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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페페페
짐리원 지음 / 아작 / 2026년 8월
평점 :
멸망하는 지금의 지구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들은 담담하게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간다. 요란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들의 삶은 빛난다. 살고 있기에, 살아가고자 하기에.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쉽다가도 또 어떤 새롭고 기발한 세계가 나울지 기대가 되었다. 이야기들은 전반적으로 신비롭고 잔잔하면서도 현실적이다.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를 다루지만, 인류멸종의 경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대부분 시대적인 배경을 예측하기 힘들었는데 미래 같기도 하고 현재 같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더 이야기 속 세계의 종말이 실감났고 슬펐고 아름답다 느껴졌다. 어느 미래의 모습이라기보다 현재의 숨겨진 세계 같기도 해서 더욱 애달프게 다가왔다.
투명한 이무기가 오래된 아파트를 감싸고 살며, 오리는 플라스틱을 먹고 소화시킨다. 환경변화에 살아남기 위해 잃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예찬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살아간다, 사라져가는 세상 속에서도.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선택의 모습들을 보여주며 나의 의견을 묻는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알아내기를 바란다.
‘SF로서의 상상력을 어떻게 풀어 나가는가.’에 대한 과정이 여느 이야기에서도 보지 못해서 더욱 좋았고, 과격한 도파민이 난무하지 않아서 더 색다르고 아름다운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