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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
케빈 마이클 코널리 지음, 황경신 옮김 / 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이보다 쿨cool~할 순 없다.
그보다 열정적일 순 없다.
이 책의 저자 케빈 마이클 코널리!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postfile/1/2010/06/22/10/danmu00_9266020982.jpg)
그는 지니지 않았지만, 나는 지닌 유일한 한 가지! 두 다리.
반면, 내가 지니지 못했지만, 그가 지는 무수히 많은 것들! 생에 대한 열정, 가족에 대한 사랑, 신나게 하루하루를 사는 즐거움!
대부분의 이런 신체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는
고통으로 우울해하거나, 혹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앙 혹은 경험담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책도 분명 사람들의 마음을 격하게 흔들고, 생에 대한 감사함과 감동을 전해준다.
그러나, 이 책은 상황은 같되 태도는 다르다.
이리도 쿨cool할 수 있는거야?
이렇게 열정적이여도 되는거야?
그가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태도이다.
그는 두 다리를 지니지 못한 것은, 단지 유행하는 나이키 신발을 신지 못하는 아쉬움정도로 생각하고.
그가 두 다리를 지니지 못하기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일은 거의 없고.
(물론, 아이들이 덤벼들어 때리면, 꼼짝없이 피하지도 때리지도 못하고... 가만히 맞아야만 하긴하지만.)
그를 신체장애인으로 규정하고, 측은하게 여기거나 돈을 던져주는 것은
그 본인이 아닌, 바로 타인이 우리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랑 똑같은데, 다리만 없을 뿐인데.
우리는 그를 장애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 가여운 사람, 돈이라도 쥐어줘야 하는 사람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postfile/2/2010/06/22/10/danmu00_2791259515.jpg)
그는 우리와 똑같고, 혹은 우리보다 열심히 인생을 산다.
짝사랑 소녀에게 정성껏 러브레터를 쓰고, 아이들과 퍼레이드에 나가기도 하고,
한 방이면 나가떨어지긴하지만 레슬링 대회에도 나가고
그리고 설원위에서 스키까지 탄다.
물론, 그가 처음 스키를 탈때는 보드판위에 몸을 꽁꽁 묶고 눈위를 활주하며 시작했지만..
3년여간의 연습과 노력으로 X게임이라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쇼(대회)에 출연
일반인들과 겨뤄 당당히 2등을 한다.
그는 X게임의 상금으로, 본인이 오랜 시간 고민해오던 사진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17개국의 나라를 여행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그가 낯선 도시를 가면, 늘 그를 쳐다보던 동정과 연민의 눈빛들.
어느 나라를 가던, 누구를 만나던 그를 처음 대면하는 사람들의 눈빛은 똑같았다.
그것이 그에게는 큰 상처로 다가왔고, 그를 장애인으로 규정지어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생각한다.
나도 그들을 사진으로 담아 내보겠다고!
어느 나라던지, 누구던지 그를 바라보던 그 동정어린, 때로는 못볼것을 본듯한 그 차가운 눈빛을 사진으로 담아 내겠다고!
그렇게 시작한 프로젝트.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postfile/2/2010/06/22/10/danmu00_5259414346.jpg)
그 사진 속 사람들은, 곧 나와 같은 것이다.
나도 장애인을 볼 때면.. 나와 달라 놀라고 때론 찡그리거나 때론 불쌍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내가 돈을 주거나 무언가 도움을 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저 우리처럼 길을 지나가는 도중이며, 남의 도움 필요없이 잘 사는 사람인데.
감히 다리 두개 더 있다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면.. 그들은 어의 없고, 속상한 것이다.
몰랐던 사실이다.
당연히 불쌍해하는 것이 양심있는 사람의 태도인줄 알았는데, 그의 입장은 오히려 그것이 상처가 되고 공격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85년생 젊고 멋진 청년이다.
그는 본인 삶에서 직면하게 되는 무수히 많은 시련 (두 다리가 없음으로 인한 불편함,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등등)을
아주 쿨cool~하게 넘긴다.
그럴 수도 있다고!
특별히 신을 향해 크게 기도하거나, 상황이 바뀌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는 그저 본인의 하루를 최대한 즐기며 살고, 그를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자라게 도와준 가족에게 고마워 할 뿐이고,
자신을 너무 사랑해준 여자친구에게 감사할 뿐이고.
그렇게 신나게 인생을 산다.
그리고 인생 순간 순간, 본인에게 주어진 고민은 끊임없이 하지만 절대 우울해하지 않는다.
단지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려 한다.
아! 쿨cool~하다.
이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다가고, 책장을 덮는 순간.. 나에게 미해결 과제가 뚝! 떨어진 기분이다.
20대의 나를 찾은 사람이라면, 30대에 제2의 사춘기를 겪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고,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진정, 내 인생의 그 무엇이 불만이며, 내 인생의 그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하는
아주 진진한 질문을 마지막에 안겨주는 책.
올 해 들어 가장 재미있고, 가장 진지하게 다가온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