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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리뷰 - 이별을 재음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 책 읽기
한귀은 지음 / 이봄 / 2011년 1월
평점 :
이별한 자들에게 숨을 곳을, 도피의 장소를 제공하는 책..
그리고 결국에는 그 이별을 받아드리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도록 도와주는 책!
< 이.별.리.뷰. >
지금 내 앞에 있는 그/녀와의 헤어짐을 잘 완성해야
다음 내 앞에 서 있을 그/녀와의 사랑을 잘 시작할 수 있겠지.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에 빠져...
그/녀를 세상의 중심에, 내 세상의 중심에 세우는 일. 그것이 사랑있겠지..
그 사랑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누구나 사랑을 시작하지만, 그 끝을 상상하거나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결국, 그 사랑의 끝을 안다.
이별.. 결국, 우리는 이별을 하게 된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형태든, 이별은 늘 그 끝에 서있는 것이다.
이별, 이 세상 누구나 맞이하는 이별.
그 이별을 잘 하는 법은 배운 적도, 들어 본 적도 없다.
나에겐 이별이란..
꾹꾹 울음을 참다가도,
결국 술을 마시고,
분명 후회할 것을 알지만, 술기운에 전화를 걸고..
짧은 통화로 이별을 다시 확인하고. 그렇게 악몽같은 밤을 보내고.
그의 흔적에 혼장 방구석에 앉아 울다가.. 그렇게 긴 시간을 보내고.
어느 순간 그 이별감기가 나아졌단 생각에,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를 기억하고, 그의 환영을 쫒는
그런 시간이 곧 이별의 과정이고, 이별인 것 일까?
결국, 나는 이별의 방법을 잘하는 법, 상처를 잘 치유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이별은 잘하기 위해, 이 책은 책 속에서 답을 찾는다.
이별한 자에게 숨을 곳을 주기도 하고,
이별한 자의 상처를 까발리기도 하도, 연고를 바르기도 하는..
그런 이별서(문학작품 32가지를 대상으로 이별의 상황, 이별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작가가 재해석하는 것들)들만 모와 둔 책인 것이다.
이별,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코 자연스러운 일도 아니며, 쉽게 수긍되는 일도 아니다.
이 책은 이별을 말하는 책이기에..
이 책 또한 쉽게 잘 넘어가지는 않는다.
맨들맨들 흰 쌀밥이 아닌, 꺼끌꺼끌 쌀겨를 씹어넘기는 느낌.
읽는 내내, 내 지난 이별이 떠올라 가슴 한 구석에 유리가루가 박히는 느낌.
그러나, 그런 책 읽기의 과정이 지나면..
어느 새, 나는 그가 내가 헤어진.. 지금 이 상황을 받아들이게 된다.
몇 해 전,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그와 이별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이별 후 제대로 마음을 못 잡았던 그 상황들.
그건, 이별의 과정이었고.. (조금 오랜 시간이 걸려 이별을 하는 중이었을 뿐이고)
결국, 난 사랑의 마지막인 이별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행이다.
이제는 다시 좋은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 마음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랑을 찾아, 다시 시작하도록 마음을 다듬어준 책.
쉽지 않은 이별이고, 쉽지 않은 사랑이지만..
이 책이 그 이별을, 그 사랑을 마무리짓게 도와주었다.
다시 사랑을 하고 싶은 당신이라면 꼭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