보게 해줍니다. 이 세상은 정말 우리가 아는 만큼만 보입니다. 내가 늑대소년으로 태어났다면 늑대만큼만 세상이 보일 것이고,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세상이 더 음악적으로 보이며, 경영자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세상이 좀 더 경영학적으로 보이겠죠. 사고를 확장시켜야 하는데 이 방법은 직·간접 경험밖에 없습니다. 모든 세상을 경험하기에는 시간적, 공간적으로 불가능하죠. 대부분은 간접 경험에 의할 수밖에 없어요. 이 간접 경험에 가장 좋은 것이 독서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사고의 확장을 언어에 연결했습니다. 인간의 생각은 머릿속에서 언어로 치환되며, 개인이 가진 사고의 확장 정도는 그 사람의 어휘와 문장 구성 능력이 결정한다는 거죠. 그렇다고 어휘가 부족하면 생각을 풍부하게 할 수 없다.’는 식의 말은 너무 앞서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휘가 풍부하면 사고를 확장하기에 유리하긴 해요. 단지 그 뿐.

  셋째, 사람을 변화하게 해줍니다. 우리는 모두 어제보다는 발전된 삶을 살아가려고 발버둥을 칩니다. 아무리 게을러 보이는 사람도 어제보다 후퇴하고 싶은 사람은 없죠. 더 건강한 몸을 가지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거나, 지금까지 배웠던 영어를 조금 더 잘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막상 실천으로 옮기려면 쉽지 않아요. 인간은 대부분 변화를 거부하니까요. 책을 통해서라면 이런 변화가 쉬워집니다. 다이어트 성공사례만 봐도 힘이 솟는데 어느 한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경험한 걸 알려준다면 더 큰 도움이 되죠.

  저자는 이런 면에서 제목을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달았습니다. 독서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장점이 있어요.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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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을 휩쓴 열정 - 현대차는 중국에서 어떻게 성공했을까
백효흠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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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을 휩쓴 열정 - 백효흠

 

20121, 중국의 국영 <CCTV>가 선정한 올해의 차로 YF 소나타가 선정되었습니다. 고급차 부분에서도 YF소나타는 올해의 최우수상을 받았네요. 중국에 벤츠, BMW, 폭스바겐 등 쟁쟁한 메이커들이 즐비함에도 이렇게 선전했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저자인 백효흠 사장은 경남 고성군 출신입니다. 농촌에서 농사를 잘 지을 고민을 하던 사람이죠. 서울에 올라와서 직장을 구한 이유도 농자금을 마련하려고 상경했습니다.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겠다는 생각이었던 거죠. 서울에서 마땅한 일자리가 없자, 현대 자동차 영업직에 들어가 승승장구합니다. 수습사원, 사원, 주임, 수석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대우, 부장, 이사대우,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베이징현대 사장, 현대자동차 사장, 고문을 순서대로 역임하며 16번의 승진을 합니다. 이 정도면 샐러리맨 성공 신화죠. 가능성으로 따지면 0.001% 정도 될까요?

최근 백효흠 사장 소식을 좀 더 알아봤습니다. 영업사원 출신 사장으로 성공신화를 썼던 백효흠 베이징현대자동차 사장이 취임 1년 만에 퇴임했네요. 신화적인 기록을 세운 사람이라 그런지 인사에 대한 논란이 좀 있습니다. 더 잘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힌 후에 갑자기 사퇴했기 때문이죠. 건강상의 이유라면 그럴 수도 있긴 합니다.

중국은 세계적으로도 엄청나게 큰 시장입니다. 중국 내의 시장에서 탑 10에만 들어도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에요. 중국은 우리나라 대비 면적 43, 인구 27배나 됩니다. 중산층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 투자하기에도 매력적입니다. 당연히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큽니다. 현대자동차 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군침을 흘리겠네요.

백효흠 사장이 중국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베이징 현대는 희망이 없다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다닐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야침차게 준비했던 NF 소나타도 부진했고요. 우리나라에서 하던 방식을 적용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중국에서는 방문판매 영업을 법으로 금지하거든요. 법으로 금한다 해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죠. 결국 해결책은 차별화밖에 없습니다. 다른 제품보다 현대자동차를 선택할 이유가 필요합니다. 영업사원들 교육, 현지화, 시장 대응, 문화·스포츠 마케팅, 근로자들의 노력이 어울어지면서 경쟁력을 키웁니다. 마침내 2009년도에 57만대 판매라는 대기록을 세웁니다. 올해의 차로 YF 소나타가 선정되기도 했죠. 그 전해인 2008년 판매량은 29.5만 대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예상량은 전년 대비 7~8% 마이너스일 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도 쾌거입니다.

성공을 하면서 위기도 많이 뒤따릅니다. 백효흠 사장의 아내가 악성종양에 걸립니다. 가족이 아프면 다른 어떤 성공인들 위안이 될까요. 한국 기업인 A타이어가 CCTV에 고발됩니다. 같은 한국계 기업이니 현대자동차 이미지에도 타격이 크죠. 2009년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기본적으로 영업 및 정비 인력이 따라주지 못하는, 즉 기반 조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급격한 성장을 하면 오히려 문제에요. 많은 CEO들이 성장도 조절하라고 말하는 이유겠죠. 설상가상으로 공장에 화재가 발생합니다. 정말 대단한 게, 4일 만에 공장을 재가동했다는 점입니다. 모든 직원들이 일치단결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이 있었네요. 역시 사업에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말로만 들었던 현대자동차의 중국 성공기를 사장 본인의 입에서 듣는 책이에요. 약간 두루뭉술함이 느껴져 아쉽지만, 당시의 현장감이 책 곳곳에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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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주식투자에 선물옵션을 더하라
조범동(조선생) 지음 / 미래지식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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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옵션을 더하라 - 조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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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하지 말자가 가훈인 집이 있답니다. 그만큼 주식은 위험성이 높고 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죠. 이 주식보다 더 무서운 게 있으니 바로 선물거래와 옵션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지금 당장 주식투자에 선물과 옵션을 더하랍니다. 그래야 주식투자로 성공을 한답니다.

  선물거래는 우리가 잘 아는 현물거래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현물거래는 돈을 주고 물건을 즉시사는 거죠. 그러나 모든 거래가 현물거래로 이뤄지지는 않죠. 냉장고에 넣어둘 만두를 지금 사 뒀지만 새 냉장고가 10일 후에 배달된다면, 만두도 10일 후에 배송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죠. 10일 후에 만두값이 올랐다 하더라도 그때의 시장가격과는 상관없이 결재하기로 한 금액으로 삽니다.

  선물거래가 필요한 이유는 안정적인 위험관리때문입니다. 대기업과 거래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보다 더 무서워하는 게 얼마로 변동될지 모르는 가격입니다. 큰 덩치를 가진 기업이 날렵하게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에 가격 변동 리스크를 무척이나 꺼립니다. 높은 비용이 예상되면 그에 맞게 전략을 짜면 되지만 위험요소가 자주 움직이면 거대한 기업이 다시 모여서 작전을 짜야 하거든요.

  제가 있는 한의원에서도 선물거래를 하곤 합니다. 인삼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인삼을 미리 사두는 거죠. 이렇게 위험을 헤징 hedging 해두면 한의원에서도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죠.

  옵션은 쉽게 말해서 프리미엄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프리미엄이 나에게 유리하면 권리를 행사하면 되고, 불리하면 권리를 포기하면 되죠. 이 책에서 말하듯 콜옵션과 풋옵션으로 나눕니다.

  콜옵션은 약속한 가격대로 물건을 살 권리, 풋옵션은 약속한 가격대로 물건을 팔 권리입니다. 어떤 물건의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이 되면 콜옵션을 매수하고, 별로 안 오를 거 같다면 콜옵션을 매도합니다.

  “어차피 제가 투자하지 못할 선물옵션 강의 말고, 주식투자 방법만 설명해주시면 안 돼요?” 저자가 실제로 학생에게 들었던 말입니다. 그러나 선물옵션은 주식투자 방법을 배우기 위해 더 알아야 합니다. 옵션과 선물을 이해하면 주식이 흘러가는 방향성을 알게 되거든요. 별 이유도 없이 만기일만 되면 왜 코스피가 춤을 추는지 이해가 되죠. 더 안정적으로 재무 설계가 가능합니다.

  블랙 숄즈 옵션가격결정모형 공식이 나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질식할 것 같은 숫자의 집합이네요. 좋은 소식은 이 공식은 몰라도 된다는 점입니다. 나쁜 소식은 실제로 선물과 옵션거래는 이 공식보다 더 복잡하게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 바로 주식을 시작하거나, 선물거래, 옵션거래를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경제 신문을 읽을 때 약간 더 이해력을 높여줍니다.

  책의 뒷부분에 마인드 컨트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참 중요합니다. 무리한 버티기 금지, 진입하는 이유와 익절하는 이유를 명확히, 뇌동매매(느낌만으로 매매하는 것) 금지, 수익구간일 때 더 길게 버틸 것, 이상할 때는 쉬기. 기본적이지만 잘 지켜야 할 금언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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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들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개정판
조재길 지음 / 참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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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들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조재길

 

앞으로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이 병원치료 후 보상 받을 수 있는 의료비가 최대 90%에서 80%로 낮아진다.” 이런 신문 기사가 한 번 나고 나면 실손보험 가입이 급증합니다. 보험 들기 전에 알아야 할 일이 많지만 정보가 부족한 우리들로서는 충동구매에 약합니다.

우리나라는 정책적으로 보험료를 내리려고 하죠. 보험사들도 손해보며 장사할 수 없으니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자기부담금 비중을 20% 이상으로 설정하도록 제도를 바꿉니다. 실손의료보험 100%를 보상해주던 과거에 비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죠. 그러면 보험회사는 지금까지 손해만 봤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보상은 비록 100%를 해줘야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했고 그 동안에도 충분히 수익을 내왔죠. 손실률이 걱정이라면 갱신이라는 카드가 있으니까요.

저도 사회 초년생 때 보험을 들었습니다. 종신보험을 꼭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다지 필요 없는 일이었네요. 당시에는 돈을 모아야 하는 시기였고, 결혼도 먼 이야기였으며, 자녀에게 물려줄 상속 재원으로 종신보험을 들 이유가 없었거든요.

변액유니버설보험도 들었죠. 10년 비과세라는 말이 무얼 뜻하는지도 모르는 채. 환급이 된다는 말과 8%, 12% 예상 수익률을 보여주며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음을 강조했었거든요.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저로서는 당연히 들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속쓰린 보험 일화는 전화로 가입했던 메트라이프 암 보험입니다. 전화로 가입한 것이라 담당자도 없고, 암 검진 시에 혜택을 어떻게 받는지 물어보기도 어렵고, 무슨말인지도 모르는 약관을 읽다가 큰 손해를 보고 해약을 했죠. 큰 손해를 보며 해약을 겁냈던 저와 달리 보험사는 해약을 겁내지 않습니다. 이미 사업비는 충분히 받았으니까요.

보험사들이 우리들에게 받은 돈이 100이라고 한다면 70은 사업비와 수익으로, 30을 우리에게 돌려줄 돈으로 생각한답니다. 보험사도 땅파서 장사하는 게 아니고 엄연한 기업이니만큼 수익을 내야함이 당연하죠. 안정감을 심어주며, 술값이나 담배값으로 나갈 돈을 나중에 큰 일이 생길 것을 대비하게 해주는 회사들이니 나쁘게만 봐서도 안 됩니다. 다만 자신의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내가 가진 돈 100 중에서 10 정도는 반드시 보장성 보험이라 생각하고 다른 곳에 저축해두면 됩니다. 100 중에 30밖에 돌려받지 못하고 70이나 되는 큰 돈을 단지 마음의 위안을 사는 데 쓰기는 너무 아깝잖아요?

이런 기사도 있습니다. 2015212일 기사에요. ‘사각지대 비급여 진료비..실손보험료 20%인상 폭탄으로.’ http://news.mt.co.kr/mtview.php?no=2015021114335112668 대형보험사들이 130~160% 정도 실손보험 손해가 생겼답니다. 보험금을 받은 것보다 고객에게 많이 돌려줬다는 말이죠. 보험사들이 갱신을 할 때 당연히 보험료를 인상하겠죠? 고객이 혜택을 많이 받았으면 좋은 보험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곧 갱신 보험료 인상이라는 폭탄을 맞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보험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금융인이 아닌 일반인으로서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보험 들지 말자. 대신 보험에 들었다 생각하고 돈을 아끼자’.

이 책은 보험에 대해 아주 넓게 알려줍니다. 단점으로는 당연히 깊이가 얕아지죠. 넓게보는 개론서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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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 복잡한 현상을 꿰뚫는 관찰의 힘, 분석의 기술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송경원 옮김, 채승병 감수 / 어크로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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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 이노우에 다쓰히코

 

  케이스 스터디는 사례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사례 연구는 사회 과학 관련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방법의 하나로, 하나 또는 몇 개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연구이다. 특정 집단, 사건, 공동체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분석한다.’고 합니다. 경영을 하면서 노키아, 소니가 왜 몰락했는지 애플, 삼성, 사우스웨스트 등은 왜 승승장구하는지를 사례별로 연구한다면 이것이 바로 케이스 스터디죠.

  어떤 사람은 똑같은 사실을 가지고 중요한 정보만 쏙쏙 캐내고, 어떤 사람은 그 사실 그대로만 가지고 있습니다. 죽은 정보죠. 빅데이터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실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뽑아내는 게 필요해요. 이 차이는 맥락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달렸습니다. 케이스 스터디를 할 때도 맥락을 읽어내는 힘은 필수에요.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느낀 점이 많습니다. 케이스 스터디가 학문에 이용되느냐, 실무에 이용되느냐에 따라 조사 기간, 범용성, 사명, 조사 체제가 다릅니다. 저도 논문을 쓸 때 증례보고 형식으로 발표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학문에 이용한 경우죠. 이때는 학회 활동이 전제되기 때문에 공통 언어 사용을 통해서 다른 의사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시간을 들여서라도 확실한 결론을 내야하고 최대한 중립적으로 논문을 써야하죠.

  그러나 이 케이스를 후배들이나 동료들에게 가르칠 때는 다릅니다. 저희 스터디원들끼리 통하는 언어면 충분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보다 지금 저와 비슷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이 관심을 가지기만 하면 됩니다. 특정 입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니까 우리 병원에서만 적용 가능하면 되지요.

  한의학과 의학의 차이가 여기서 크게 갈려진다고 봅니다. 한의학이 실무에 해당하고, 의학이 학문에 가깝죠. 한의학이 도제식 교육으로 한의사들끼리도 용어 통일이 힘든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봅니다. 의사들도 깊은 단계까지 들어가면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자신만의 방법을 실무적으로 설명할 때가 있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방광암 전문의도 ~욱 하고 손목으로 낚아채는 느낌으로 암세포를 빨아들입니다라는 식으로 얘길 했죠. 전혀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합니다. 케이스 스터디가 실무적으로 사용되어서 그래요.

  케이스 스터디는 현대 경영에서 아주 중시하는 스토리텔링을 타고났습니다. 그냥 공부를 하거나 대중에게 알리는 방법은 감동을 주지 않죠. 스토리를 덧입혀야 하는데 케이스 스터디는 저절로 그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여기서도 맥락을 잘 잡아야 스토리가 감동을 줍니다.

  책의 끝부분에 비즈니스 실무가가 평소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조사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했습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블랙 스완을 무시하고, 통계상 0.1%에 해당하는 자료를 발견하면 애써 무시해버리는 오류를 일으키곤 합니다. 저자는 이를 막을 방법으로 이 책을 썼네요. 굳이 이 책을 실무냐, 학술이냐로 나눈다면 학술에 더 해당합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을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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