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 걸스
로렌 뷰키스 지음, 문은실 옮김 / 단숨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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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스

 


'시간을 여행하는 살인마 vs 살아남은 소녀' 띠지의 이 문구만 봐도 눈길이 간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다. 초반까지만 해도 스릴러의 대가 피체크의 작품과 어딘가 모르게 많이 닮아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던 것같다.

 사실 이 작품이 본국에서는 꽤 유명했고, 그랬기에 읽는 나로서도 기대감이 컸던 터인데, 물론 이 작품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 많을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내 입장에선 너무 뒤죽박죽 왔다갔다하는 시대배경과, 뒤죽박죽 얽혀있는 매 챕터의 제목, 인물들의 등장에 오히려 작품에 쭉 집중할 수 없었던 것같다. 한마디로 너무 복잡한 소설 몇 권을 짜집기해 한 권에 모아놓은 느낌이랄까. 

커비, 하퍼 등의 스토리 자체는 분명 흥미진진하다. 이런 플롯의 소설을 만나보지 못해서였을까. 하지만 뭔가 모르게 많이 헷갈리는 기분.. 초반까지만 해도 피체크를 떠올릴 정도로 몰입감이 좋았다. 하지만, A에 관해 한 챕터 이야기 살짝 하다 B,C,D,E~Z까지 나열되어있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어느순간부터 내가 읽고 있는 것이 맞는가, 여기서 갑자기 왜 이 이야기가 나오지?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던 것같다.

이런 점들이 이 책의 내용에 몰입하게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이자,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배로 크게 다가온 작품이 아니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미국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있는 작품이라하니 그만큼 작품성도 있는 것이겠지만, 나와는 맞지 않았던 소설이었던 것같아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도 한 번 챙겨보고 싶고, 책 또한 다시 한 번 읽어보고싶다. 그때는 혹여나 나에게 다르게 다가오진 않을까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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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꾼 만남 - 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1
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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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꾼 만남

 

사실 이 책은 제목부터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삶을 바꾼 만남, 띠지에 적힌 문구 "어떤 만남은 운명이다!" 까지..! 정약용과 그의 제자 황상과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을 이 제목과 이 문구에 안넘어갈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나 또한 그래서 집어들게 되었고, 개인적으로는 정말로 삶을 바꾸는 만남, 인연, 운명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더욱더 제목과 이 문구가 나를 끌어당기는 것같았다. '나 좀 얼른 읽어봐!' 하는 외침이 들렸달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부끄럽게도 '황상'이라는 인물을 알지 못했다. 아마 많은 분들또한 모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는 정말로 정약용의 뭐랄까, 진실되고 진정하고도 유일한 제자가 바로 '황상'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산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그의 이면들, 성품들을 알게 되어 그런 점으로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다산과 황상이 주로 주고 받은 편지들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는데, 황상이 지니고 있던 이 문서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정약용의 인물에 대해 눈꼽만큼도 모르고 그냥 대단하다 여기며 살았을 듯하다. 정말로 읽다보면 삶을 바꾼 만남, 운명, 이런 단어가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나 무엇보다 생각되고, 얇지 않은 책이지만 독자들로하여금 한 권을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듯하다. 그냥 자연 경관을 묘사한 것 같은데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표현들 속에서 알 수 없는 감격의, 감명의 감정들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아래 이 부분.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은 처음에 종을 쳐서 시작하고, 끝에는 경을 울려 마친다. 순수하게 나아가다 끊어질 듯 이어지며, 마침내 화합을 이룬다. 이렇게 해서 악장이 이루어진다. 하늘은 1년을 한 악장으로 삼는다. 처음에는 싹 트고 번성하며 곱고도 어여뻐 온갖 꽃이 향기롭다. 마칠 때가 되면 곱게 물들이고 단장한 듯 색칠하여 붉은색과 노란색, 자줏빛과 초록빛을 띤다. 너울너울 어지러운 빛이 사람의 눈에 환하게 비친다. 그러고서는 거둬들여 이를 간직한다. 그 능함을 드러내고 그 묘함을 빛내려는 까닭이다. 만약 가을바람이 한차례 불어오자 쓸쓸해져서 다시 떨쳐 펴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텅 비어 떨어진다면, 그래도 이것으로 악장을 이루었다 말할 수 있겠는가? 내가 산에 산 지 여러 해가 되었다. 매번 단풍철을 만나면 문득 술을 갖추고 시를 지으며 하루를 즐겼다. 진실로 또한 한 곡이 끝나는 연주에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 다산이 1809년 가을에 쓴 「백련사에서 노닐면서 단풍잎을 구경하고 지은 시의 서문」中 (160-161p)

 

두 사람의 이야기들로 가득찬 이 도서를 읽다보면, 이런1809년 가을쯤 다산이 백련사에서 단풍 구경을 한 후 지은 시가 한 수 나온다. 분명 한 번 읽고 지나갔는데 다시 한번 읽어보자, 다시, 이런 기분이 왜인지 모르게 들던 부분이다. 다산은 하늘은 1년을 악장으로 삼는다는 표현으로 글을 시작하며 가을단풍 이야기만을 하는 듯보이지만,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아닐는지 싶다.

 

그 능함을 드러내고 그 묘함을 빛내려는 까닭에 한차례 가을바람은 우리를 잠깐 '다시 펴지 못하고 잎, 열매들을 모두 떨어뜨려' 놓는 게 우리의 인생을 빗댄게 아닌지, 한 악장에도 클라이막스가 있듯이 그 클라이막스를 더더욱 강조하기 위해 잠깐, 아주잠깐 낮고 느린 음으로 연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악장 완성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나만의 악장은 어디를 연주하고 있을까?

 

 

이 부분 또한 책을 읽으며 참 대단하다고 느낀, 참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이라 기억에 남는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며 절대 천자문으로는 교재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쉽게 말해, 하늘땅이 나오면 그와 관련된 단어가 나와야하는데 아무 상관없는 집 우 집 주, 검을 현 누를 황 등을 옆에 붙여놓으면 어린 아이들이 공부하기란 여간 쉽지 않고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직접 관련된 단어들을 모두 정리해 이걸 교재로 삼아 제자들에게 가르쳤다는 것. 이 글자를 보면 저 글자가 딱! 떠오를 수 있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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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의 집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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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의 집

'토우의 집?' 토우란 무슨 뜻일까, 사람 이름을 비유적으로 빗댄 말일까, 혹은 어떠한 배경이나 인물을 토우에 빗댄 것일까, 제목을 보고 생각했다. 본문을 읽기 전부터 미리 나만의 해석으로 어느정도 이 제목의 미스터리를 풀어보고싶었다. 이 책은 '삼벌레고개'라는 곳을 배경으로 산 아래, 중턱, 위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그곳은 사람이 토우가 되고, 토우가 사람의 집에 들어가 살다가, 캄캄한 무덤이 되어버린 ‘토우의 집’이라 해서 이 제목이 붙은 듯하다. 주된 인물들은 김순분의 가족과 새댁의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나, 은철, 금철과 영, 원, 희 세자매.

초반부터 읽다보면 전형적인 한국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래서인지 영이와 원이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더 마음이 아려오는 것일 수도 있으리라. 결국은 영, 원, 희는 영.원.히. 그들과 작별할 수 밖에 없었던 운명인걸까? 아팠던 우리의 과거를 새댁의 가족을 통해 자세한 경위와 결말은 나타내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여실히 들려주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은 이상하게도 다 읽고나서도 그 이후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그런 책이었던것 같다. 은철이의 다리는 무사하고도 완전히 다 나을 수 있었을까? 혹은 영, 원, 희 와의 교류는 더이상 없었던 것일까? 왜 새댁의 가족의 상황은 그렇게까지 갈 수 밖에 없었을까, 원은 나중에 마음을 열었을까? 등등. 추리소설처럼 긴장감 넘치는 내용은 아니지만, 누가 읽어도 잔잔하고 아련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이 책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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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홍의 황금시대 - 긴 사랑의 여정을 떠나다
추이칭 지음, 정영선 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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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홍의 황금시대

 

이상하게도 '찬란하다'라는 표현을 보면 그 반대의 분위기와 감정도 함께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너무도 찬란하기에 숨겨진 슬픔이 더 크게 느껴진다는 의미로 내게 다가온달까?

 

여기 누구보다도 찬란함의 삶을 살았던 한 여인이 있다. 1930년대 중국 격변의 시기를 살다간 천재 작가 샤오홍이 그 주인공이다. 약 10여년동안 100편이 넘는 작품을 썼다는, 중국에서는 아주 유명한 천재작가인데도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샤오홍이라는 인물도, 황금시대라는 영화도 들어보질 못했다. 하지만 이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샤오홍의 작품을 더 찾아보고 싶어졌고, 황금시대라는 그녀 인생의 각색된 영화도 꼭 한 번 찾아 보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전에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사랑'이라는 도서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도서가 떠올랐다기보다는 그 이야기 속의 마리아라는 인물이 떠올랐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 것이다. 실제로 그 두 인물이 만난다면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관계가 되지 않았을까 상상해보며, 자꾸만 오버랩되는 마리아와 샤오홍의 삶의 모습에 자꾸만 안타깝고도 속상했다.

 

왜 역사 속의 수많은 천재들은 불꽃처럼 타오르다 연기처럼 사라지는 비운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을까? 그리고 왜 이런 법칙이 샤오홍에게 또한 피해가지 못하고 그렇게 자신 또한 연기처럼 사라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이런 여러가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샤오홍은 자신의 글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내가 고통으로 점철된 글을 쓰는 이유는 그런 현실이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녀로 인해 쓰여진 수많은 글들로 인해 과연 현실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딩링이 상류층 혹은 그 배경 속에서 아픈 여성들을 글로 썼다면, 샤오홍은 일반 서민 혹은 농촌을 배경으로 해서 여성들이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바로 이런 이유때문에 딩링과 함께 혹은 딩링보다 뛰어난 중국의 대표적인 여류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자연적 경관을 인물을 표현하는 것보다도 더 섬세하고 훌륭하게 표현했던 샤오홍은 어릴적 자신의 추억이 담긴 후란강 근처의 추억이 있었기에 더 훌륭하게 표현해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아픈 과거들로 얼룩진 기억들이 결국은 고통 가득한, 그러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고통을 써내려가는 작품들로 재탄생하게 만든 건 아닐까 다시한 번 생각해본다.

 

어릴 적 할아버지 외에는 그 누구도 그녀에게 사랑을 쏟아주지 못했기에,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과연 그 할아버지라는 존재마저 없었다면 그녀가 어떻게 삶을 견디며 살아왔을까, 할아버지와의 추억이라도 가지고 있기에 시간이 흘러 나중까지 고통을 감내하며 살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집안에서 정해주는 결혼을 피하고, 자유를 갈망하며 집에서 나와 온갖 고생을 평생하며 산 샤오홍에게 또 사랑의 시련이 끊임없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더욱더 가슴이 아파왔다. 몇 번이나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믿었던 여러 번의 그녀의 러브스토리를 들으며 더욱더 가슴이 아플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어릴 적부터 애정, 사랑을 받아본 기억이 없었기에 조금만 잘해준다하면 동정을 사랑으로 철썩같이 믿고 모든 걸 바치는 맹목적인 사랑을 한 게 아니었을까, 한마디로 책에 나온 표현처럼 가슴 아픈 건, 그녀는 상대방이 주는 사랑이 진심인지 가짜인지를 판단할 줄을 몰랐기에, 그 사랑이 순간적인 건지 영원한건지, 순수한 건지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건지를 몰랐기에 더욱더 마지막까지 가슴아릴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제목 '황금시대'의 뜻이 뭘까 생각을 해봤다. 과연 그녀의 황금시대는 언제였을까?

후란 강에서의 할아버지와의 추억? 혹은 그녀를 결국은 중국 최고 작가로 만들어주신 루쉰 스승님과의 추억? 혹은, 각각의 아픈 사랑 속 고통스러운 삶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일까? 그 어느 것이든, 황금시대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찬란하디 찬란했던 샤오홍의 삶에 깊은 연민과 슬픔을 느낀다. 샤오홍의 작품, 영화 또한 꼭 한번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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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9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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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청소년 문학이라 그런지 쉽고 빨리 읽힌 책. 첫 챕터부터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해 남은 한 권의 내용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려나 궁금하기도 했던 책. 우선 해리가 누구일까? 개인적으로 제목을 보자마자 든 생각은 주인공 혹은 그와 관련있는 강아지의 사연을 다루고 있을 것만 같았다. 결국 읽고보니 예상 외의 결론이었지만 말이다. '손으로 말해요'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의 사연 그리고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의 경우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는 점이(그 많은 사람 중 동일인물이었다는 점이), 그리고 아버지의 유서를 한 번에 찾아내는 그런 점들이 소설의 유일한 비현실적이면서 살짝 아쉬운 점이 아닐까 싶다.

정말로 주인공 태산이의 경우에 처한다면 그 아이의 입장에선 어떠한 결정이 과연 옳은 결정일까? 정말 곧 성인이 되어 결정권이 있는 것도 아닌, 아직 어리기만 한 중학생이 말이다. 오촌 아저씨, 그리고 떡집 아저씨의 행동에 그 어린 소년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했을까? 정말로 그들의 속셈은 무엇이었을까? 단 한명이라도 진심으로 다가가는지 과연 어린 아이가 알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과연 마지막에 아버지의 유서를 찾지 못했다면 결국 결론은 어떻게 끝났을까? 이런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도 결말은 결국 제목처럼 네버엔딩으로 마무리하며 여운을 남기고 끝맺은 소설인 듯하다.

“사람은 말이다. 양파 같은 거다. 여러 개의 껍질로 쌓여 있단다. 하지만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그저 밖으로 내보이는 게 내가 가진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태산아. 지금 보이는 네가 전부가 아니다. 나는 네가 너에게 주어진 양파 껍질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내며 성장하길 바란다.” - 168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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