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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리학 카페 - 11주년 특별 개정판, 흔들리는 삶의 중심을 되찾는 29가지 마음 수업
모드 르안 지음, 김미정 옮김 / 클랩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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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어보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많이 힘드셨죠?
이제 여기서 실컷 울고 가셔도 됩니다."

혼자 있을 때조차 울지 못하는 고장난 마음을
어루만질 29가지 심리학 처방전.

1997년 파리 중심부인 바스티유의 한 지하 카페.

매주 목요일 저녁 7시가 되면 누구나 편히 들어와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심리학 카페가 열립니다.

커피 한 잔이면 상담이 시작되는 이곳의 규칙은 단 하나.


살아가면서 자신이 겪은 고통과 속내를
숨김없이 드러낼 것.

사람들은 샐러드를 입에 집어넣으며
걱정, 콤플렉스, 이별, 상실, 학대, 분노, 우울 등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아픔을 털어놓습니다.

이곳은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감정의 치유를 느끼고
유유히 카페를 떠났습니다.

1997년부터 18년간 5만 명의 삶을 위로한
파리의 작은 심리학 카페.

지금, 이곳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파리의 심리학 카페>가 한국 출간 11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표지로 돌아와습니다.


<파리의 심리학 카페>는

실제로 마치 도심의 한 카페에 앉아 심리학자와 수다를 떠는 것 같은 편안한 문체와

따뜻한 위로의 글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11년간 수많은 한국 독자의 ‘인생 책’이 되었습니다.


<파리의 심리학 카페>는

출간 이후 꾸준히 ‘어려운 전문 용어 없이도

심리학적 통찰을 건네고 나도 몰랐던 내면의 아픔을 해소하게 해 주는 책’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랑을 받은 이 책은 사람들이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내면의 불안과 우울, 상실의 아픔, 가까운 이에게 받은 상처, 번아웃에 관한 숨은 이야기를 발견하게 해 줍니다.


이러한 성찰은 갈수록 위로가 각박해진

현대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자기 돌봄’의 시작점이 되어 줄 것입니다.

p.34


우리의 인생에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예고도 없이 들이 닥칩니다.


인생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서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속상해하지 마세요.


진정한 불행은

불행한 그 사건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안 좋은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에 있습니다.


불운한 일을 마주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불행에 머무르는 것은

우리의 선택일 뿐이니까요.

p.77


과거의 상처란

동굴 안의 쥐와 같습니다.


어릴 적에는 무서워서 제대로 마주할 수 없었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입니다.


심리 상담가는 내담자의 동굴을 함께 탐험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들이 불편해하는 문제의 근원을 함께 찾아가는 일 말이지요.


충분히 슬퍼하고 나면

과거는 더이상 당신을 아프게 할 수 없습니다.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 모든 일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게

아닙니다.


적절한 거리를 두고

아픈 기억을 떠나보내는 것이지요.


그렇게 고통스러웠던 과거가 더는 현재의 삶에 침입하여 주인 행세를 하지 못하게 막는 겁니다.


당신이 부족하거나 못나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러니 상처를 떠안고 웅크린 채

힘들어하는 자기 자신을 위해

펑펑 울어 주세요.


아픈 과거의 나를 위해 말이지요.


그리고 떠나보내세요.


잃어버린 것을 충분히 슬퍼할 수만 있다면

과거의 상처는 더 이상 당신을 아프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당신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라는 선물을 온전히 누리게 될 겁니다.


이 책을 읽고 저마다의 사연에 나의 인생을 빗대어 돌아보고,
필요한 치유방법을 익힐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

#파리의심리학카페 #모드르안

#클랩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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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쇼핑몰 3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21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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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어보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디즈니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킬러들의 쇼핑몰> 의 원작소설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주인공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드라마처럼 영상이 보여지는 느낌이어서

더 생동감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에

혼자 흠씬 빠져들어 연신

'어머머~' '와~' 하며 읽었네요~

어디에서도 있지 않았던 이야기.

예상을 깨고 늘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는

그래서 집중하고 빨려들어 읽게 되는

흡인력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어디선가


"잘 들어, 정지안."

하는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네요~ ㅎ

디즈니에서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 2>확정이라던데,


한국판 '존윅' 같은 영상미 기대해봅니다.



(이야기 속으로)


정진만이 사라졌다.

정지안과 브라더가 편의점 혈투를 마치고

한숨 돌리는 사이,

한 발의 총성과 한 알의 탄환만을 남긴 채

지안의 삼촌 진만은 그야말로 증발했다.


아, 남긴 것이 더 있긴 했다.


바닥을 흥건히 적신 어마어마한 양의 피.


이 정도의 피를 흘렸으면 죽은 것이 확실하다고 알려준 이는,

별안간 나타난 육십대 여성 ‘수전’이다.


그녀는 쇼핑몰 머더헬프의 킬러 중 증거를 인멸하고 의료 행위를 하는 옐로코드의 수장이지만,

진만이 사라지자마자 모든 걸 알고 있었단 듯 나타났기에 지안은 의심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수전과 함께 온 또 다른 여자.


닉네임 ‘그림책’을 수전은

지안의 러닝메이트라고 소개했다.


삼촌은 행방불명이고, 머더헬프 서버는 마비됐고, 브라더는 실신하고, 난데없이 나타난 두 여자는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불쾌함과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는 지안에게,

삼촌의 작업실을 조사하던 수전이

총구 같은 시선을 쏜다.

“눈 하나 깜짝 않는 게 신기하구나.”

“혹시 저를 의심하세요?”

기품 있는 불길한 눈빛에 제압된 지안이 억울해하며 길길이 날뛰자 수전의 한마디가 총알처럼 날아와 박힌다.

“두 번째 용의자라면, 나겠지.”


[이토록 완벽한 결말에서 기다리는

희망과 절망 사이에 놓인 새로운 시작]


비로소 마침표를 찍은 이 이야기는

피로 물든 세계 속 온기를 잃지 않는 사람을 비춥니다.

총칼이 난무하고 공격과 배신이 판을 치는 와중에도 무언가를,
누군가를 지키고자 자신을 희생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걸
작가는 보여줍니다.


선과 악은 한 끗 차이임을,

선을 위한 악이 또 악을 위한 선이

늘 도사리고 있음을

이토록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녹여낸

작가가 그린 결말은 특별합니다.


모든 것의 마지막이지만 또 다른 것의 시작일 그곳에
당도하는 일은 아쉬울 만큼 순식간일 것입니다.


"잘 들어, 정지안.

죄를 지으면 벌을 받듯,

덕을 쌓으면 복이 와."


#살인자의쇼핑몰3 #강지영



#자음과모음



#킬러들의쇼핑몰원작



#베스트셀러 #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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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올리버
올리버 색스.수전 배리 지음, 김하현 옮김 / 부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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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신경과학자가 나눈 우정, 감각,

그리고 인생의 두 번째 시선​.



세상이 하찮게 여기는 연약한 존재들을 위해

자신의 천재적 재능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의사이자 신경학자,

전 세계가 사랑한 ‘의학계의 시인’ 올리버 색스.



그가 남긴 마지막 편지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된 지금

우리 앞에 도착했습니다.


편지의 수신인은 반평생을 사시이자 입체맹으로 살다가 마흔여덟 살에 처음 세상을 입체로 보게 된 신경생물학자 수전 배리입니다.


수전이 자신의 경이로운 시각적 체험을 글로 써서 보내면서 시작된 두 사람의 필담은 올리버가 눈을 감기 직전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수전의 첫 편지에 올리버가 응답하며

둘의 우정이 싹튼 그해 겨울,

올리버는 안구 흑색종을 진단받고

시력을 잃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이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에

눈 뜨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익숙하던 자신의 세계를

상실해 간 것입니다.


그럼에도 올리버는 수전이 느끼는 기쁨과 환희를 곁에서 지켜보며 책으로 써 낼 수 있도록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수전은 자신이 올리버를 도울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상심하면서도, 그 슬픔에 잠식당하지 않고 기어이 그를 위로할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두 사람은 인간이 지닌 신경 가소성과 회복의 힘을 굳게 믿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용기와 유머를 잃지 않았습니다.


<디어 올리버>는 그렇게 10년간 150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세상을 다르게 보는 법을 가르쳐 준

두 신경과학자의 서간집이자,

이제는 홀로 남겨진 이가 먼저 떠난 이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써 내려간 회고록입니다.


부치지 않을 뻔했던 편지 한 통에서 시작된

올리버 색스와 수전 배리,

두 신경과학자의 우정과 지적 모험.


"진정한 친구란 서로에게 세상을

다르게 보는 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다."


올리버와 수전은 20년이라는 나이 차가 무색하리만치 닮은 점이 많았습니다.


수영과 음악을 좋아하고,

동식물 관찰하기를 즐기고,

평소엔 수줍음이 많지만 관심 가는 주제에는 집요하리만치 열정적으로 파고들며,

말로 할 때보다 글로 쓸 때 더 생각이 잘 풀렸습니다.


이들에게 편지는 소통의 수단일 뿐 아니라

아이디어와 영감을 발전시키는 글쓰기의

필수 요소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을 관심과 애정을 갖고 바라보았습니다.


두 사람의 필담은

자연스레 과학과 의학에서 취미와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온갖 주제를 넘나들며 펼쳐지는데,

그 중심에는 감각과 지각, 인식의 다양성이 있습니다.


이들의 시야는 눈으로는 장갑을 알아보지 못해도 장갑을 손에 낄 수는 있었던 P 박사,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이 바흐를 안다는 사실은 잊었어도 바흐의 푸가를 연주할 수는 있었던 음악가,

앞을 보지 못하지만 촉각을 통해 연체동물의 기하학적 구조를 파악한 진화학자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이해한 사람들,

그리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지적 생명체들에까지 확장됩니다.


과연 ‘본다’는 것,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감각하는 것,

행동으로 아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를


과학자의 언어와 생생한 삶의 언어를 모두 동원해 탐구하며,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음을, 경이로운 선물이자 축복임을 깨닫게 합니다.


나이가 지긋한 두 학자가 사소한 것에도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고, 놀라워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좋은 친구와 나누는 대화가 우리의 감각, 감정, 사고를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 알 수 있습니다.


“투병 중에도 다정함을 잃지 않고

지적 항해를 계속하는 색스 박사와 슬픔에만

침잠하지 않는 위로를 보내는 수”(남궁인 의사, 작가)의 우정어린 편지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도 어느새 그들의 호기심과 열정, 삶을 향해 열린 태도에 스며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디어올리버 #수전배리 #올리버색스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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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의 도쿄 도시 산책 시리즈
양선형 글, 민병훈 사진 / 소전서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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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읽고 싶었던 이유는

표지의 강렬함과 심플한 디자인이라는 것,

그리고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도쿄를 산책하는 이야기라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와서였다.

나는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를 몰랐다.

책을 읽으며

양선형 작가가 생각하는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에 대해 알아가며 또 도쿄를 산책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이전에 읽던 책읽기보다 무척

신선하고 새로운 책읽기 방식이어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새로운 작가의 작품과 그의 세계관을 알아가는

기쁨이 있었다.

현실의 세계와 맞닿은 친근하고 친절한 산책하는 이야기속 문학 이야기가 참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읽고 싶어졌다.



p.29

그러나 무모한 고백의 열정에 사로잡힌 화자에게 당시의 나는 꽤 큰 위안을 받았는데,

달콤하고 다정한 말을 들을 때와는 달랐다.


자신을 설명할 언어를 구하려고 지독하게 투쟁하는 인간 앞에서 느껴지는 집요하며 고독한 위안.


나도 그런 위안 속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그것은 여전히 문학만이 선사할 수 있는 위안일 것이다.


p.79

현실에서 우리는 더 멀쩡한 척하기 위해

에너지를 쓰지만 문학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한 척하기 위해 에너지를 쓴다.


문학은 그렇게 만들어진

개성적인 주체들의 은하계일 것이다.


p.92


소년 미시마는 죽음에도,

유작을 쓰는 일에도 실패했지만,

장년 미시마는 죽음에도,

유작을 쓰는 일에도 성공한다.


미시마의 삶을 단순한 방식으로 요약하자면,

그는 소년기와 청춘의 실패를

장년기에 다시 시도하며

기어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고집스러운 인간인 셈이다.


p.106


문학이란 무엇일까.

미시마와 생판 남인,

그와 동시대와 모국어를 공유하지도 않고

그의 내면에 가까워지기 어려운 배경을 지닌 내가,

미시마에 대해 많은 생각을 늘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학은 무엇을 가능하게 하나.

문학은 시간의 베일 너머에서

불쑥 내밀어진 손이 아닐까.


미시마와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지만

여전히 그의 진짜 얼굴은 검은 활자들이

빽빽하게 떠내려가는 흐르는 베일 뒤에

감추어져 있는 것만 같다.



(이 책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어보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미시마의도쿄 #양선형 #민병훈 #소전서가


#미시마유키오 #금각사 #도쿄여행


#도시산책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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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 인간에 대한 비공식 보고서
매트 헤이그 지음, 강동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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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 인간에 대한 비공식 보고서

매트 헤이그 장편소설

강동혁 옮김

인플루엔셜 출판사

(이 책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어보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휴먼> 은

어린이책으로 먼저 주목받은 매트 헤이그가
소설가로 발돋움하는 전환점이 된
초기 대표작입니다.

우울증으로 삶을 포기할 뻔한 24세의 자신을 위해 쓴
자전적 소설이자 <시간을 멈추는 법>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라이프 임파서블>로
이어지는 힐링 판타지 세계의 출발점입니다.


빼앗은 외계인. ‘리만 가설’의 증명에 관련된 인간을
모두 처리하고 가능한 한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인간 사회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매혹적입니다.


엉망진창이고 이해할 수 없던 인간의 삶이
점차 따뜻하게 다가오고,
자신을 남편이라 믿는 이소벨을 사랑하게 된
외계인-앤드루는 갈등합니다.


영원한 생명과 초능력을 포기하면서라도
인간으로 늙고 죽어갈 가치가 있을까요?

인류에게 희망적인 미래가 있기는 한 걸까요?

동시에 여러 글을 쓰고 빠르게 작품을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한 매트 헤이그인데,
<휴먼>은 유독 그가 공을 들여 집필한 소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휴먼>은 지구에 급파된 외계인의 시선에서 출발합니다.

수학을 기반으로 우주의 질서를 지키는 외계 종족에게
지구는 불합리하고 무질서한 행성입니다.

인류는 나름의 문명을 이루었지만,
수학과 과학의 진보 수준은 여전히 유인원에 가까워
위협이 되지 못하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천재 수학자 앤드루 마틴이 100년 넘게 수학계를 괴롭혀온 ‘리만 가설’을 증명하자 상황이 달라집니다.

폭력적이고 감정적인 인류가 소수(素數, prime number)의 비밀을 알게 된다면
우주가 혼란에 빠질지도 모르는 일.

외계 종족은 은밀하게 앤드루 마틴을 제거하고, 생전의 그와 똑같은 모습을 한 외계인을 그 자리에 대신 보냅니다.

혹시 다른 인간이 앤드루 마틴의 연구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감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외계인은 앤드루 마틴의 가족, 친구, 직장 동료를
차례로 조사합니다.

처음에는 인간의 외모와 성격, 시끄러움에 역겨움을 느끼지만, 점차 알 수 없는 지구인의 매력에 빠져듭니다.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무지하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미래를 희생하는 인간들의 모습에서
그는 분노 대신 연민을 느낍니다.

그리고 인간 앤드루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가족을 소중히 돌보고, 숫자와 수식의 세계 대신 음악과
시의 세계를 선택합니다.

땅콩버터샌드위치의 맛을 알게 되고,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인용하며, 사랑하는 개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는 이제 그 누구보다 어엿한 한 명의 인간입니다.

그런데 우주의 ‘본체’는 그런 그의 일탈을 내버려둘 마음이 없습니다.

실패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그들이 무슨 짓을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매트 헤이그의 <휴먼>은,

인생이 하나의 완벽한 정답과 깔끔한 수식으로 설명된다면
너무 시시하지 않겠느냐고 묻는 듯합니다.

젊은 나이에 뛰어난 실력으로 수학계에서 성공을
거둔 앤드루 마틴은,
사실 가족에게 무심하고 동료에게 냉담한 사람이었습니다.

리만 가설의 증명에만 몰두해 아들 걸리버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도 알지 못했고, 아내 이소벨이 가정을 지키려 애쓴 노력마저 배신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외계인 앤드루가 훨씬
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그는 초능력을 파괴가 아닌 치유에 쓰고,
힘 대신 말과 마음으로 주변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그 결과 점차 사랑받고 환영받는 존재가 되고, 인간이냐 외계인이냐를 떠나 예전보다 나은 존재로 거듭납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의 성공 이전부터
매트 헤이그는 암울했던 지난날,
자신이 삶을 부여잡고 버틸 수 있게 한
긍정적인 깨달음을 담은 작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휴먼> 은 그중에서도,

스스로를 외계인·별종·외톨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여기엔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고,
우울증과 싸우던 긴 시간을 글쓰기로 극복해낸
작가의 치열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여전히 불친절하고 고통 가득한 지구이지만
삶 그 자체는 긍정하고 만끽할 가치가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휴먼 #인간에대한비공식보고서

#매트헤이그 #강동혁

#인플루엔셜

#추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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