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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어떻게 삶을 치유하는가 -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헬스케어 디자인
노태린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4년 6월
평점 :
이 책은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사람들의 삶이 치유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주며 치유공간을 설계하는 것의 의미를 짚어보는 헬스케어 디자인을 소개한다.
저자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표지에 저자의 사진이 안 나와 있었으면 조금 더 좋았을 것 같다. 왜냐면 그냥 홍보책 같다는 기분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 늦게 책을 손에 들었다. 이런. 역시 사람은 편견을 가지면 좁은 것 밖에 볼 수 없다. 책을 읽는 내내 '넛지'의 힘을 많이 느꼈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사람들이 인지하고 설명해 내지 못하는 따스함과 존중을 주고받을 수 있다니.
예쁜 디자인보다 편리한 디자인, 배려 받는 디자인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 치유하는 공간을 만드는 노태린 대표가 궁금해진다.
그녀는 대한민국에 서비스 디자인이나 헬스케어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생소했을 때부터 개념을 소개하고 도입하였고 새롭게 정의 내렸다고 한다. 특히 병원 인테리어 분야에서 주목받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책 속에 소개된 사례 중, 창가 자리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배치하고 직원들도 휴게의 공간으로 삼으면서 근무환경의 질이 높아졌다는 사례가 인상 깊고 가장 배려심이 깊게 느껴진 사례는 여성 암 환자들을 위해 대기석을 앞을 바라보지 않고 옆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환자들이 병원 진료를 기다리는 상상을 해 본다. 다른 병원과 색다른 의자 배치에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이 없겠지만 누구나 느낄 것이다. '아 이곳은 편안하다.' 하고 말이다.
누군가의 병을 직접적으로 치료해 줄 수는 없지만 방향을 바꾸는, 위치를 조절하는, 색을 넣는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상대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누군가 나를 위해 애써주었다는 그 따스함은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하는 일들 중 어떤 것들은 사람이랑 관련이 없는 혼자 하는 일이라 생각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즐기는 내향적 사람들이라도 그 누구도 혼자만의 마음을 안고 살아갈 수는 없다. 함께 사는 곳이 세상이다. 그런 곳에서 아픈 환자가 되어 한없이 외롭다 느껴질 때 디자인으로 상대를 위로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은혜로운 일인지.
따스함을 전해주고 좋은 공간 설계의 힘을 알게 해준 저자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