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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야식
하라다 히카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평점 :
도서관과 야식이라니. 제목부터 끌리는 소설이다. 표지는 또 어찌나 상큼한지. 기대감을 안고 읽게 되었다. 힐링소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이렇게 모두 다 끌리는 책은 오랜만이다.
소설이나 에세이 등 책에 등장하는 음식을 직원들에게 야식으로 제공하는 도서관 카페. 그 도서관은 밤에만 여는 밤의 도서관이다. 매력적인 소재 앞에서 기대감을 안고 한참 머물다가 읽기 시작했다. 색다른 소재를 마주하고 기대감에 부푼 이 느낌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달까. 책속의 도서관은, 여러 작가들의 사후, 그들의 장서를 정리 후 일반에게 밤 시간에만 공개하는 밤의 도서관이다. 한 작가가 보던 책들은 그 작가의 마음과 생각과 인생을 담고 있기도 하기에, 작가의 작품만큼 중요하다니. 여태 생각해 보지 못한 관점이었다. 내가 작가는 아니지만, 한 사람의 책장이 그 사람을 나타낸다니, 나의 책장은 타인의 시선으로 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책을 타인에게 소개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사서, 서점직원, 헌책방주인. 평소라면 한 자리에 모일 일 없는 사람들이 한데모여 밤의 도서관을 운영한다. 서로의 관점이 다르고 경험도 다르고, 잘해내는 분야도 다르지만 모두 힘을 합해 책을 사랑하는 일을 한다. 그 점이 참 매력적이었다. 나는 그저 책을 읽을 뿐, 책이 만들어지고 판매되고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전까지 어떤 사람들의 손을 거칠지 오래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책을 통해서 책이라는 매체 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사람에 대해서 깊이 생각 해 보게 된 것 같다. 흔하게 감동을 주고받는 힐링소설은 아니고, 막연하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와 같이 읽은 후 무언가 선명해지는 느낌을 받을 것 같은 소설이었다.
도서관 직원들에게는 각자 마음의 상처와 비밀이 있다. 얼핏 억지스러운 설정인가 싶지만, 사실 사람은 누구나 비밀과 상처가 있다. 그 직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책속에서 튀어나온 음식과,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같은 서로의 존재. 그것만으로도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에게 충분히 위로가 된다. 나 또한 내가 가진 아픔과 우울, 어두운 면들이 무조건 해결하고 없애 버려야 할 부정적인 존재가 아니며, 어둡고도 밝은면이 공존하며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이 크게 잘못되지 않았다는 위로를 받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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