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빠른 판단의 힘 - 누가 먼저 가져갈 것인가
고세키 나오키 지음, 김효진 옮김 / 어언무미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빠른 판단의 힘 - 고세키 나오키
<실행에 집중하라>는 책이 있습니다. 아무리 전략을 잘 세우고, 미래를 잘 예측해서 계획을 잘 짜더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말이죠. 이렇게 실행에 잘 옮기기 위해서는 빠른 판단이 필요합니다. 망설이고 있으면 이미 늦죠.
막상 빠른 판단을 내리려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느낍니다. 노트북을 하나 사려고 해도 너무 다양한 제품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물건을 사고 ‘이 물건이 내가 원하던 그 물건이 아니구나’라고 후회한 경험도 있습니다. 작은 물건 하나 살 때도 이러합니다. 만약 한 개인이 인생의 승부수를 띄우는 이직을 하거나 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때 빠른 판단을 내리기는 더 어렵겠죠.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도체를 처음 도입하던 시기에는 반도체는커녕 간단한 가전제품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시기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판단을 내려 이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선행자의 이익을 많이 챙겼죠. 혹여나 실패를 해도 경쟁자들이 쫓아오기에는 아직 여유가 있었습니다. 오류를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앞서나갔죠. 그러는 중에 더 빠른 판단이 가능하도록 능력이 생겼습니다. 아직 시장성이 불투명한 2010년 데미스 허사비스가 딥마인드라는 인공지능 회사를 발 빠르게 차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 덕분에 지금은 인공지능 회사로서는 가장 알려졌네요. 선행자 이득을 마음껏 누리는 중이죠.
빠른 판단의 방법으로는 네 가지를 제시합니다. 트레이드오프, 트리구조, 압축, 게임이론. 일본의 서적들이 이런식으로 영어 표현을 많이 사용하던데 더 쉬운 단어로 바꿨으면 어떨까 잠깐 고민을 해봤습니다.
트레이드오프는 포기 또는 기회비용을 연관지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빠른 판단이 안 되는 이유가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을 사려고 할 때나 안정적이면서 수익도 큰 사업에 진출하려고 하는 등 양립하기 힘든 조건을 찾기 때문이죠. 트레이드오프는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서 빨리 결정하도록 돕습니다.
트리구조는 의사결정 요소를 상·하위 개념으로 나눠서 일단 상위개념의 문제를 먼저 선택하고 그에 따라서 하위개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기업이 이익을 늘리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어떤 결정을 뒤이어서 내려야 할까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죠. 그러나 이나모리 가즈오식 판단으로 ‘매출은 최대로, 비용은 최소로’. 이 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트리구조가 그려지죠.
압축은 여러 가지 요소들 중 하나에 압축해서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성공과 실패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는 방법이죠. 회사에서 회식을 계획한다면 장소와 비용, 소요 시간 등 고려할 요소가 많습니다. 회식이 단합이나 소통의 자리가 되어야 하면서도 직원들의 시간을 지나치게 빼앗으면 안 되고, 비용이 적당한 선에서 사용되어야 하죠. 이때 가로 세로축에 난이도와 일체감이라는 설정을 한 페이오프 매트릭스를 활용합니다. 난이도는 낮추되 일체감을 높이는 쪽으로 회식을 진행한다면 다른 선택지들은 과감하게 제외시킨다는 장점이 생기죠.
게임이론은 한마디로 ‘협상’입니다. 여러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을 하고 그 생각과 행동이 다른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끼쳐서 또 다른 생각과 행동을 낳는다는 말입니다. 게임을 할 때 나 혼자 플레이하는 사람은 없죠. 포커를 칠 때 어떤 사람이 어떤 패를 가지고 레이즈를 하면 그 행동이 저에게도 영향을 주죠. 콜을 할지, 더 받아 칠지 등.
아이젠하워의 사분면과 같은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방법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으니 평소에 얼마나 갈고 닦아서 내 것으로 만드느냐에 성패가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