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윤정은 지음, 송지혜 북디자이너 / 북로망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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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읽어보지 않아서 상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세탁소의 주인이 떠나면서 마음 세탁소는 운영을 하지 않고, 대신 '해인'이 마음 사진관을 꾸려가는 이야기인 듯했다. 이끌리듯 사진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마음이 담긴 사진을 찍어 건네는 마음 사진관. 미처 깨닫지 못한 행복한 순간들을 담아내어 보여주는 사진관에서 다시 삶을 살아낼 희망을,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스스로를 위하는 마음을 찾아가는 듯해서 마음이 따뜻해졌던 작품이다.

총 네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환상처럼 마냥 아름답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 좋았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쩌면 고통스럽고 우울할지도 모를 이야기들이라 좋았다. 앞에 놓인 암울함만 보느라 수많은 행복을 놓치고 살아올 때가 있는데, 이 소설은 그런 작은 순간들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요즘 들어 무기력하고 신날 것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이 책에서 위로를 받아버렸다. 비극적으로 느껴지는 삶에도 순간순간의 기쁨은 있고, 마음을 데워주는 행복은 늘 가까이 있음을. 그러니 깊은 어둠 대신 어두운 하늘 속 예쁘게 피어나는 불꽃놀이의 아름다움을 볼 것을.

요즘 비슷한 류의 힐링 소설들이 쏟아지고 있고, 그중에서 딱히 좋다고 느낀 작품들이 많지 않았는데 이 책은 개인적으로 무척 재밌게 읽었다. 무엇보다 현실에 맞닿아 있는 이야기라 공감이 된 부분도 많았고, 읽는 내내 정말 힐링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메리골드의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인데 운명처럼 메리골드를 찾은 사람들이 마음 사진관을 만나고 자신의 삶을, 감정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어 가는 모습에서 뭉클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정말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을 맞을 수 있기를 응원하는 마음도 생기고.

이 책을 읽으면서 큰 울림을 받았던 건, 우리의 일상에는 충분히 빛나는 행복이 놓여있다는 것이다. 삶이라는 긴 여정에서 커다란 행복만을 바라고 나아가느라 힘들고 지칠 때가 많았는데, 생각보다 나는 자주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살아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앞으로는 내 감정을 조금 더 세심하고 들여다보고, 소소한 희망과 기쁨으로 미래를 살아가야지. 아, 마음 사진관의 이야기를 보다 보니 마음 세탁소의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세탁소 주인인 '지은'과 '해인' 사이엔 어떤 추억이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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