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겐 보내지 않은 편지가 있다 - 정신분석학, 남녀의 관계와 고독을 이야기하다
대리언 리더 지음, 김종엽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 나만 어려운 것일까?
이별, 과연 내 탓일까?


세상, 내 맘대로 되는 건 많지 않지만..
사랑만큼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게 또 있을까?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와 연인관계가 되고, 그 관계를 좀 더 발전시켜나가면서
누구나 부딪히는 어려움.

대체 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지?
왜 나랑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거지?
이해할 수 없어..

이렇게 그와 내가 다르기 때문에, 그의 마음을 100% 헤아릴 수 없고
그래서 나는 매번 사랑이 어렵다.

정답이 없기에, 더 알 수 없는 연인의 마음.

언제부턴가 사랑에 상처를 받고, 주저 앉으면서
나는 해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어 갔다.

남녀 연애 심리서. 심리 치유서.
모두 보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느낀 건,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는 것이다.

마치, 그 때 내가 그를 이해 못한 것이나, 그 때 내가 그렇게 행동한 모든 것이
내 마음 속, 심리적으로 잠재된 어떤 기억과 상처가 나를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게 만든 것처럼
그래서 결국엔 모두가 내 잘못인 것 처럼.
결론은 매번, 000 콤플렉스처럼 끝나버렸다.

그래서, 나는 사랑에 해답을 찾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다르다! 남녀는 기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래서 이별이, 그와의 다툼이, 연애의 막막함이 내 탓이 아닌
다르기 때문에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프로이드와 라캉의 이론을 바탕으로
고전과 영화의 주인공, 실존 인물의 사건을 사례로 들며
남녀 심리의 근본적 차이를
아주 우아하게! 아주 지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은, 문장 그대로 내 가슴에 바로 오는 쉬운 책은 아니다.

그렇기에 생각을 할 수 있는 행간을 준다.
그러나 문장을 곱씹고 곱씹다 보면, 내 연애시절의 행동과 말이 떠오르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공감되는 몇 가지.


결핍이 사랑을 부른다.

상대의 약한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사랑에 빠진다.


예전에 나는 이상하게도... 강해 보이는 남자친구가 본인 마음 속 깊이 담긴 상처를 이야기할 때!
그 순간 나는 사랑에 빠졌다.
강한 남자가 아닌 상처를 지닌 약한 존재로 인식될 때, 나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여자는 원래 모성본능이 있으니깐!이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이 점은, 남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한다.
여성의 부족한 부분을 보는 순간, 그 부분을 채워주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사랑이 샘솟는다고 한다.

여성들이여! 남자 앞에서 너무 완벽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긴장을 풀고, 나의 상처와 약한 점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순간
그는 당신에게 사랑을 느낄 것이다.


남녀가 느끼는 사랑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

여자는 남자에게 묻는다
"너, 나 사랑하니?"
남자
는 남자에게 묻는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나?"

차이를 알겠는가?

여자는 본인이 하는 사랑에 100% 확실을 한 채, 상대를 의심한다.
'나는 그를 사랑해. 그를 사랑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야!... 그러나, 그도 날 사랑할까?'라고 고민한다.

그러나, 남자는 상대의 사랑이 궁금하기보다는 본인의 사랑이 궁금하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 걸까? 정말 사랑하는 걸까?'

그녀가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보다,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확신이 서야 그 사랑을 키우고 지킨다는 사실.

여자들이여! 
절대, 흔들리는 남자친구에게 ' 너, 나 사랑하긴 하니?'라고 묻지도 따지지도 말아라!

어차피, 당신이 굳이 꺼내서 물어보지 않아도...
그는 본인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나?'

여자로서 왠지 참 억울하고, 슬프지만...
이건 배 속에서부터 아이를 갖고, 아이를 키울 사명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엄마의 모성과 연관된 것인지라...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여성은 남성을 확고히 사랑할 운명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이 외에.. 이 책엔 정말 많은 남녀 관계의 심리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너무 가볍게 읽히는 책이 아니기에, 더 곰곰히 고민해고 되새기며 읽게 된다.

내 사랑의 고민이 그렇게 가볍지 않으니
그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 
그건, 왠지 내 사랑의 깊이마저 가볍게 만드는 게 아닐까한다.


곱씹어 생각하게 되는 책,
나의 마음과 그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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