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여행하다 놀다 공부하다
임후남 글.사진, 이재영 사진 / 생각을담는집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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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여행하다 놀다 공부하다 - 임후남

 

이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

이 말을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에게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평소에 고민을 많이 한 사람만이 벤치마킹도 가능하죠. 고민 없는 사람은 어디서 무얼 배워야할지 감조차 잡지 못하거든요. 저자도 그런 의미로 아는 만큼 보는 것도 재밌어진답니다. 아이와 여행하면서 놀고, 공부가 되죠.

 

작년에 경주를 다녀오면서 문무왕릉을 들렀다 왔습니다. 문무왕이 어떤 왕인지, 어떤 업적이 있는지, 만파식적은 무엇인지 모른다면? 문무왕릉은 에게, 이게 뭐야. 그냥 바다일 뿐이잖아가 되고 맙니다. 물론 우리가 역사학자만큼 많이 알지는 못하겠지요. 그러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저자는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에서 기자, 편집장을 지냈습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이 두 신문은 다른 듯 비슷한가 봐요. 보수지이면서 진보적인 중앙일보와 진보지이면서 보수적인 경향신문이라 좌우의 가운데서 만납니다. 아들은 이 책을 쓸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이면 여행을 다니기에 빠듯했을텐데 <아들과 클래식을 듣다>라는 책을 아버지와 함께 썼네요. 여행을 많이 해서 그런지 스케일이 큰 부자(父子)입니다.

 

이방원의 <하여가>, 정몽주의 <단심가>를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이방원이 정몽주를 설득해서 고려를 버리고 조선건국에 힘써달라는 의미로 생각했죠. 지금 생각하니 시조를 읊는 두 사나이의 모습이 좀 달리 비칩니다. 아무리 정몽주가 위화도 회군을 묵인하고, 최영장군, 창왕, 우왕을 유배시키는데 암묵적인 합의를 했다고 치더라도 그는 고려의 충신이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충신을 설득해서 우리편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대의명분이 필요합니다. ‘고려는 이미 썩었으니 미래가 없다. 우리와 손잡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자정도의 명분은 필요하죠. 그런데 이방원은 이런들 어떻고 저러면 어떠냐.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자고 제시를 합니다. 지금 보니 이건 설득이 아니라 협박이었다 생각이 됩니다. ‘니가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소용없다. 그냥 포기하지 않으면 재미없을줄 알아로 보입니다. 사실 적을 치러가는 장수가 오히려 되돌아와서 쿠테타를 일으키는 경우는 많죠. 루비콘 강을 건넌 시저를 막을 자는 없었듯 이성계를 막을 자가 없었을 당시 상황이 그려집니다.

 

이틀 전 326일은 안중근 의사 순국 106주기입니다. 저자가 안타까워하듯 아직도 우리나라의 품에 묻히지 못했어요. 이것도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봐야 알 수 있는 사실이죠.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254556

제 아내, 아들, 딸과 이런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아는 내용이 풍부해서 볼 수 있는 것도 많은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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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것과 헤어지기 - 걱정거리의 90퍼센트를 없애는 46가지 마음 정리법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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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것과 헤어지기 - 마스노 슌묘

 

한 절의 주지스님, 정원 디자이너, 대학교 환경디자인 교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특별교수. 참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는 저자입니다.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명에 뽑힐 정도로 영향력도 큽니다. 스님이 불필요한 것들과 헤어져라또는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라는 말씀을 했다면 뻔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죠. 그래서 책을 덮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정원 디자이너가 이 말을 했다면 어떤가요? 뻔하지는 않죠. 스님이 쓴 책이라기보다 정원 디자이너가 썼다고 읽었습니다.

 

저는 결혼을 해서 살다보니 싸울 일이 많습니다. 애기가 둘이나 되니 예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네요. 그런데 싸우는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계기가 대부분 사소합니다. 차마 말하기에 부끄러울 정도에요. 저자는 그걸 정확히 지적합니다. 관계가 틀어진 원인도 사소하니 마음을 비우라는 뜻이죠.

 

스님들이 마음을 비워라, 너무 아등바등 하지 말고 여유를 가져라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잖아요? 저자는 좀 다릅니다. 자신이 발전하기 위해서 목표를 한 단계 높게 잡으라고 합니다. 그러나 적당함을 알아야 하니 균형 잡힌 인생을 위해서 여유로울 필요도 있죠. 약간 자기계발서에서 나올법한 말씀도 있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꾸준히 계속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 습관으로 재능을 뛰어넘는다.’ 노력을 꾸준히 해서 습관화하라는 말이죠.

 

살아갈 때는 전력을 다해 산다. 죽을 때는 전력을 다해 죽는다.’ 저자가 했던 말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말입니다. 살아갈 때에 전력을 다해야죠. 상식입니다. 그러나 죽을 때에도 전력을 다해 죽는다니, 정신이 번쩍 드네요. 지금 내가 전력을 다해 죽어가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후반 인생의 1/3은 죽음을 준비한다고 했잖아요? 그런 모습이 전력을 다해 죽어가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언제 죽어도 상관없다는 게 깨달음이 아니랍니다. 태연하게 살아갑니다. 죽을 때가 오면 죽고, 태연히 살아갈 때는 태연히 산다는 깨달음이죠. 역설적이게도 여기서 태연히라는 말이 전력을 다한다는 말과 같네요.

 

저자가 하는 일이 많다보니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바빠 보입니다. 그러나 스스로는 그리 바쁘지 않아요. 불필요한 것들과는 잘 헤어졌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모든 일을 순리에 맞게 흐름을 탑니다. 그러면 조바심 낼 필요가 없어요. 흐름에 맡긴다 해서 그냥 될 대로 되라는 말로 착각해서는 곤란합니다. 방향을 지켜보고 속도를 읽은 다음, 무턱대고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확고한 자신과 함께 자연스레 흘러갑니다. 유연한 사고와 확고한 자기 주관이 필요하죠. 그렇다면 저절로 순리에 맞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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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불어라 - 한대수 산문
한대수 / 북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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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불어라 - 한 대수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가가 책을 썼습니다. 평소 독서량도 대단해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네요. 저자는 바로 포크 락 음악의 대부인 한대수입니다. 포크송, 락은 너무 유명한 분야인데 포크 락은 약간 생소합니다. 제가 듣기에는 컨트리송, 포크 등은 비슷하더라고요. 한 대수 음악을 지금 들어보니 포크의 요소에 락의 요소가 약간 더 가미되었다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지금 글을 쓰며 행복의 나라로를 듣고 있는데 목소리가 참 특이합니다.

 

저자는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 예술가 특유의 이상적인 면모도 빠지지 않네요. 흔히 예술하는 사람들이 현실적이지 못하고 꿈꾸는 소리만 한다고 느끼잖아요? 저도 음악가들이나 예술하는 사람들은 속세에서 벗어나 자기가 원하는 바를 추구한다고 생각했죠. 한대수는 그러지 않습니다. 음악가인 그들도 결국 모이면 돈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이 뉴욕의 히피가 대한민국 해병대에 들어갑니다. 아마도 최초로 군대 구타를 당한 히피가 아닐까요. 그런 그가 군대 상관이 되었을 때는 부하들을 때리지 않은 전설로 전역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쟁, 테러, 군대 등에 대해서 일관되게 주장을 합니다. 징병제도 없애버리고 모병제로 가야한다는 말이죠. 전쟁을 아주 싫어합니다.

 

각종 오디션 프로에 대해서도 스팅의 입을 빌려 한마디 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없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나봐요. 여기에서 1등을 해본들 큰 의미가 없죠. 경쟁에서 탈락을 해서 좌절한 음악인들이 꿈을 잃어버리는 모습에 안타까워 합니다. 1등이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이 언뜻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주 스케일이 크게 생각을 해보면 맞는 말입니다. 이를 음악가는 자기 인생을 노래한다는 말로 압축해서 말합니다. 굶어도 보고, 선생님도 하고, 막노동도 하는 삶을 살아봐야 그 삶이 음악에 녹아난다는 말이죠. 오디션 프로 1등은 이런 삶이 음악에 녹아있지 않아요. 멘델스존이 베토벤보다 깊이 있는 음악을 작곡하지 못한 이유로 비슷한 이유를 들죠. 멘델스존이 베토벤 같은 큰 고생을 한 적이 없거든요.

 

요즘 음악가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산 증인인 저자는 뭐라고 할까요? 열정을 가지고 뛰어들라고 말할까요? 그리 말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과연 재능이 있는지 냉정히 판단하라.’, ‘음악은 왕족주의다. 한두 명 빼고는 생활고에 시달린다. 먹고살 기술을 연마하라. 나도 요리사, 사진사로 일했다.’고 합니다. 저자가 돈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돈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겠죠. 돈을 초월해서 자기 음악과 철학을 세상에 알리고 싶은 사람이 음악을 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현재 22살 차이의 러시아 모델을 부인으로 둔 자유인. 약간 4차원의 모습도 보이는 히피 음악가가 바라보는 세상이 궁금했습니다. 어느 분야든 그 방면에서 1등을 달리는 사람들의 의견은 내공이 있습니다. 음악하는 사람들 이외에도 읽어보면 좋을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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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판단의 힘 - 누가 먼저 가져갈 것인가
고세키 나오키 지음, 김효진 옮김 / 어언무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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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판단의 힘 - 고세키 나오키

 

<실행에 집중하라>는 책이 있습니다. 아무리 전략을 잘 세우고, 미래를 잘 예측해서 계획을 잘 짜더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말이죠. 이렇게 실행에 잘 옮기기 위해서는 빠른 판단이 필요합니다. 망설이고 있으면 이미 늦죠.

 

막상 빠른 판단을 내리려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느낍니다. 노트북을 하나 사려고 해도 너무 다양한 제품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물건을 사고 이 물건이 내가 원하던 그 물건이 아니구나라고 후회한 경험도 있습니다. 작은 물건 하나 살 때도 이러합니다. 만약 한 개인이 인생의 승부수를 띄우는 이직을 하거나 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때 빠른 판단을 내리기는 더 어렵겠죠.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도체를 처음 도입하던 시기에는 반도체는커녕 간단한 가전제품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시기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판단을 내려 이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선행자의 이익을 많이 챙겼죠. 혹여나 실패를 해도 경쟁자들이 쫓아오기에는 아직 여유가 있었습니다. 오류를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앞서나갔죠. 그러는 중에 더 빠른 판단이 가능하도록 능력이 생겼습니다. 아직 시장성이 불투명한 2010년 데미스 허사비스가 딥마인드라는 인공지능 회사를 발 빠르게 차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 덕분에 지금은 인공지능 회사로서는 가장 알려졌네요. 선행자 이득을 마음껏 누리는 중이죠.

 

빠른 판단의 방법으로는 네 가지를 제시합니다. 트레이드오프, 트리구조, 압축, 게임이론. 일본의 서적들이 이런식으로 영어 표현을 많이 사용하던데 더 쉬운 단어로 바꿨으면 어떨까 잠깐 고민을 해봤습니다.

 

트레이드오프는 포기 또는 기회비용을 연관지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빠른 판단이 안 되는 이유가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을 사려고 할 때나 안정적이면서 수익도 큰 사업에 진출하려고 하는 등 양립하기 힘든 조건을 찾기 때문이죠. 트레이드오프는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서 빨리 결정하도록 돕습니다.

 

트리구조는 의사결정 요소를 상·하위 개념으로 나눠서 일단 상위개념의 문제를 먼저 선택하고 그에 따라서 하위개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기업이 이익을 늘리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어떤 결정을 뒤이어서 내려야 할까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죠. 그러나 이나모리 가즈오식 판단으로 매출은 최대로, 비용은 최소로’. 이 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트리구조가 그려지죠.

압축은 여러 가지 요소들 중 하나에 압축해서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성공과 실패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는 방법이죠. 회사에서 회식을 계획한다면 장소와 비용, 소요 시간 등 고려할 요소가 많습니다. 회식이 단합이나 소통의 자리가 되어야 하면서도 직원들의 시간을 지나치게 빼앗으면 안 되고, 비용이 적당한 선에서 사용되어야 하죠. 이때 가로 세로축에 난이도와 일체감이라는 설정을 한 페이오프 매트릭스를 활용합니다. 난이도는 낮추되 일체감을 높이는 쪽으로 회식을 진행한다면 다른 선택지들은 과감하게 제외시킨다는 장점이 생기죠.

 

게임이론은 한마디로 협상입니다. 여러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을 하고 그 생각과 행동이 다른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끼쳐서 또 다른 생각과 행동을 낳는다는 말입니다. 게임을 할 때 나 혼자 플레이하는 사람은 없죠. 포커를 칠 때 어떤 사람이 어떤 패를 가지고 레이즈를 하면 그 행동이 저에게도 영향을 주죠. 콜을 할지, 더 받아 칠지 등.

 

아이젠하워의 사분면과 같은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방법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으니 평소에 얼마나 갈고 닦아서 내 것으로 만드느냐에 성패가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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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가 기대되는 삶 - 대한민국 삼십대를 위한 은퇴 준비의 모든 것
김형래 지음 / 이지북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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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가 기대되는 삶 - 김형래

 

30년 후에 은퇴한다면

 

박세리 선수가 은퇴 선언을 했습니다. 주변에서 은퇴라는 말을 참 많이 접합니다. 주로 연예인들이나 운동선수들이 많이 하는 말이네요. 그들의 은퇴 시기가 좀 빠른 편이죠. 주로 30~40대에 하니까요. 제가 어릴 때는 그들을 지켜보면서 저 사람들은 평생 저 운동만 해 왔을텐데 지금부터는 참 불안하겠다생각을 했습니다.

우리의 은퇴는 어떨까요? 보통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돌아다니는 걸로 봐서 40~50대에 은퇴를 합니다. 한의원에서 일을 하니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70대에도 경비원을 하는 분도 있으시거든요. 대부분 70세 이전에 다시 한번 은퇴를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기대 수명이 80~90세 정도인 지금은 70세에 완전히 일에서 손을 놓더라고요. 정리를 해보면 이렇네요. 20세까지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30세 정도에 취직, 50세까지 경제활동을 하면서 돈을 모아 퇴직, 퇴직 후 새 삶을 살면서 70세까지 다시 경제활동, 그 후 은퇴.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은퇴 상담을 아주 많이 한 전문가입니다. 그동안 은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에 맞춰왔다면 이제는 돈보다 더 중요한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건강, 주거, 생활(좋아하는 일, 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 레저, 인식(그때의 변화를 알고 맞춰감), 관계, 직업 등이죠. 그리고 자신이 여전히 세상에서 존재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사회에 기여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쓴소리로 우리를 가르칩니다. 은퇴 후 유유자적 맛집 탐방을 다니거나 취미활동만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마디 하죠.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지 않고 단지 지금의 불쾌한 감정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잊으려고만 하다 보면 애꿎은 시간만 계속 흘러간다.’ 또 경제신문을 읽으면서 최소한의 교양으로 지식을 쌓으라고 합니다.

 

퇴직금으로 피자나 커피숍을 여는 사람들에게도 일갈을 내지릅니다. ‘가족을 볼모로 퇴직금을 쏟아 부어 프랜차이즈 창업에 뛰어드는 게 열정과 투지인가? 지금 하는 일이 싫어서 창업을 생각한다면 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창업은 정말로 내가 원하는 일이지만 직장이라는 틀 안에서는 할 수 없었어서 못했던 사람들이 해야 한다.‘ 평생 빵만 30년 이상 굽던 사람도 대기업의 힘에 밀려서 문을 닫습니다. 은퇴 후 한 달 정도 고민해보고 빵집을 열려는 사람들은 너무 무모하죠.

 

좋아하는 일보다는 오래 지속할 일을 찾으라는 현실적 조언도 있습니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도 그게 진짜 이 되는 순간부터는 냉혹한 경쟁의 세계가 펼쳐진다.‘ 오히려 마지막 판도라의 상자라고 하면서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은 되도록 직업과 연관시키지 말라고 하네요. 이 말은 조금 의문이긴 합니다. 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이 질문은 늘 제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해서 아직 확답은 나오지 않네요.

 

젊어서 여행을 떠나 많이 배우고 온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행으로 견문이 넓어지지 않고 씀씀이만 커지는 경우도 많다. 남는 것이라고는 사진과 면세점 쇼핑백. 여행을 통해 삶이 풍요로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물질적인 부족함을 느끼고, 갖고 싶은 것만 많아져 소비하는 삶이 된다면 이는 독이다.’ 저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행을 다녀오니 확실히 제 생각과 사고가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힐링을 받지는 않았어요. 무지막지한 현실은 여전히 남아있으니까요. 다만 생각과 사고가 확장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이걸 힐링이라고 해도 좋겠네요. 다만 몇 번의 여행 중 씀씀이만 커지는 여행도 있었습니다. 없는 돈 털어서 조금 더 고급스러운 것만 찾아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분명 이것은 30년 후가 기대되는 행동이 아니죠. ‘열심히 일한 그대 떠나라라는 말이 언뜻 멋진 말처럼 보이지만 지나치게 소비를 조장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부디 여행이 저런 나쁜 뜻으로 쓰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고 종신보험이니, 연금이니 가입해야한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 다들 하는 말이 열 명 중 한 명은 폐지를 주워 생계를 마련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였습니다. 우리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한마디였죠. 실제로 폐지로 살아가는 분들을 주변에서 많이 봅니다. 그러면 소위 말하는 은퇴전문가들은 더욱 더 은퇴 자금으로 우리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죠. 이 책은 은퇴자금 이상의 은퇴를 공부시켜줬습니다. 우리 쌤들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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