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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잘린, 손 ㅣ 매드앤미러 5
배예람.클레이븐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5월
평점 :
텍스티의 ‘매드앤미러 시리즈’는 책 표지만을 한참 바라보게 된다. 이 제목으로 어떤 두 이야기가 펼쳐질지 그 기대감 풍만한 기분이 너무 좋아서. 이번엔 ‘잘린 손’, 제시어는 ‘바다에서 거대한 손이 올라왔다.’였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이야기를 읽으며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되고 초반에는 연작소설인가 싶을 만큼 상황이 닮아있었지만, 결국 다른 이야기였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엮여 있는 다른 책보다 더 매드앤미러 시리즈가 주는 매력을 크게 느낀 듯하다.
책으로서는 ‘코즈믹 호러’라는 장르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첫 책이 이 책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긴 말 필요 없이 또렷한 작품의 색이 멋졌다. 코즈믹 호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 스스로의 무력함과 무가치함을 기반으로 하는 공포를 다룬다고 한다. 초반에는 책속의 상황들을 이해하려고 했다가, 어디까지가 책속에서 허용된 신비한 일인지, 어느만큼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지 몰라 어려웠다. 책속에서 드러내는 미지의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다는 사실을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 없이,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여보며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현실에는 없는 판타지 소재이지만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였다. 커다란 손이 나타난 괴이한 상황 속에서 한 사람의 성장이 이뤄지는 모습, 괴이쩍은 환경과 밀폐된 공간에서 자신밖에 모르는 인간의 바닥이 드러나는 모습. 하나의 책으로 엮여있어 더 매력적인 두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