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
케빈 마이클 코널리 지음, 황경신 옮김 / 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이보다 쿨cool~할 순 없다.
그보다 열정적일 순 없다.

이 책의 저자 케빈 마이클 코널리!




그는 지니지 않았지만, 나는 지닌 유일한 한 가지!  두 다리.

반면, 내가 지니지 못했지만, 그가 지는 무수히 많은 것들!  생에 대한 열정, 가족에 대한 사랑, 신나게 하루하루를 사는 즐거움!

대부분의 이런 신체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는
고통으로 우울해하거나, 혹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앙 혹은 경험담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책도 분명 사람들의 마음을 격하게 흔들고, 생에 대한 감사함과 감동을 전해준다.

그러나, 이 책은 상황은 같되 태도는 다르다.

이리도 쿨cool할 수 있는거야? 
이렇게 열정적이여도 되는거야?

그가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태도이다.
그는 두 다리를 지니지 못한 것은, 단지 유행하는 나이키 신발을 신지 못하는 아쉬움정도로 생각하고.
그가 두 다리를 지니지 못하기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일은 거의 없고. 
(물론, 아이들이 덤벼들어 때리면, 꼼짝없이 피하지도 때리지도 못하고... 가만히 맞아야만 하긴하지만.)

그를 신체장애인으로 규정하고, 측은하게 여기거나 돈을 던져주는 것은 
그 본인이 아닌, 바로 타인이 우리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랑 똑같은데, 다리만 없을 뿐인데.
우리는 그를 장애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 가여운 사람, 돈이라도 쥐어줘야 하는 사람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와 똑같고, 혹은 우리보다 열심히 인생을 산다.

짝사랑 소녀에게 정성껏 러브레터를 쓰고, 아이들과 퍼레이드에 나가기도 하고, 
한 방이면 나가떨어지긴하지만 레슬링 대회에도 나가고
그리고 설원위에서 스키까지 탄다.
물론, 그가 처음 스키를 탈때는 보드판위에 몸을 꽁꽁 묶고 눈위를 활주하며 시작했지만..
3년여간의 연습과 노력으로 X게임이라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쇼(대회)에 출연
일반인들과 겨뤄 당당히 2등을 한다.

그는 X게임의 상금으로, 본인이 오랜 시간 고민해오던 사진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17개국의 나라를 여행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그가 낯선 도시를 가면, 늘 그를 쳐다보던 동정과 연민의 눈빛들.
어느 나라를 가던, 누구를 만나던 그를 처음 대면하는 사람들의 눈빛은 똑같았다.

그것이 그에게는 큰 상처로 다가왔고, 그를 장애인으로 규정지어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생각한다.
나도 그들을 사진으로 담아 내보겠다고!
어느 나라던지, 누구던지 그를 바라보던 그 동정어린, 때로는 못볼것을 본듯한 그 차가운 눈빛을 사진으로 담아 내겠다고!

그렇게 시작한 프로젝트.



그 사진 속 사람들은, 곧 나와 같은 것이다.
나도 장애인을 볼 때면.. 나와 달라 놀라고 때론 찡그리거나 때론 불쌍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내가 돈을 주거나 무언가 도움을 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저 우리처럼 길을 지나가는 도중이며, 남의 도움 필요없이 잘 사는 사람인데.
감히 다리 두개 더 있다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면.. 그들은 어의 없고, 속상한 것이다.

몰랐던 사실이다.
당연히 불쌍해하는 것이 양심있는 사람의 태도인줄 알았는데, 그의 입장은 오히려 그것이 상처가 되고 공격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85년생 젊고 멋진 청년이다.
그는 본인 삶에서 직면하게 되는 무수히 많은 시련 (두 다리가 없음으로 인한 불편함,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등등)을
아주 쿨cool~하게 넘긴다.
그럴 수도 있다고!

특별히 신을 향해 크게 기도하거나, 상황이 바뀌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는 그저 본인의 하루를 최대한 즐기며 살고, 그를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자라게 도와준 가족에게 고마워 할 뿐이고,
자신을 너무 사랑해준 여자친구에게 감사할 뿐이고.

그렇게 신나게 인생을 산다.
그리고 인생 순간 순간, 본인에게 주어진 고민은 끊임없이 하지만 절대 우울해하지 않는다.
단지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려 한다.

아! 쿨cool~하다.

이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다가고, 책장을 덮는 순간.. 나에게 미해결 과제가 뚝! 떨어진 기분이다.

20대의 나를 찾은 사람이라면, 30대에 제2의 사춘기를 겪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고,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진정, 내 인생의 그 무엇이 불만이며, 내 인생의 그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하는
아주 진진한 질문을 마지막에 안겨주는 책.

올 해 들어 가장 재미있고, 가장 진지하게 다가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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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귀신 - 조선시대 여인의 한과 복수 키워드 한국문화 6
최기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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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좀 들어볼래?" 라며 처녀귀신이 말을 건다.

정말이지, 이런 책은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책이다!

매 해 여름마다 ’공포의 대상’이었던 처녀귀신을
’안쓰러운 존재, 가련한 여인’으로 인식을 탈바꿈하게 하는 놀라운 책!



나는 이 책 덕분에 더 이상 ’처녀귀신’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고
오히려 귀신과 대면하게 되면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어졌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는 저자인 최기숙 교수을 몹시나 뵙고 싶어졌다.

고전소설 속에 등장하는 처녀귀신을 분석하고, 이것을 당시 시대 사상과 문화적 요인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하시다니!
정말 놀라웠다.

고전소설 속 처녀귀신은, 
살아있을 때는 꽃다운 아름다움과 수줍은 미소를 지닌 여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유교적 사상을 기반으로하는 여성성(정절, 모함 등)이 타인으로 인해 훼손되어지는 순간
죽음을 택하거나, 죽임을 당하게 된다.
그녀는 한을 지닌 혼령이 되어,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 줄 대상을 찾아 이승을 떠돌게 되는 것이다.

당시, 살아서는 의사 표현이나 자신에 대한 변호를 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죽어서야 혼령이 되어.. 본인의 이야기를 똑바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념이, 그녀를 ’처녀귀신’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귀신에 대해 지니는 두려움, 공포는..
진짜 귀신이 무서운 존재라기 보다는 귀신이 본인에게 해를 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 이면에는 결국,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을 것이라는 ’죄책감’이 공포로 전환된 것이다.

책 속 내용 중에...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의 뒷 이야기를 들으면 그 ’공포’란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다.

두 자매가 계모의 계략과 모함에 의해 죽게되고.. (당시, 그녀들의 친아버지는 방관자적 존재로 딸들을 보호하지 않는다)
그녀들은 억울함을 풀기위해 처녀귀신이 되어 등장, 결국에는 계모가 처벌받는 권선징악의 이야기이다.
나는 이것이 이 이야기의 끝인 줄 알았다. 

그러나, 고전에는 뒷 이야기가 있다.
그 두 자매는 아버지의 셋째 부인의 쌍둥이 딸로 환생한다.
같은 얼굴을 한 쌍둥이 자매의 탄생.. 
아버지는 그녀들을 보자마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상상만으로도 오싹하다. 
이것이 바로 ’처녀귀신’이 전하는 ’공포’라는 것이다.

사람이 아닌 ’요물’로서의 처녀귀신이 아닌
사회적 약자이기게 보호받지 못하고, 본인을 지키는 방법이 없던 시대의 그녀들.

그녀들은 무서운 존재가 아닌 안쓰럽고 가련한 존재이다.

우리가 고정관념처럼 생각하던 것들이, 
그 이면에는 이리도 놀랍고 새로운 인문학적 사상과 시대적 배경이 있었다는 것에
너무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래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인가보다.

쉽게 한국문화를 알려주고 소개해준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와 ’처녀귀신’ 책, 진심으로 좋은 책이다!

올 여름, 처녀귀신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 
그녀의 이야기를 찬찬히 들어보고싶게 만드는 책!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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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의 골프 - 세상을 바꾼 위대한 천재 18명의 인생 수업
밥 미첼 지음, 김성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인생, 다시 살아보고 싶다.

만일 신께서 나에게 다시 한 번 생을 살수 있게 해주신다면?
그 땐, 더 나답게 더 멋지게 생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천국에서의 골프』는 쉰살의 대학교수, 엘리엇 굿맨의 죽었다 살아난 이야기이다!
두 아아의 아버지로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대학교수인 그가 어느 날, 심장마비로 쓰러지고
죽음의 문턱에서 하느님을 만난다. 세련된 골프복을 입은 하느님!

하느님이 물었다. "내가 왜 자네를 살려야 하나?"
그가 답했다. "저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꽤 괜찮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지요. 친구들에게도 잘하고요..."
하느님이 말했다.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네"...

결국, 하느님은 엘리엇의 목숨을 건 골프 시합을 제안!
천국의 필드에서 목숨을 건 한판 승부가 시작된다.

-

유명 골퍼들은 말한다.
"인생을 골프와 같고, 골프는 인생과 같다"고.
18홀을, 나 홀로 바람과 상대와 나 자신과 싸워 나가는 스포츠인 골프.
그곳은 인생의 행운과 좌절이 모두 담겨 있는 인생 압축판인 것이다.

우리의 주인공 엘리엇은 하느님을 대신해서 나온 18명의 현자들(이미 죽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과 골프 경기를 펼친다.
레오나르드 다빈치, 존레논, 마를린먼로, 간디, 베토벤, 피카소.. 등등!

18홀에서 만난 18명의 현자들은 엘리엇에게 그들이 살아생전 가장 중요하게 여긴 생의 '가치'를 하나씩 알려준다.
엘리엇은 그들에세 인생 18가지의 교훈을 깨닫고, 끈질기게 이기기 위해 최선의 노력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결국, 최선의 노력을 다한 엘리엇이지만.. 결과는 패.

좌절한 그에게 하느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아무나 구해주고 그럴까? 미안하지만, 아니네. 내가 구해주지 않는 사람들도 있네. 스스로 애써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지. 아니면 포기해버린 사람들이거나. 
사람은 누구나 잠재력을 가지고 있네. 그것도 대단한 잠재력이지. 하지만 평소에는 그걸 모르고 있네. 알고 있더라도 목숨을 걸고 싸우려고 하지 않지. 반면 자네는 끈질기게 싸웠네."

그리고 다시 살아난 엘리엇. 그는 깨달았다.
"맞아! 이제 알겠어. 이 엄청난 시합을 치르느라 아등바등하고 보니 수술실에서 신이 왜 내 생명을 돌려주어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 어떤 대답을 했어야 했는지.
내 목숨은 살려둘 가치가 있지. 그건 왜냐면...... 나는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얻고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있잖아. 개선될 가능성이 있잖아. 열정과 의지와 따뜻한 마음이 있잖아.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만의 것이지! 신은 나에게 큰 선물을 주셨어. 나에게만 줄 수 있는 선물. 내가 최고의 엘리엇 굿맨이 될 기회를!"

-

인생 살아가는 데, 가끔은 죽었다 깨어날 정도의 강한 자극을 원할 때가 있다.
지금의 내가 마음에 안들 때, 지금의 환경을 벗어나고 싶을 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가 바로 나처럼 느껴졌다.

험한 여정같은 18홀을 함께 돌며..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결국, 나도 엘리엇과 함께 소중한 가치 18가지를 배웠다.

늘 알고 있지만, 늘 지켜지지 않고 종종 잊게되는 그 가치들.
골프를 통해 그 가치를 깨닫는 과정을 참으로 재미있고 즐거웠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나도 골프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이나, 필드에서 18홀을 도는 것이나, 지금 이렇게 하루하루 내 인생을 사는 것이
어찌보면 결국 유사한 길인 것 같다.

나에게도 가능성이 있고, 나도 살아갈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
즐겁고 유쾌한 골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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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겐 보내지 않은 편지가 있다 - 정신분석학, 남녀의 관계와 고독을 이야기하다
대리언 리더 지음, 김종엽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 나만 어려운 것일까?
이별, 과연 내 탓일까?


세상, 내 맘대로 되는 건 많지 않지만..
사랑만큼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게 또 있을까?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와 연인관계가 되고, 그 관계를 좀 더 발전시켜나가면서
누구나 부딪히는 어려움.

대체 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지?
왜 나랑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거지?
이해할 수 없어..

이렇게 그와 내가 다르기 때문에, 그의 마음을 100% 헤아릴 수 없고
그래서 나는 매번 사랑이 어렵다.

정답이 없기에, 더 알 수 없는 연인의 마음.

언제부턴가 사랑에 상처를 받고, 주저 앉으면서
나는 해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어 갔다.

남녀 연애 심리서. 심리 치유서.
모두 보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느낀 건,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는 것이다.

마치, 그 때 내가 그를 이해 못한 것이나, 그 때 내가 그렇게 행동한 모든 것이
내 마음 속, 심리적으로 잠재된 어떤 기억과 상처가 나를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게 만든 것처럼
그래서 결국엔 모두가 내 잘못인 것 처럼.
결론은 매번, 000 콤플렉스처럼 끝나버렸다.

그래서, 나는 사랑에 해답을 찾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다르다! 남녀는 기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래서 이별이, 그와의 다툼이, 연애의 막막함이 내 탓이 아닌
다르기 때문에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프로이드와 라캉의 이론을 바탕으로
고전과 영화의 주인공, 실존 인물의 사건을 사례로 들며
남녀 심리의 근본적 차이를
아주 우아하게! 아주 지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은, 문장 그대로 내 가슴에 바로 오는 쉬운 책은 아니다.

그렇기에 생각을 할 수 있는 행간을 준다.
그러나 문장을 곱씹고 곱씹다 보면, 내 연애시절의 행동과 말이 떠오르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공감되는 몇 가지.


결핍이 사랑을 부른다.

상대의 약한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사랑에 빠진다.


예전에 나는 이상하게도... 강해 보이는 남자친구가 본인 마음 속 깊이 담긴 상처를 이야기할 때!
그 순간 나는 사랑에 빠졌다.
강한 남자가 아닌 상처를 지닌 약한 존재로 인식될 때, 나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여자는 원래 모성본능이 있으니깐!이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이 점은, 남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한다.
여성의 부족한 부분을 보는 순간, 그 부분을 채워주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사랑이 샘솟는다고 한다.

여성들이여! 남자 앞에서 너무 완벽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긴장을 풀고, 나의 상처와 약한 점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순간
그는 당신에게 사랑을 느낄 것이다.


남녀가 느끼는 사랑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

여자는 남자에게 묻는다
"너, 나 사랑하니?"
남자
는 남자에게 묻는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나?"

차이를 알겠는가?

여자는 본인이 하는 사랑에 100% 확실을 한 채, 상대를 의심한다.
'나는 그를 사랑해. 그를 사랑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야!... 그러나, 그도 날 사랑할까?'라고 고민한다.

그러나, 남자는 상대의 사랑이 궁금하기보다는 본인의 사랑이 궁금하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 걸까? 정말 사랑하는 걸까?'

그녀가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보다,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확신이 서야 그 사랑을 키우고 지킨다는 사실.

여자들이여! 
절대, 흔들리는 남자친구에게 ' 너, 나 사랑하긴 하니?'라고 묻지도 따지지도 말아라!

어차피, 당신이 굳이 꺼내서 물어보지 않아도...
그는 본인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나?'

여자로서 왠지 참 억울하고, 슬프지만...
이건 배 속에서부터 아이를 갖고, 아이를 키울 사명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엄마의 모성과 연관된 것인지라...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여성은 남성을 확고히 사랑할 운명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이 외에.. 이 책엔 정말 많은 남녀 관계의 심리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너무 가볍게 읽히는 책이 아니기에, 더 곰곰히 고민해고 되새기며 읽게 된다.

내 사랑의 고민이 그렇게 가볍지 않으니
그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 
그건, 왠지 내 사랑의 깊이마저 가볍게 만드는 게 아닐까한다.


곱씹어 생각하게 되는 책,
나의 마음과 그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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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서영은 산티아고 순례기
서영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나이 서른, 
나는 지금 모든 걸 던지고 
20kg  가방 하나에 내 모든 것을 담아, 그 먼길을 떠날 수 있을까?


나는 못 한다.

내 인생, 고작 서른 해를 살아오며
20kg 가방 하나에 모두 담아내기에는 
지난 인생에 대한 미련이 넘치고
내 미래에 대한 아쉬움도 많이 남기에..
나는 절대 그렇지 못하리라. 

그렇다면 내 나이 60을 넘어 70에 가까운 나이에는?
 
그 때 역시, 나는 못 할 것이다. 

생의 후반부,
나는 절대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 내 손에 꽉 쥐고 살아가고 싶은 것들이 
지금보다 많으면 많았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했다.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먼 그대』로 문단에서 모든 찬사를 받으며
현재 주요 문학상 심사위원이자 존경받는 문인으로 인정받던 서영은 작가.



그녀는 66세 나이에, 20kg 가방 하나에 모든 걸 담아 떠났다.
 

담았다기 보다, 모두 비우고 떠났다. 

생에 대한 아쉬움도 미련도, 모두 이곳에 유서와 함께 남겨둔 채
오직 하나의 믿음만 지닌 채, 길을 떠난다.


 
김동리 작가의 마지막 생을 함께한 세번째 부인.
30살 나이 차이와 사회적 편견을 모두 뒤로하고 사랑 하나만으로 살아온 그 시절의 추억.
그 모든 것을 남겨두고, 그녀는 한국을 떠났다.
 

남편인 소설가 김동리씨도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고
아이도, 가족도 하나 없는 그녀는
그녀의 어깨에 놓인 짐을 모두 내리고 터벅터벅 걸으며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지는 산티아고, 
도보로 그 먼길을 걸으며 인생을 마무리하러 갔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만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 세상 그 어떤 미련도 남기 않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오히려 새로운 인생의 열정을 보고 온 산티아고 순례기.
 

산티아고 길로 들어서서 그녀가 만난 것은 새로운 인생이요, 
그것이 곧 그녀의 인생이고 신의 손길이었다.
그렇게 산티아고를 다녀온 그녀는 나이 70에 새로운 인생을 접하게 된다. 


이상문학상 수장작가이기에, 그 글맛은 정말 좋다. 
글을 읽는 내내, 이 글이 실화인가, 소설인가가 매우 혼란스러웠다.
글 맛이 정말 소설 같아서..
그러나 작가의 말처럼 이 책에는 그 어떤 허구의 것이 하나도 없는 실화이다.
그렇기에 더욱 깊은 감동을 줍니다. 
 

그녀의 이야기도, 그녀의 문체도, 그녀의 사진도 모두 짠하고 감동적이다. 

 나도 60이 넘은 나이에 그녀처럼 그 먼길을 터벅터벅 걸을 수 있는 용기가 있기를 바라며..

아니,
지금이라도...
내 인생 모두 비우고, 다시 채워올 용기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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