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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독한 오후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지독한 오후겠다.
마음이 망가졌을 테니 .. 고등학생 때의 풋풋한 소녀시절 친구와 우정반지를 하고서
너 결혼할 때 나 꼭 불러야해 신신당부 하던 친구마저 지금 연락이 닿지 않는 나를 보고 있자면 내가 문제인건지 원래 다 그렇게 사는건지. 애낳고 산다는건 원래 이런건지.. 더 씁쓸한건 만날 때 마다 한층 더 멀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세대를 보면 초등학교 친구들과도 연락하고 지내던데 말이다.. 하긴..
지금의 서로가 변한 모습들을 보며 , 절친에게 우리도 나이가 들면 서로 변할까 그리고 그게 낯설어 멀어질까 하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자매와 같던 가장 절친이라는 친구도 별다르지 않구나.
리안 모리아티 책을 읽다 보면 몰래 읽는 느낌이 든다. 너무나도 각각의 캐릭터의 입장이 이해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나의 치부를 들킨것 같은 부끄러움도 들고 한편으로는 내 어리석으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을 위로받는 느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친구의 행복과 안정을 마음 깊이 사랑하고 축하해 주기 위해서는 결국 내가 행복해야 한다.
그 행복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름을 인정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바라보아야 하고 그 나만의 행복을 위해 정말 정말 매 순간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
우정. 사랑보다 더 길게 남는 것이지만 사랑이든 우정이든 노력없이 남아있는 것은 없다.
그런데 그 노력이 무엇인지 그저그런 추억으로 남아버리지 않으려면 서로 어떤것을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을 해보게 되는 책이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내 행복을 찾으며 살다보면 그 안으로 들어와 있는게, 꼭 있어야 하는게 우정인거 같다.
어느덧 읽다보니 리안 모리아티의 소설을 야금야금 다 읽게 되었는데
어서 또 새로운 신작이 나왔으면 좋겠다 정말 구석구석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한 능력을 가진 작가이다.
하지만 나의 민낯을 볼 수도 있다는 거. 영화도 어서 보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