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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인 아트
배정원 지음 / 한언출판사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괜시리 부끄럽기도 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 섹 스 ' 란 인간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행위 그 자체라고 생각하기에 주저없이 서평단이 되고자 했다.
▶ 이 책을 쓰게 된 작가의 의도(?)와 계기가 궁금하여 프롤로그도 한 자 한 자 놓칠세라 읽고 또 읽었다.
" 그것은 10년도 더 전의 일이다. 호주 시드니에 여행갔다가 시드니 주립 미술관에서 우연히 맞닥뜨린 아리 셰퍼의 〈 단테와 베르길리우스 앞에 나타난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와 파올로 말라테스타 〉그림 때문이었다. (중략) 사랑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그와 몸을 섞고, 그 사랑으로 인해 처참한 죽음을 맞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린 그림을 통해 ' 사랑 '을 풀어내고 싶었다. "
" 당연히 그 사람이 만들어지는 ' 탄 생 '이라는 시작에서부터, 살아가면서 거치게 되는 사랑, 섹스, 이별, 질투, 배신, 출산,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사람의 생로병사, 희로애락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성 ( Sex ) 이다. "
▶ 본문은 〔빛〕, 〔그림자〕, 〔사랑,그리고〕 이렇게 총 세 개의 파트로 나뉘어져있다.
파트 구분없이 작품 하나하나가 눈길을 끌고 흥미로웠다. 전혀 알지못했던 작가를 알게 되기도 했고, 처음 본 작품에 빠져들어 한참 바라보게 되기도 했다.
그 중에서 파트별로 한 작품씩 골라보았다.
▶ 이 책은 단순히 예술 속의 섹스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랐던 지식, 그 당시의 상황을 알게되어 그 작품과 작품 속 인물들 그리고 작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친절한 가이드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처음 프롤로그에서 보았던 '성 전문가와 가벼운 산책하듯이, 미술관의 그림을 훑어보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독자에 대한 작가의 바람이 이루어진 듯 하다.
미술관에 가본 적이 없지만 이 책을 다 보고 덮어놓고 나면 세계 곳곳의 미술관을 훑어보고온 느낌이 드니까.
이 리뷰의 마무리는 역시나 주의깊게 봤던 프롤로그 속 명대사(?)를 끝으로 마무리 지어야겠다.
" 성이 없으면 예술도 없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프랑스, <그네>, 1767. Oil on canvas, 81×64cm. 왈라스 컬렉션, 영국 런던. 그림 속 여인의 옷의 색과 왼쪽 발끝, 작품의 오른편의 색의 대비가 묘하게 느껴졌다. 밝아보이는 왼쪽의 남성과 다소 어두워보이는 오른쪽에 남성은 밝기 차이는 물론 나이에서도 차이가 드러나보였고, 여인의 발 끝이 젊은 남성에게로 향해있는 것을 보아 아마도 마음과 몸까지 그에게로 향해가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 실제로 발과 연결된 신경 중추는 성기 자극과 관련된 곳들과 비슷한 위치에 있으며, (중략) 즉 그림 속에서 날려 보낸 작은 샌들, 그리고 드러난 발은 차후에 그 두 남녀 사이에서 벌어질 육체적인 향연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
엘리자베타 시라니, 이탈리아,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 1662. Oil on canvas, 64.5×49cm. 국립고전회화관, 이탈리아 로마. 이 여인의 눈빛은 왠지모르게 상처가 가득한 눈빛으로 다가왔다. 공허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상대방에 대한 분노보다는 동정심 어린 눈빛이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첸치는 14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상습적으로 강간을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에 대한 배경과 작가의 의견을 읽을 때엔 씁쓸했고 안타까웠으며 치유될 수는 없겠지만 위로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 쿵 하고 돌덩이가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아트리체의 절망적인 눈빛은 아직도 묻고 있는 것만 같다.
지금은 좀, 나아졌냐고••••••. "
장 레옹 제롬, 프랑스, <피그말리온과 갈라데이아>, 1890. Oil on canvas, 89×68cm.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미국 뉴욕. 이 작품은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 피그말리온 효과 :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해 능률이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 ` 이란 단어의 유래인 피그말리온이 등장하는 신화를 표현해낸 그림이다. 단어는 들어봤지만 그 뜻과 유래를 모르고 있던 나에게는 이 작품이 보다 새롭게 다가왔다. 분명 남자와 여자의 키스를 그렸지만 이 그림은 달달하고 밝은 느낌이라기보다는 어둡고 차갑고 그래서는 안될 행동을 하는 남녀를 그려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피그말리온의 기쁨, 생생함을 그려낸 다른 작가들과는 상반된 분위기로 표현한 제롬 그덕분이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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