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을 품은 일상
이상윤 지음 / PUB.365(삼육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생물학을 품은 일상. 이상윤

 

학창 시절 생물학 좋아했나요? 저는 생물학이 어려운 학문으로 느껴졌습니다. 이름도 어려운 세포막, 미토콘드리아, 아세틸콜린, ATP 사이클 등이 생각이 나네요. 물론 지금은 생물학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하는 직업을 가졌습니다만 여전히 생물학은 어렵습니다.

 

저자는 이런 생물학을 아주 쉽게 설명합니다. 선생님이 학교에 오랜 기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이만큼 과학과 인문학에 모두 관심을 가지고 우리 현대 사회의 일상을 깊이 있게 생각하는 학생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할 정도에요. 저자는 GVCS 음성 캠퍼스에 재학 중이네요. 이 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알아보니 기독교 가치관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기독교 국제화 대안학교입니다. 교과 과정을 살펴보면 중·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네요. 즉 저자는 중고등학교 대안학교를 다니는 학생입니다. 학생치고는 사회 현상이나 인문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때문에 이 책은 지식을 늘리기 위한 책으로 읽기보다는 학생이 이 정도 수준까지 오를 수 있구나 하는 교육학적인 책으로 생각하고 읽어도 재밌습니다.

 

성형으로 예뻐지는 사람을 강남 미인이라고 하죠. 각박한 외모지상주의 시대에 의학의 힘을 빌려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합니다. 여기에 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턱이 갸름해지고 눈이 커지며 광대뼈가 축소되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더 예쁘다라는 이점이 사라집니다.

 

저자는 레닌, 항이뇨호르몬, 바소프레신이 우리 몸의 수분을 조절하는 작용을 배웠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서로 견제하고 도움을 줍니다. 행정, 입법, 사법이 서로 권력을 나누고 협력하고 견제하는 모습과 유사하네요. 저자는 사회 현상에도 관심이 많은가봐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는 학생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물학적 현상을 보면서 사회 시스템과 연관을 지어서 생각을 합니다.

약간 억지스러운 면도 보입니다. 요즘 말 많은 금수저와 효소를 같이 묶어서 설명했는데 둘이 큰 관련이 있는지 애매했거든요. 그러나 생물학과 사회 이슈를 끼워맞췄다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물학을 열심히 공부하다보니 사회 모든 현상이 생물학으로 이해되는 현상은 좋은 것이거든요. 한 분야에 푹 빠졌다는 뜻이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에 대한 얕지 않은 지식 - 정신분석학부터 사회학까지 다양한 학문으로 바라본 성
이인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에 대한 얕지 않은 지식. 이인

 

어떤 사건이나 사안에 대해 우리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게 됩니다. 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성에 대해 보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가끔 착각을 합니다. 성에 대해 쉬쉬하고 모른척하며 편협할수록 보수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성에 대해서 잘 알아야 나와 타인을 보다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총 8명의 인사들이 성에 대해 고민하고 치열하게 투쟁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무의식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종교가 차지하던 신성한 위치를 이라고 하는 무의식이 더 중요하다고 했죠. 무의식적으로 성에 대한 억압이 있으면 우리 인생도 억압된 삶을 살게 됩니다.

 

마조히스트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성이라고 하면 너무 개인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고통을 즐기는 마조히스트는 제 관점에서는 이해가 안 되었거든요. 이 책을 통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고통 자체를 즐기는 것은 아니네요. 우리가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기 위해 뜨거운 사우나에서 참고 참다가 최고로 답답한 순간에 맥주로 갈증을 해소하는 원리죠. 유럽의 중세 수도사들이 성욕을 참으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다가 오히려 성욕이 증가한데서 기원했습니다.

 

성관계는 단순한 종족 번식이나 애정 행위가 아닙니다. 무의식적으로 반영된 사회의 권력입니다. 저자는 성관계는 언제나 사회성을 지닌다.’라고 합니다. 아무에게도 공개되지 않는 둘만의 은밀한 행위인데 어떻게 사회성을 지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강성교가 금지되어 징역까지 살아야 했던 법이 미국에 1998년도까지 존재했습니다. 그렇기에 빌 클린턴이 르윈스키와 나눈 구강성교는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법을 어겨가며 성을 탐했다는 지탄을 받았죠.

 

인류가 지금처럼 일부일처제의 삶을 살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수백만 년 동안 인류는 이 사람 저 사람과 자유로운 성생활을 누렸습니다. 그러다가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재산을 물려줘야 하니 내 자식이 누구인지 관심을 가졌죠. 이로서 내 자식이 아닌지 맞는지 구분하기 위해 여자들을 단속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도 원숭이처럼 힘 있는 한 명의 남자가 많은 여성을 거느리던 시대에서 중간계층이 성장함에 따라 오늘날과 같은 일부일처제가 정착되었습니다.

 

인류가 누려온 성을 현대의 시각으로 살펴보면 해괴망측해 보이기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성애보다 동성애가 더 높은 수준의 사랑으로 인식되기도 했거든요. 소크라테스도 부인 크산티페를 악녀라고 하면서 자신은 미소년과 사랑을 나눴답니다. 그 시절에는 그게 정상이었나봐요. 멀리 갈 필요도 없네요. 우리나라만 해도 젖가슴보다 배꼽이 더 성의 상징이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니까요. 서양 사람들은 한국인이 다리를 훤히 내놓고 다녀서 야하다고 하고, 한국인은 서양 사람들이 가슴이 파인 옷을 입고 다녀서 야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읽어본 가장 야한 책 2위에 해당합니다. 물론 저자도 이 책이 이렇게 읽혀질까 걱정을 했습니다. 성에 대해 삐뚤어진 관점을 가지기 때문에 성에 대해서 섣불리 말하기도 어렵다고 하죠. ‘성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나를 이해하는 방법이니까요. 자기와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과 소통할 때 유용하기도 합니다’. 이 말이 저자가 하고 싶은 가장 큰 주제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치가의 언격 - 현대사를 바꾼 마오의 88가지 언어 전략
후쑹타오 지음, 조성환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치가의 언격. 후쑹타오

 

우리가 우리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새 대통령을 앉혔죠. 그 과정을 겪으며 대통령이나 리더는 말 한 마디가 중요하고, 소통을 잘해야 하는구나를 배웠습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언격이 있어야 합니다.

 

이 책은 마오쩌둥이 사용했던 말을 탐구하고 어떻게 그 말이 생겨났는지,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알아보는 책입니다. 마오쩌둥은 민간에서 사용하던 말을 잘 활용했습니다. 그 말에는 중국인들이 가진 문화가 무의식에 숨어있거든요. 비트겐슈타인이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라고 했잖아요? 마오쩌둥은 중국을 이끄는 리더로서 언어를 확장시켜 중국인의 사고를 넓혀줬습니다.

 

이 책은 크게 네 묶음으로 나누어집니다. 첫 번째 세력 형성기, 두 번째 목표 확립기, 세 번째 권위 강화기, 네 번째 수성기. 어느 나라나 기업이든 이 과정을 겪습니다. 우리가 국가 지도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죠.

 

마오쩌둥의 대장정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30만 명의 중국 공산당이 국민당을 피해 10만 킬로미터 가까운 거리를 걸어서 도망갔습니다. 같이 피난길에 올랐던 동료가 9할이 죽거나 포로로 잡혔습니다. 소구에 도착한 병력은 고작 8천 명 뿐입니다. 이런 절대 절명의 순간에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언격을 갖추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합니다. 절치부심한 마오쩌둥은 이후 10년 만에 국민당을 몰아냅니다.

 

마오쩌둥은 농민 출신이죠. 어릴 때 소똥을 짊어지고 농촌에서 일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언어가 구수합니다. 세련된 언어는 아니지만 대중의 마음에 파고들었습니다. 부하들을 향해 말할 때는 잔인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일부 동지들에게 죄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일을 처리하기가 어려워진다.”, “조롱하듯 말하여 일부 동지들에게 아픔을 준다. 그들이 잘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틀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틀 동안 잠을 못 이루게 할 정도라니 요즘 말하는 서번트 리더십과는 천지차이네요.

 

저자는 마오쩌둥을 아주 존경하나봅니다. 책의 곳곳에 그런 뉘앙스가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약간 낯간지러운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G2의 위상까지 중국을 끌어올린 마오쩌둥의 공로는 인정할만 합니다. 그 초석을 다졌으니까요. 제가 중국인이 아니라 그런지 여기에 나오는 말이 심금을 울리지는 못했습니다. 그 점이 가장 아쉽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 그림에 담다 - 집, 나무, 사람 1장의 그림으로 보는 당신의 속마음
이샤 지음, 김지은 옮김 / 베이직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 그림에 담다. 이샤

 

MBC <무한도전>에 이런 심리 검사가 가끔 나왔습니다. 네이버 인기 웹툰 <닥터 프로스트>에도 심리검사가 나오죠. 한 사람의 내면을 탐구하고 알아가는 과정은 재밌습니다. 그 사람이 제 자신일 때는 더욱 신기하죠.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났습니다. 검사 자체는 아주 간단합니다 ., 나무, 사람을 그리기만 하면 되거든요.

책을 읽기 전에 저도 그림을 그려봤습니다. 제대로 된 검사를 해야하니까요. 그러나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 풍경화 사생대회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성지곡 수원지 풍경이 그림의 주제였죠. 이 그림을 매일 하루에 다섯 장씩, 한 달 동안 연습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HTP 검사도 집과 나무가 그 그림의 구도와 비슷했습니다. 그 그림 구도를 제가 소개하는 형식이 되었죠. 그리고 그림을 그려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스케치를 할 때는 연필로 대략적인 윤곽만 잡습니다. 선이 불분명하게 되죠. 이런 그림도 HTP검사에 해당이 되는지 참 궁금하네요. 제 심리가 반영되었다고 하기보다는 과거에 연습을 통한 그림이 나왔거든요.

 

아내에게도 이 검사를 시켰습니다. 삶이 평탄하고 자신감이 넘치네요. 선도 쑥쑥 강하게 이어집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라 그런지 한 획 마다 힘이 있어요. 저는 나무에 열매를 그린다는 생각도 못 했는데 열매를 그리는 사람도 있고, 아내처럼 수영장에 뛰어 놀고 있는 아들 딸을 그리기도 합니다. 아내는 제 그림을 보고는 나무 기둥에 색칠을 하는 사람이 더 신기하다라고 하네요.

 

몇 가지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집을 그릴 때 닫힌 창문과 대문은 폐쇄성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과연 창문이 열린 집을 그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대다수 사람은 그냥 닫힌 창문을 그립니다. 그러면 그 정도의 폐쇄성은 인간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있는 지극히 당연한 보편성이란 말인가요? 또 하나 궁금한 점은 이 검사가 오염되어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하죠? 즉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나무뿌리를 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죠. 나무뿌리는 과거에 얽매여 산다는 뜻이니까요.

 

인간 심리를 알아보는 검사나 연구는 언제나 재밌습니다. 영화 <웟 위민 원츠>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만 있다면 못할 일이 없죠. 초능력입니다. 다만 어느 정도 연구를 하면 그 사람의 마음을 약간이나마 읽을 수 있죠. 충분히 연구할 가치가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9 김범수 - 김범수 편 - 만들다
김범수.스리체어스 편집부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바이오그래피 김범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 CEO 김범수 인터뷰집입니다. 김범수도 참 어렵게 살았네요. 집에 압류 딱지가 붙었다고 합니다. 집이 가난하다 정도를 넘어선 단계죠. 거리에 나앉아야 할 판이니까요. 가진 돈을 모두 털어서 PC방을 열었습니다. 거기서 한게임이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IT 회사들은 시작이 조촐하다는 특징이 있네요. 자기 집 차고에서 시작한 애플, 직원 두 명으로 시작한 소프트뱅크스, 마윈의 집에서 시작한 알리바바. 스타트업 기업들의 또 하나 특징으로는 퇴근을 못합니다. 한게임도 전 직원이 퇴근이 아니라 귀가 자체를 못 했네요.

 

네이버 대표인 이해진과 다음카카오 대표인 김범수는 삼성SDS 입사 동기입니다. 서로를 존경하는 라이벌 CEO, 친구라고 생각하죠.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네이버와 다음의 사장이지만 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둘의 관계는 참 재밌네요. 적장이 되더라도 사이를 좋게 유지해야 한다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이제 대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대기업 기준이 연매출 10조 원으로 상향조정되면서 카카오가 대기업이라는 분류에서 빠지기는 했죠.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기업이라고 부르기에는 손색이 없습니다. 이 카카오라는 회사가 AI에 뛰어들었습니다. 무려 200억 원이나 투자해서 카카오브레인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었죠. 그러나 네이버는 5000억 원, 삼성 전자나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은 훨씬 큰돈을 투자합니다. 결국 늘 돈은 모자라다라는 진리는 여기서도 적용이 되네요.

 

얼마 전에 우리도 큰 경쟁자가 오픈을 했죠. 늘 우리보다 많은 투자금으로 시장을 압살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김범수 대표도 한게임을 시작할 때에는 아주 미약했죠. 틀림없이 돈 때문에 밤을 새며 걱정했을 겁니다. 카카오라는 큰 기업이 되어서도 여전히 돈은 걱정거리죠. 사회생활은 그 조직이 크던 작던 적은 돈과 자원으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야 하네요. 이렇게 생각하니 위로가 됩니다.

 

성공한 사람의 책을 읽어서 뭐하냐는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그 사람의 말이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도 그 사람이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거죠. 뻔한 소리라고도 볼 수 있고요. 그러나 똑같은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누가 했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내 주변 사람을 사랑하세요.’라는 말을 테레사 수녀가 했느냐 살인범이 했느냐에 따라 뉘앙스가 전혀 다르죠. 뻔한 소리가 뻔하게 들리지 않는다면 그것이 그 사람이 가진 힘이라고 봅니다. 저도 뻔한 소리를 뻔하게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런 책을 읽습니다.

 

리더의 능력은 답을 찾아 주는 게 아니라 질문을 할 줄 아는 것이다. 어떤 문제를 풀어보라고 할지가 리더의 경쟁력이다.’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어떤 문제를 풀어보라고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