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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두 발로 누빈, 구석구석 이스탄불 - 한 도시, 두 대륙의 보물을 찾다 ㅣ 처음 맞춤 여행
원광우 지음 / 처음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1년 동안 두 발로 누빈 구석구석 이스탄불. 원광우
우리가 지금 배우는 세계 역사는 서양 위주로 쓰였습니다. 서양이 세계사에서 주도권을 잡은 것은 300년 남짓한 기간밖에 되지 않죠. 세계사에서 변방으로 다뤄지며 빠져있는 나라 중 오스만 투르크. 이 나라는 전성기 때에 알렉산더 제국에 버금갈 정도로 막강한 힘을 자랑했습니다. 지금은 힘이 약해진 터키라서 이스탄불에 대해서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동서양이 만나는 나라 터키, 그 중심에 있는 이스탄불은 가봐야 할 도시임은 틀림없습니다.
저자는 이스탄불에 직장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파견을 갔죠. 자동차 회사에 있으면서 터키법인에 근무했을 시절에 이스탄불 여행을 다녔습니다. 꽤나 독실한 천주교 신자네요. 주말마다 멀리 떨어진 성당에 미사를 갔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여행을 하며 쓴 기행기를 책으로 엮어서 냈습니다. 신부님도 흑인, 참석하는 사람은 동양계가 없고, 그나마 참석자들은 다 여성들이네요. 저자만 유일하게 남자입니다. 이런 낯선 성당에 빠지지 않고 잘 참석했습니다.
이스틱랄 거리, 갈라타 타워, 순수박물관, 아야소피아, 톱카프 궁전 등 여행사에서 들어본 곳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가 직접 발로 뛰어보고 길거리를 헤매며 쓴 내용들입니다. 특히 아야소피아는 원래 성당이었지만 지금은 이슬람 사원이 되었습니다. 우리로 치면 호국 승장인 사명대사의 직지사가 일본의 신사로 바뀐 셈이죠. 아니면 원래 터키 사람들이 사는 곳에 성당을 지었으니 원래대로 돌아갔다고 봐야할까요? 제가 아직 역사적 지식이 부족해서 뭐가 먼저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이스탄불은 테러 위험지역이죠. 저자가 여기에 살 때도 몇 번이나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몸을 사려서 집 안에만 있고 싶겠죠. 그러나 저자는 방랑벽이 있네요. ‘아시아 지역이라면 사람이 적지 않을까? 거기서 테러 확률은 적다.’라고 생각하면서 여행을 갔습니다. 테러 청정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죠. 경복궁에 들어간다고 해서 관광객들이 혹시 폭탄을 지녔는지 검사하는 일은 없잖아요? 유럽은 저런 검사가 일상이죠.
원래 이름은 비잔티움, 동로마제국의 수도일 때 이름은 콘스탄티노플, 오스만 제국에 넘어갔을 때는 이스탄불(이슬람의 도시라는 뜻이죠). 얼마나 파란만장한 도시인지 이름의 변천사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카톨릭의 중심, 이슬람의 중심이기도 했는지라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매일 기록과 사진을 읽고 보다 보면 시공을 초월해 터키에 닿는다. 타이머신을 장만한 거나 마찬가지다.” 저자의 이 말에 공감이 갑니다. 기록과 사진이 남아 있으면 시공을 초월하죠. 저도 다음 여행 때에는 책을 낼만큼 멋진 기행기를 써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