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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재무설계법칙 ㅣ 미래에셋 투자교육총서 5
김재영 지음 / 김&정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투자의 세계는 냉정하고 자신의 돈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 그러려면 투자에 관한 공부를 해야 한다. 물론 공부를 많이 한 만큼 투자를 잘한다고 할 수는 없다. 경제학자나 전문가가 곧바로 투자의 대가가 아닌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성공 투자를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이 책은 페이지 수가 적은 얇은 책이다. 그러나 다루는 내용은 가볍지 않다. 구성으로 `72의 법칙`, `100-나이 법칙`, `부자지수 법칙`, `파레토 법칙`, `레버리지 법칙`, `정액분할투자법`, `하이 리스크 - 하이 리턴의 법칙`, `-50 = +100 법칙`, `포트폴리오의 원칙` 및 `보험설계 법칙`의 10가지 법칙으로 나누어서 초보 투자자들이 알아야 하는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72의 법칙
`72의 법칙`은 `자산이 두 배로 불어나는 데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를 계산하는 일종의 공식이다. 예를 들어, 은행에 복리 이자 4%인 상품에 가입했다고 하자. 이 돈이 두 배로 불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일까? 답은 72를 4로 나눈 값인 18년이다. 역으로 5년 후에 결혼할 생각으로 그때까지 자산을 두 배로 늘리고 싶다면, 얼마나 높은 수익률(금리)을 달성해야 할까? 이때도 72의 법칙을 사용하여 72를 5로 나눈 값인 연평균 14.4%가 나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72의 법칙이 단리가 아닌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를 적용한 계산법이라는 점이다.
100-나이 법칙
100에서 나이를 뺀다는 법칙은 정해진 투자자산 비중에 따라 짜 맞추듯이 분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법칙은 미국 시애틀의 한 공공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인 낸시 펄이란 여성이 도시마다 1년에 한 권의 책을 정해서 읽자는 캠페인을 펼치면서 주장한 ˝100-나이 법칙`과 매우 유사하다. 그녀는 책의 홍수 시대에서 과연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시간 절약 노하우로 이 법칙을 주장했다. 즉, 50대 나이의 사람은 100에서 50을 뺀 50페이지까지 읽은 후 책에 대한 판단을 내리라는 것이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더 적게 읽고 판단하는 셈인데, 책을 고르는 능력이 젊은 층보다 낫고 여생이 넉넉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투자도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설명한다.
부자지수 법칙
부자지수는 소득 대비 순자산의 비율이며 소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순자산이 적으면 지출이 많은 것으로 판단한다. 그렇다고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 소득을 낮추거나 낮은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단순하게 지수가 높고 낮음으로 재무를 설계하는 짓은 절대 금물이다. 또한 이 지수는 지금 당장 부자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상태에서 앞으로 부자가 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이냐를 알아보는 지표이다. 논리적으로는 어느 정도 그럴듯해 보이지만,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파레토 법칙
이 유명한 법칙은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1848-1923)가 소득 분포의 불평등에 관한 연구를 하다가, 이탈리아 토지의 80%를 20%의 국민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발표한 것이다. 또한 자신의 텃밭에서 거두어들이는 완두콩의 80%가 20%의 완두콩 줄기에서 수확된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그 후 여러 학자의 손을 거쳐 발전되어 이른바 `파레토의 법칙`이로 불리고 있다. 즉, `어떤 현상의 80%는 20%의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 요점이다. 좀 더 예를 들면, 전체 매출의 80%는 20%의 소비자에게서 발생하고, 어떤 회사의 전체 매출 80%는 20%의 직원이 달성한다. 또한 옷장 속의 옷 중에서 즐겨 입는 옷의 80%는 전체 옷의 20%에 불과하고, 식당에서 주문 받는 음식의 80%는 전체 메뉴의 20%에 몰려 있다. 전문점이 잘 되는 이유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결국, 선택과 집중의 문제로 귀결되게 된다. 또한 개인의 투자 전략에도 적용되는데, 80%의 이익은 20%의 종목에서 나오며 개인들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오르는 종목을 팔아버리고 손해본 종목을 질질 끌고 간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주식투자는 예측력에 달렸다기보다는 대응력에서 판가름 난다는 것이 요지이다.
레버리지 법칙
레버리지 효과의 경제적인 의미는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 삼아 자기 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주로 기업에서 사용하던 개념인데, 재테크 바람이 불면서 개인 자산관리에도 적용되었다. 부동산 매매 시 관행적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과 같이 재테크를 잘 하려면 모든 투자에서 레버리지를 잘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안 없이 덤벼들기에는 원금까지 모두 날릴 수 있는 위험이 너무 크다. 그렇다면 레버리지는 언제 그리고 얼마나 사용해야 할까? 일반적으로는 기대수익률이 차입금보다 높을 때 사용한다. 그런데 문제는 기대수익률이 과연 `기대대로 나와줄 것인가`이다. 즉,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기대수익과 위험이 균형을 이루는 적정한 선에서 규모를 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현재의 소득 규모나 가용할 수 있는 자산 등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액분할투자법
이 법칙은 정해진 날마다 정해진 수량이 아닌 정해진 금액만큼 정기적으로 매수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가격의 변동에 따라 높은 가격에 살 때는 수량이 적어지고 낮은 가격에 살 때는 많아지는 효과가 있어서 매입단가를 낮추는 좋은 방법이다.
하이 리스크 - 하이 리턴의 법칙
High risk - High return의 법칙은 투자의 속성을 가리키는 법칙인 동시에 돈의 생리이기도 하다. 투자든 사업이든 큰 위험을 감수할 경우 큰 수익을 준다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걸까? 이런 상황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베타 계수`라는 것이 있는데, 개별 종목이나 포트폴리오 내 종목이 시장 전체의 움직임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개별종목이 시장과 같이 움직이면 베타 계수가 1이 되고 시장 평균보다 민감하게 움직이면 1보다 커진다. 즉, 1보다 크면 위험과 기대수익이 커지는 것이다. 그리고 베타 계수가 0이면 무위험 자산이 된다. 통상적으로 베타 계수가 높은 종목은 상승장일 때 주가가 크게 오르고 하락장에서는 더 크게 손실을 보게 된다. 따라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상승장일 때는 베타 계수가 높은 종목에, 하락장일 때는 베타 계수가 낮은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위험으로 기회비용이 있는데, 1,000만 원을 가지고 은행에서 연 5%의 이자를 받았다고 하자. 그런데 주식에 투자했을 때 시장수익률이 연 5%가 안 된다고 하면 투자를 포기한 기회보다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잘한 재테크가 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주식시장이 올라서 연 10%의 시장수익률이 났다면 상대적으로 연 5% 포인트의 손실을 본 것이나 마찬가지다. 큰 범주에서는 이러한 기회비용도 위험으로 분류한다. 결국 재테크에서는 항상 기회비용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50 = +100 법칙
이 법칙은 초보 투자자에게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공식이다. 예를 들어, 주당 10,000원에 산 주식이 50% 하락하여 5,000원이 되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본전을 찾으려면 50%가 아닌 100%가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20%가 하락하면 25%가 상승해야 하고, 25%가 하락하면 33%가 올라야 하며, 33%가 하락하면 50% 올라야 원금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이 법칙은 손실을 다시 복구하는 데 두 배의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손실 관리인 손절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법칙이다. 또한 역으로 가격이 상승할 때는 복리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상승하는 주식을 성급히 팔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역설하기도 한다. 인간은 원시 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손실 공포 본능`으로 인해 손해본 주식을 못 파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공포 본능과 유사한 이론으로 `기분 효과(Disposition Effect)`라는 것이 있는데, 사람들은 후회를 회피하고 자부심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어떤 종목을 사려고 하는데, 여유 자금이 없어서 이미 가지고 있는 종목 A와 B 중에서 한 종목을 팔아야 한다고 하자. 이때, A 종목은 20% 수익 구간에 있고 B 종목은 20% 손실을 냈다. 과연 사람들은 어떤 종목을 팔까? 연구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투자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하기 위해 이익을 낸 종목을 판다고 한다. B 종목을 파는 것은 자신의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이 되어 후회의 고통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익이 난 A 종목을 팔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 통계적으로 볼 때 이런 행동은 더 높은 수익률을 놓칠 확률을 높인다고 한다. 원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손절매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다른 관점에서 볼 때, 매수한 주식이 기대했던 방향과 다르게 움직인다면 과감하게 손절매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법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워렌 버핏과 같은 가치 투자자는 가치가 훼손되지 않고 가격만 떨어진 경우라면 매도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이는 확실한 매입 근거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매입 단가를 낮추기에 급급한 물타기와는 확실히 다른 경우이다.
포트폴리오의 원칙
돈을 특정 자산에만 몰아 두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또한 현금 자산을 포함하여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채권은 환금성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반응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자산을 적절한 비율로 분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위험 회피 전략이다.
보험설계 법칙
자산관리에 아무리 확신이 서더라도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위험은 항상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적절한 보험 가입이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자산관리를 하는 것은 방화복을 입지 않고 불을 끄겠다고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또한 이러한 상황은 비자발적 지출과 같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보험이다. 그렇다면 보험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소득의 8%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보험을 가입할 때는 먼저 1) 자신에게 필요한가?, 2) 얼마나 보장 받는가?, 3) 그 보험이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에게 필요한가?, 그리고 4) 어떤 종류의 보험이 적당한가?를 고려하라고 당부한다. 또한 보험금으로 생활비나 생계비로 써야 하는 경우에는 소득의 증가에 따라 보험의 규모와 보장 범위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 경우에도 업그레이드가 결코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 것은 안 된다.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해약 가능성이 높아 `손해 보는 적금` 상품에 가입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이 책은 분량이 100페이지밖에 되지 않지만 많은 내용이 압축되어 있기 때문에 행간의 의미를 놓치기 쉬울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법칙이라도 상황에 맞지 않게 적용하는 것은 이러한 법칙을 모르고 투자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이 된다는 의미이다. 전후 상황을 따지지 않고 황금빛 결과만 바라는 묻지마 투자는 대부분 손실로 이어지고 만다. 책 내용이 쉽다고 여과 없이 받아들이지 말고 투자에 활용할 때는 좀 더 신중을 기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