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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는 그림 - 찬란한 계절을 사랑하게 만드는 명화 속 여름 이야기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6월
평점 :
예술로서의 ‘그림’은 항상 어렵고 멀게 느껴졌지만, 계속 문외한으로 살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책으로 한데모아 소개 해준다면 항상 읽어보게 된다. 내가 모르는 낯선 세계를 탐험할 땐 가이드가 있으면 좋으니까. 책을 읽어나가며 그림에 대해 배우고 나만의 심미안을 가져 볼 수 있을지 기대한다.
《여름이라는 그림》은 누구나 공감할만한 아름다운 그림을 먼저 보여주며,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길지 않게 작가의 이야기나 그림에 담긴 숨은 사실들을 알려주고, 자연스레 나의 느낌을 묻는다. 가이드는 너무 세세하거나 과하면 듣는 개인의 생각과 판단을 없앤다.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는 거북함이 없이, 적당한 친절함으로 안내해주며 나에게 그림을 감상할 자유를 준다. 아는 그림도 모르는 그림도 여름이라는 주제 속에 다정하게 반짝거린다.
여름이 가기 전에 꼭 읽어볼 책이었다. 하지에 태어났지만 반소매 티를 입는 순간부터 여름이 얼른 끝나길 바랄만큼 여름을 싫어하는 사람인 나에게, 한여름인 지금 현재에 머물러 주변을 살피고 주변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주는 책이었다. 에어컨 아래에서 바라보는 여름의 풍경은 청량하고도 아름다워서 진짜 계절을 착각하곤 한다. 그림으로 표현된 여름의 풍경들을 한데 모아보며, 환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뜨거운 공기가 나를 짓누르는듯한 더위 속에서도 직접 마주할 여름의 순간들을 알아차릴 시선을 갖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