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만병통치약 > <하버드 중국사> 티모시 브룩 방한 북토크

난생 처음 북토크를 가게 되었다.


며칠 전부터 행사에 가기위해 일도 미리 해놓고 대장님께 일찍 간다고 말했다.

“대장님 오늘 반차내거나 일찍 퇴근하겠습니다!” 대장님이 날 이상하게 쳐다본다. 사실 내가 일찍 퇴근하거나 연월차 쓰는 날은 딸아이 유치원 졸업발표회이래 없었던 일이다. (노동자에게 정시퇴근과 휴가를!) 어디 가냐고 해서 좋아하는 역사책을 쓴 교수가 내한해서 구경 간다고 하니 미친놈 취급하면서 가란다. 신난다. 간다. 바깥공기는 상쾌하구나! 같은 하늘 같은 공기도 하고 싶은 일 하러 가니 다르게 느껴진다.




카페 통인에 십오 분전에 도착해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기다린다. 어떤 사람이 왔나 살펴도 보고 북토크가 이런 분위기구나 느낀다. 시작한다. 티모시 브룩교수가 들어오고 내 쪽으로 온다. 왜 나한테 오지? 역시 대가는 고수를 알아보는 구나. 티모시 교수는 나를 지나쳐 뒤로 간다. 아! 내가 화장실 앞에 있구나…….


북토크가 시작되고 너머 출판사 사장님이 시작 인사를 한다. 그리고 갑자기 블로거 “만병통치약”님 왔냐고 물어본다. 오잉? 저요? 손든다. 예! 독특한 리뷰를 쓴다면서 책 한권을 준다. 하하…….고맙게 받는다. 역시 출판사에서 리뷰를 들여다보고 있는 거야. 아~~~ 역시 내 리뷰는 주목받고 있어. 뿌듯하다. (집에와 검색해보니 하버드 중국사 리뷰는 내꺼 밖에 없다. 내꺼 밖에 없다. 학생하나인 학교에서 전교일등이구나 ㅋㅋ)


번역자 조용현 교수의 책 소개로 북토크는 시작되고, 티모시 교수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용에 대해서 주목하게 된 배경과 용이 책으로 이어진 이야기를 해준다. 이어 참석한 독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명대와 현대 중국의 비교와 티모시 교수의 관심사. 사르우 전투에서 명이 패배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왕이나 시대 평가에서 기후환경을 얼마나 고려 해야 될까? 스토리텔링의 접목, 역사란 무엇일까?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티모시 교수의 생각 등 다양한 질문이 나온다. 좋은 답변이 나오지만 살짝 에둘러 가는 대답이다. 질문 자체가 조금은 막연해 서지만 대가들은 직설적으로 답하지 않는다. 나 같은 아마추어만 자신의 생각이 전부인양 떠든다. 한 미술사 교수의 생각에 자신의 주장이 한계가 있다고 말하며 추후 수정 예정이라고 겸양을 보여준다. 내 생각에는 티모시 교수가 더 자신의 주장을 펴도 무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짧은 질의응답이라 끼어들 여지는 없다.


처음 북토크에 참석해보니 밤새 질문하고 대답을 들어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라는 분야에 나올 수 있는 질문은 무한하고 시간은 유한하다. 수업을 몇 년 들으면서 따라다녀도 끝날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역사 공부는 내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며칠 전 아이돌 그륩 엑소의 콘서트 표 예매 때문에 접속이 몰려 YES24 사이트가 다운되었다. 노래 들으면 됐지, 뮤직 비디오 보면 되지 왜 그 고생하면서 그 비싼 표를 사서 콘서트에 가나 했는데 이제 이해가 된다. 갈증은 한번 본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직접 봐야 느낌이 온다. 북토크가 느낌을 준다.




아, 이런 서명 받을 때 내 이름을 부탁 안했구나...처음 받아 보는 사인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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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23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래도 저자 사인을 받은 것만 해도 부럽습니다.

만병통치약 2015-01-23 21:40   좋아요 0 | URL
그게 제일 크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