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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서로 철학하기
요람 하조니 지음, 김구원 옮김 / 홍성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이 책에서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은 ‘해석학적 기저’에 의해 구약성서를 읽어내는데 있어 ‘이성과 계시의이분법’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한다. 만약 구약 성서를 이러한 이분법적 구조로 읽게 될 때 ‘굴절 렌즈‘가 되어 구약의 저자들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구약 본문을 과장하거나 도리어 저자들이 강조했던 부분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 말이다(p21).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구약 성서를 이성적 저서로 공부해야 할 이유를 체계적으로 논증하고 그 과정을 통해 구약성서 읽기를 통해 우주의 본질과 정의로운 삶에 관한 보편적 담론을 이끌어 낼수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몇몇 장애물들을 나열하고, 그 장애물을 극복할 도구도 제시한다(p22).
저자는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1부에서는 먼저 1장을 통해 구약 성서의 구조를 다룬다. 성서는 일종의 ‘다양한 길이와 장르의 글들이 모인 선집(p53)’이다. 이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어떤 합리적인 배열 순서로 묶여 있는지를 살필때, 즉 다양한 문학 구조에 대한 이해를 가져갈 때, 철학 사상을 탐구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다고 필자는 말한다.
저자는 다양한 문학구조들이 배열되어 있는 양상을 ‘구조물로 건축되었다(p55)’고 비유한다. 이 구조물을 구성하는 세 개의 중요한 층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의 역사서’, ’선지자들의 설교’ 그리고 성문서(히브리어로 ‘크투빔’)이다.
역사서는 분량으로 보았을 때 구약성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태초의 원 역사로부터 시작하여 이스라엘의 최종멸망에 이르기까지의 역사가 구약 성서의 뼈대를 이루고 나머지 구약성서의 부분들이 이를 감싸고 있는 구약 성서의 전체구조를 볼 때에, 역사서는 구약 성서의 기초이며 핵심임을 암시한다.
‘선지자들의 설교’는 구약 성서의 1/4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히브리어로 ‘나비’라 불리는 선지자들은 대중 설교를 통해이스라엘과 유다 왕들 및 제사장들을 아우르는 국가 권력층들을 향해 권력 남용 및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고 하나님을떠난 종교적 생활 양식을 질책함과 동시에 포로 생활 이후 귀환할 것과 회복의 메시지를 담는 하나님의 예언을 선포하였다.
끝으로 성문서는 나머지 1/4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기독교 구약 성경의 순서와는 다르게 히브리 구약 성서에서 성문서에 해당하는 부분은 시편, 잠언, 욥기, 메길롯(두루마리들, 아가, 룻기 예레미야애가, 전도서, 에스더) 그리고 다니엘, 에스라-느혜니야이다. 다양한 문학 장르를 통하여 앞선 역사서에 대한 비평적 해설을 제공한다(p63).
이어지는 2장에서 저자는 구약 성서의 저술 목적을 다룬다. 저자는 먼저 역사서를 ‘증언이나 증거로 읽는 것’에 반대한다. 만약 이런 방식으로 역사서를 읽게 될 경우, 포로 후기의 유대인들에게 이전 역사의 기적적 사건들에 대해 믿을 만한 증언을 제공하는 것 외에 쓰임새가 없어져버리는 샘이다. 그렇게 되면 구약성서의 ‘역사서’는 ‘몇몇 유대 종교적 교리들을 전해주는 신약 성서의 열등한 아류(p79)로 전락하고 만다. 유배 중인 유대인들로 하여금 이방신을 버리게하고 이스라엘 하나님과 그의 율법으로 돌아오게 해 그들이 다시 그들의 땅으로 돌아갈 희망을 품게하는 것이 역사서의 저술목적이다.
예언적 설교들은 진리와 선을 깨닫는 것의 어려움과 관련된 심리학과 인식론의 문제를 건드린다(p88). 성문서는 주제에 있어서 역사서와 선지서에 느슨하게 연결된다. 하지만 공유하는 주제는 분명하다. 바로 현세의 원리에 관한 지식과지혜를 얻는데 집중한다(p89).
3장은 성경 저자들이 ‘구약성서’를 통해 논하고자한 ‘철학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논한다. 역사서의 대부분의 장르인 내러티브를 통해서 구약성서의 저자는 우리가 실제 삶에 부딪히는 미묘하고 복잡 다양한 상황들을 이야기 방식으로 다룸으로서 추상적, 이론적 논설이 아닌 보다 피부에 와 닿는 ‘우월한 철학적 사유’를 하게 만든다.
선지자들의 설교는 문학적 관점에서는 ‘시’인 동시에 논증이다. 놀라운 수사학적 탁월성과 문학성을 지닌 동시에 특정세계관과 윤리관을 논증하는 것이 선지서의 저술 목적이 된다. 그러므로 선지서를 통해 우리는 그들의 사상을 밝히는것에 집중해야 한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다섯 편의 사례 연구’를 기술하여 앞선 1부에서 언급한 ‘구약 성서의 철학적 읽기’의 예를 제시한다. 4장과 5장의 내용만 언급해 본다면, 4장에서는 가인으로부터 요셉에 이르기까지 흐르는 내러티브에 대한 해석을 통해 ‘농경의 방식’이 제국적인 국가의 악과 우상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감을 보여줌으로 주류가 아닌 주변인(양치기)로서의 삶의 방식을 구약성서가 지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5장에서는 출애굽에서 시작하여 사사기를 걸쳐 통일 왕국, 분열 왕국의 시대를 아우르는 역사서의 흐름을 분석하여 거기에 드러나는 ‘정치철학’을 파해친다.요컨데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를 세울 수 밖에 없지만 근동의 ‘열방’들처럼그 힘이 무제한적이어서는 안 된다. 제한적 통일 국가의 덕목을 제시함으로 ‘제한적 민족국가’와 ‘현실 국가’의 두 극단사이에서 국가를 잘 운영하고 백성과 하나님의 지지를 얻는 것이 ‘인간의 정치적 사명’임을 드러낸다(p203).
결론적으로 저자는 구약 성서 전체는 각 작품의 저자들이 은유, 유비, 유형을 활용하여 일반 원인이나 본성에 대한 이론들을 정립했다고 분석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약 성서를 읽을 때에 이러한 ‘저자들의 철학적 사유’를 발견하게 되고, 저자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러한 이성적 사고를 통하여 윤리학, 정치철학, 인식론, 형이상학, 구약 성서의 믿음에 관한내용을 발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