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은 상실의 시간입니다. 이루지 못한 꿈을 떠나보내야합니다. 과거의 성공도 놓아주어야 할 때입니다. 결혼생활에서낭만은 사라집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곁을 떠나고 헌신했던 직장에서 밀려나고 우정도 퇴색합니다. 미래는 무섭고 과거는 아득하게 멀어져 시간의 흐름 안에서 길을 잃습니다. 야망은 힘을 잃고 자존감은 무너집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막을 수가없습니다. 상실을 못 받아들이고 과거를 붙들고 억지 부린다면그야말로 최악입니다. 상실에서 비롯되는 자아의 재탄생을 묵도해야 하는 시간이 바로 마흔입니다.
중년이 괴로운 것은 전환과 상실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하기 때문입니다. 전환은 두려움이라는 감정과 짝을 이뤄 찾아옵니다. 상실은 슬픔을 몰고 오죠. 슬픔과 두려움은 중년의 당연한 감정입니다. 중년의 삶이란 슬픔과 두려움을 끌어안고으로, 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자연스러운 전환과 상실의 고통을 거부하면 우울과 불안이 망령처럼 따라붙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공황에 충격받고 공허감을 못 이기고무너져내립니다.
자기가치 확인 이론self-afirmation theory에 따르면 자존감에 위협을 느낄 때 우리가 해낼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완전히 다른영역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학계에서성공할 수 없을 것 같아 걱정된다면 내가 매우 능숙하게 해낼수 있는 것이나 정말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내가 가정적인 남자라는 사실이나 즐겨 얘기하는 정치 등에 관심을 돌리면 그런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자존감에 위협을 느낀 것과 무관한 분야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무척 효과적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책, 도시, 영화, 노래, 취미 같은 걸 생각하고 글로 적어봐도좋습니다.
자아의 가치가 시대와 충돌하여 괴롭다면 내 안의 또 다른자기에 주목하고 그것에 에너지를 쏟아부으세요. 인생의 과업은 내면에서 다수의 자기를 발견하고 그것에 빛을 비추는 일입니다.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고 에너지를 쏟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