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Friends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히스이 고타로 지음, 금정연 옮김, 단바 아키야 사진 / 안테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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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racles will surely happen.

기적은 반드시 일어나!

    

 

   놀라운 이야기를 한 편 접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북극곰과 허스키의 우정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그토록 놀라운 이유는 다름 아닌 반 년 이상 아무것도 먹지 못해 굶주려 있는 상태의 북극곰이 허스키를 발견한 순간 한달음에 달려가 잡아먹는 대신 그들과 친구가 되어 뛰어 놀고 장난 치고 안아주는 진귀한 광경을 보여주어서이다.

 

   이 책은 일종의 사진집 형식으로 단바 아키야라는 사진작가의 운명적인 북극곰과의 만남부터 이색적이다. 홋카이도 출신의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가까운 동물원에서 사육사를 도와 하루에 서너 시간씩 북극곰들의 먹이를 만들고 돌봐주는 여름방학 숙제 덕분에 북극곰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야생 북극곰을 만나야겠다는 초등학생의 꿈은 결국 이루어져, 오직 북극곰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 허드슨 만 남서쪽 처칠로 떠나 촬영을 했다고 한다.

 

   그가 우연히 목격하게 된 북극곰과 허스키의 만남을 있는 그대로 찍은 사진들은 사뭇 감동적이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서 일 년에 거의 반 년 이상을 굶어야 하는 불쌍한 북극곰. 기아 상태의 그들은 어떤 동물이라도 맞닥뜨리게 되면 굶주린 배를 채우고 싶었으리라. 단바 아키야 또한 그런 장면을 충분히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단식기의 북극곰과 개가 논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전문가들 역시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그들은 눈밭을 뛰어다니고 뒹굴며 친구처럼 가족처럼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단순한 사진집이기에 앞서 인생을 이야기해 주는 책이다. 당신이 누구건, 얼마나 외롭건 기적은 반드시 일어난다고... 꿈꾸던 그 이상의 기적이 당신 눈앞에서 펼쳐지는 순간이 올 거라고... 당신 자신이 바로 선물이라고... 이 책은 희망을 주고 꿈을 꿀 수 있도록 격려해준다. 그래서 참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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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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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위암 수술을 잘 마치고 퇴원하시는 길에 그간 지내셨던 곳으로 추정되는 병실 침대 앞에서 어린 아이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이외수 님의 사진을 보았다. ‘이외수 님하면 함께 떠오르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긴 머리는 짧고 단정해 졌고, 수염 또한 깨끗이 깎아버려 지나는 길에 마주쳤다면 못 알아볼 것만 같은 파격적인 변신이다. 퇴원 후 그는 트위터에 오로지 암을 극복하고야 말겠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도 않겠고, 인생을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글을 남기셨다.

 

   이외수 님의 신간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을 읽으면서 혼자 웃음 짓는 일이 많았다. 중간 중간엔 마치 나를 불러 놓고 하시는 말씀 같아서 혼자 답하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가슴에 새겨두는 말들도 늘어났다. 작가님의 세상에 대한 푸념과 부드러운 듯 날카로운 비판,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소중히 알라는 가르침, 아울러 행복은 혼자만의 특권이어는 안 되고 남까지 함께 행복해질 수 있어야만 진정한 행복이라는 말씀을 읽으며 깨달음을 얻는다. 가볍게 읽히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책!

 

p101

머리 위로 하늘이 청명하다. 저 하늘을 한 장씩 오려서 우울증을 앓고 계시는 분들께 보내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떠한 주제에 있어 화가 나 흥분하실 때는 귀여운 욕설도 사정없이 내 뱉으셔서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시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시나, 때로는 위에 적어 놓은 문장처럼 섬세하게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는 시인 같은 면모를 자랑하실 때는 정말 위로 받는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이외수 님과 20년 지기라는 정태련 화백님의 그림에 있다. 말이 필요 없는 고요한 그림. 하지만 그 그림에는 흐름이 있고 안정과 평화가 있다. 정말 그야말로 안구가 정화되는 느낌이다. 정태련 화백님이 이 삽화를 그리실 때 에스토니아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인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을 들으시며 모티브를 얻고 영감을 구했다고 하셨다. 조용히 눈을 감고 음악을 듣고 있으니 화백님 말씀처럼 무려 4천 킬로미터에 가까운 해안선을 따라 평화롭게 드라이브를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p207

인생이 깊어지기 위해서는 희망도 필요하고 절망도 필요하다. 단지 포기라는 놈의 유혹만 과감하게 물리칠 수 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가끔 쓰러지면 어떤가.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이지. 그대를 응원한다. 힘을 내라.

 

   이외수 님 글 중 인상 깊었던 또 다른 구절이다. 이렇게 응원해 주시니 힘이 불끈불끈 솟는 느낌이다. 이러한 것이 바로 책을 읽게 되는 이유이다. 나는 마음이 힘들 때, 인덱스 붙여 놓은 이 페이지를 자주 열어 볼 것이다. 그리고 위안을 얻고 응원을 받아 다시 마음을 다독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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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 - 소중한 것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
정철 지음, 어진선 그림 / 허밍버드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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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참신하고 획기적인 책을 한 권 만났다. 무려 262개의 한 글자 말을 추려, 글자 하나에서 생각 하나를 끄집어내고 또 마음 하나를 끄집어내어 엮었다는 카피라이터 정철님의 한글자가 바로 그 책이다. 책을 넘기니 첫 부분에 작가의 재미있는 부탁이 실려 있다.

 

 

부탁입니다. 느려 터져 주십시오.

5초에 읽을 수 있는 글을 5분에 읽어 주십시오.

하루에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씩만 토막 내서 읽어 주십시오.

작가가 활자화하지 않고 행간에 넣어 둔 이야기를 당신이 꺼내서 읽어 주십시오.

 

, 이제 느림보가 되는 겁니다.

 

 

   작가님의 거듭 되는 부탁이고 보니 왠지 이 부탁은 꼭 들어야 될 것 같아서, 이 책은 다 읽으려면 30분도 안되어 뚝딱 읽어 낼 것 같아서 천천히 느리게 조금씩 아껴서 보았다. 그리고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에 많이 할애하고, 작가님이 남겨 놓은 여백에 내 이야기를 넣으려고도 애 써 보았다.

 

 

   페이지의 귀퉁이에 한 글자를 적어 두고 페이지 가운데에 그 글자를 풀어 놓은 형식이다. 삽화도 참 감각 있고 재미있고 참신하다. 책과 아주 잘 어울린다. 한 음절 글자들만으로 책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획기적이고 독창적인가? 그의 이야기 풀어내는 솜씨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때로는 언어유희로 또 때로는 역발상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 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깨달음의 끄덕거림을 선사하는 책.

 

 

 

   마음에 남는 이야기가 많다. 그 중 딸아이에게 전해 주고 싶은 이야기 바로 숫자 ‘2’이다. 2의 생김새에서 사람의 무릎 꿇고 고개 숙인 모습을 유추해내고 겸손을 이야기한다. 늘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사는 1은 괜스레 비교도 당한다. 바닥에 길게 몸을 붙이고 있는 것은 안정됨으로 이어져 늘 다리 하나로 언제 쓰러질지 모르고 서 있는 1이 갖지 못한 좋은 자세라고 칭찬받는 숫자 2. 그리고 그는 쐐기를 박는다.

  

1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한 걸음만 뒤로, 조금만 더 천천히

 

 

 

   1등이 중요한 건 아니야, 최선을 다 했으면 그걸로 됐어. 아이에게 자주 하게 되는 말이다. 이 책을 보고 숫자의 생김새만으로도 이렇게 참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구나! 아이에게 보여주며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아이가 큰다면 더 많은 것을 공유해 볼 수 있으리라.

 

 

   우리는 너무나 바쁘다. 매일 스마트 폰으로 기사를 검색해서 읽을 시간은 있으면서도 책 한 자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한글자는 이런 바쁜 현대인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으면서 더불어 생각 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책이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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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잊지 못할 대한민국 감성여행지 - 테마있는 명소, 천천히 걷는 힐링여행
남민 지음 / 원앤원스타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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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은 여행 하는 것을 좋아한다. 맞벌이 부부이기 때문에 휴일 및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로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곳을 찾기란 참 힘든 실정이지만, 되도록 한적한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다. 대한민국 곳곳에도 얼마나 좋은 여행지가 많은지 집에 쌓여 있는 여행책자만도 여러 권, 인터넷 즐겨찾기에 등록해 놓은 여행가들의 유명 블로그도 이미 여럿 된다. 이번에 우리 가족의 여행 패턴에 맞는 책을 한 권 딱 만나게 되었는데, 책 제목마저 마음에 쏙 드는 테마 있는 명소 천천히 걷는 힐링 여행, 내 인생에 잊지 못할 대한민국 감성 여행지이다.

 

 

   이 책은 전주 한옥마을을 시작으로 광양 매화마을, 순천 순천만, 담양 소쇄원을 거쳐 충주 하늘재, 고창 선운사, 그리고 합천 황매산을 끝으로 하여 마흔 개의 감성 여행지가 소개된다. 매 여행지를 소개하는 가장 앞부분 두 페이지에 걸친 여행지 사진들이 무척 볼 만 한다.

 

 

   책을 쭉 읽어보니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절반이 좀 넘는다. 그 중 책을 통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매력을 느끼게 된 곳은 경북 영주의 무섬 마을이다.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휘감아 도는 시내 위 S자로 놓인 외나무다리를 배우 손예진이 나비처럼 팔랑거리며 건너던 그 CF속의 배경이 바로 이곳이 아닌가? 삼면을 휘감아 도는 내성천을 따라 펼쳐지는 은백색의 백사장과 얕은 산세, 즐비한 고택들과 골목 등 사진으로 보는 이 고즈넉한 풍경들에 그만 홀딱 빠져버렸다. 고택에서 하룻밤 묵으며 도심지에서의 일상을 벗어나 느긋하고 풍요로운 시골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수양대군에게 몰려 17살 단종이 유배 갔다는 영월의 청령포도 가고 싶다. 현재는 공기 좋고 경치 좋아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삼촌에게 내몰려 천연 감옥 과도 다름없었을 청령포 서강. 600년 정도의 수령을 가지고 있다는 사연 있는 관음송도 구경하고 아이들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명소에 따라서는 이렇게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도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어 따로 찾아보지 않고 바로 떠나도 될 정도이다.

 

 

   나는 늘 시간에 쫓기며 사는 편이다. 이는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현대인들이 그러할 것이다. 이런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꼽는다. 하지만 복잡하고 바쁜 도심을 벗어나서 좀 더 여유롭고 한가로운 시간을 가지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숨어있는 보석 같은 대한민국의 여행 명소를 소개 받아 여행 채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당장 떠나지 못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간접 경험으로 인한 욕구 충족이라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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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미술탐험대 생각이 쑥쑥 브레인스토밍 미술
라보 아틀리에 공동체 지음, 이연옥 옮김, 김남시 감수 / 시금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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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초등학교 2학년이 된 큰 아이는 어려서부터 눈만 뜨면 종이에다 그림을 그려대던 아이었다. 스케치북은 반나절이면 앞뒤로 꽉꽉 채워 더 이상 쓸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종이 감당이 되지 않아 그 때부터 A4용지를 박스로 사 날랐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그림 그리기를 정말 즐기던 아이는 초등학생이 된 지금도 틈만 나면 종이에다 무언가를 그리면서 힐링을 하는 아이가 되었다.

 

   그 녀석을 위해 이번에 신청해서 받아 보게 된 내 멋대로 미술 탐험대”! 역시 엄마의 예상대로 딸아이의 사랑을 듬뿍 받는 완전 소중한 책이 되었다. 이 책은 독일에서 그림책에 실리는 그림을 그리는 미술가 열 명의 모임인 라보 아틀리에 공동체의 회원의 그림 및 아이디어로 탄생한 미술 표현 아이디어 북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아이에게 아가야, 너 이것 한 번 그려 봐! 정말 재미있지 않니? 너 같으면 어떻게 표현할 것 같아?” 하고 아이의 옆구리를 익살스러우면서도 다정스럽게 콕콕 찌르며 마구 자극해 주는 것만 같다.

 

 

  내 멋대로 미술 탐험대는 재미있으면서도 상상력을 북돋워 주는 미술가들의 미완성 작업을 아이가 완성하는 방법으로 상상력을 훈련하는 개념의 미술서이다. 찾아보니 이미 내 멋대로 미술놀이’, ‘내 멋대로 스케치북등 내 멋대로 시리즈로 아이들의 표현력과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시리즈가 나와 있는 상태였다. 미완의 작품을 아이가 스스로 완성해 가는 재미도 느끼면서, 이야기를 확장해 나가거나 방향을 수정해 볼 수도 있는 신개념 미술책이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매일 종이나 칠판 또는 창문에 그림을 그려대던 아이가 틈만 나면 내 멋대로 미술 탐험대를 펼쳐 그림을 완성해보고 가족들에게도 보여주는 재미를 한참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순서 상관없이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페이지부터 마음대로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게 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되도록 여러 아이들이 함께 각자의 책에 그려보고 발표하면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해 보는 것도 즐거운 활동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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